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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다정함만을 담뿍 담아 노래 부르며 님을 봅니다
아아 님의 눈동자 안에 비쳐 보이는 사람은 이미 늙어 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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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畸 人 감 상 과 評]
님을 향한 마음은 예전 그대로이다. 내 님을 바라보는 정겨운 눈길에 애정마저 담뿍 담고 노래 부르며 님 가까이 다가가 서로의 눈을 지그시 맞추어 본다. 그런데 아~! 님의 눈동자 안에 비친 내 모습은 그만 늙어 버리고 말았구나! 이 노릇을 어쩌나!
唐(당)나라 杜甫(두보)의 시 구절 가운데 이 구절을 발견하고는 하루 종일 가슴앓이를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이런 구절이 杜甫에게 있었던가?" 나, 芝山房이 이렇게 풀이를 해 놓아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情人(정인)에게 쓴 것인 줄 알겠지만, 杜甫의 후배인 "王郞(왕랑)"이 머나먼 변경으로 떠나게 되어 이별을 아쉬워하며 부른 노래 가운데 한 구절이다. "이제는 나도 늙은 탓에 아무 것도 해 줄 수가 없구려~!" 라는, 자신의 서글픈 心中(심중)을 드러낸 것이다.
요즘 제법 나이 든 사람들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라며 [흰소리] 늘어 놓는 사람들을 보면 노는 것도 겨우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쌍쌍이 비싼 등산복 떨쳐 입고 돌아 다니기에 나는 히말라야라도 오르는 줄 알았다. 기껏해야 자기 동네 뒷산이거나 아니면 산자락에 퍼질고 앉아 가짜 도토리묵에 막걸리나 마시는 게 전부인 사람들……!
생명 지닌 것들은 세월이 가면 늙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늙되 정신만은 더욱 생생하여 더더욱 인간다워지려 노력하여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인간이다. "비싼 등산복"이나 "발기 부전" 약을 광주리째 사다 놓고 먹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사람이 늙게 되면 자연히 활동 반경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 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반추하라는 것이다. 늙음은 약이나 발달한 과학 등 그 어떤 것으로든 되돌릴 수 없다. "늙었다"는 것은 [경험 많은 인간]임을 뜻한다. [경험 많은 인간]이란, 자신이 살아 오면서 잘잘못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자라나는 젊은이에게 그 경험을 전수할 책임이 자연으로부터 부여 받게 된다. 우리 못난 인간들은 [자연의 명]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늙어 감"을 온몸으로 거부하지 말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초목은 사람과 달리 나이 들수록 "恭遜樹[공손수 : 은행나무]"처럼 더욱 아름다워지거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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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歌行贈王郞司直
靑眼高歌望吾子(청안고가망오자)
眼中之人吾老矣(안중지인오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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