花 非 花 [ 꽃 같지도 않은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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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 非 花 霧 非 霧 夜 半 來 天 明 去 來 如 春 夢 幾 多 時 去 似 朝 雲 無 覓 處
꽃 같지도 않은 꽃 안개 같지도 않은 안개 한밤중에 와서는 날이 새면 가시는군요 오시면 봄꿈인 듯 시간은 차암 짧기만 하구요 가시면 노을인 양 찾을 길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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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詩(시)는 白居易(백거이)가 쓴 것이다. 백거이의 시는 시에 쓰인 언어가 통속적이어서 대체로 이해하기 쉬운 게 특징이었는 데, 이 시만큼은 詩語(시어)와 의미가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부정어"인 "非(비)"가 두 번이나 연거푸 쓰였는데, "꽃[花]"과 "안개[霧]"를 전제로 삼 았다. 매우 절묘한 비유이긴 하지만, 그 뜻이 자못 몽롱하다. 둘째 구 역시 "꿈" 같으나 그렇지만도 않다. "밤중에 오는 것"이 "봄꿈"이라 한다면 "그 시각"이 매우 "짧은" 환각이어서 이어지는 구 절이 순리적인 것인 듯 여겨지고, 날이 환히 밝은 뒤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침 노을[朝 雲]"이라 한다면 그것은 매우 아름답긴하지만, 도무지 걷잡을 수가 없어서 "찾을 길이 없는 것"도 또한 당연하다고 하겠다. 이렇게 한 편의 시에서 비유에 비유를 거듭 겹치는 수법을 [博喩法(박유법]이라 한다. 그러나 박유법을 쓰는 경우라 할지라도 나머지 다른 시들은 비유하고자 하는 경물, 즉 [比喩原體(비유원체)]를 알 수 있지만, 이 시는 그 "원체"를 알 길이 없다. 또 이 시의 형태가 [3언 구]와 [7언 구]로 되어 있는데, 당시 민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 3 7 구법]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 "詩 非 詩[시 같지도 않은 시]"런가! 왜 이리도 어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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