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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許筠 - 陋室銘

by 권석낙 2024. 4. 18.

陋室銘 - 許筠(1568-1618)

 

房闊十笏 南開二戶 午日來烘 旣明且煦

家雖立壁 書則四部 餘一犢鼻 唯文君伍

酌茶半甌 燒香一炷 偃仰棲遲 乾坤今古

人謂陋室 陋不可處 我則視之 淸都玉府

心安身便 孰謂之陋 吾所陋者 身名竝朽

廬也編蓬 潛亦環堵 君子居之 何陋之有

 

넓어야 십홀(十笏) 방에 문짝 두 개 열렸구나.

한낮 해가 와서 쬐자 환하고도 따뜻하다.

벽만 세운 집이지만 사부서(四部書)를 갖추었네.

쇠코잠벵이 한 사람만 탁문군(卓文君)의 짝이로세.

차를 반쯤 따라 놓고 향 한 심지 살라보네.

눕고 엎드려 느릿느릿 건곤과 고금일세.

남들이야 누추해서 살 수 없다 말하지만,

내가 이를 볼진대는 청도(淸都)와 옥부(玉府)로다.

맘 편하고 몸 편하니 누추하다 뉘 말할까.

내게 진정 누추한건 죽은 뒤에 이름 썩음.

집이래야 쑥대 엮고 도연명은 담만 둘렀지.

군자가 산다하면 누추함 어이 있으리.

 

누추한 거처에 써서 건 글이다.

그 가운데 두 구절

“작다반구(酌茶半甌), 소향일주(燒香一炷)”에 눈이 멎는다.

차를 반 잔 따라놓고서 향 한 심지를 붙인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다반향초(茶半香初)’다.

코딱지만한 방에 여러 책을 갖춰 두니 운신할 공간조차 없다.

그래도 차 한 잔에 향을 사르자,

맘 편하고 몸도 편하다.

내가 누추하게 여기는 것은 물질의 궁핍이 아니다.

정말로 누추한 것은 몸이 죽자 이름도 따라서 썩고 마는 것.

사람들아!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등 따습고 배 부른 것이 다가 아니다

 

陋室銘 - 許筠

 

房闊十笏 南開二戶 午日來烘 旣明且煦 家雖立壁 書則四部 餘一犢鼻 唯文君伍

酌茶半甌 燒香一炷 偃仰棲遲 乾坤今古 人謂陋室 陋不可處 我則視之 淸都玉府

心安身便 孰謂之陋 吾所陋者 身名竝朽 廬也編蓬 潛亦環堵 君子居之 何陋之有

 

방의 넓이는 10홀, 남으로 외짝문 두 개 열렸다. 초가삼간. 누옥의 구체적 묘사

한낮의 해 쬐어, 밝고도 따사로워라. 자연 환경의 쾌적함

집은 겨우 벽만 세웠지만, 온갖 책 갖추었다. 家徒四壁(가도사벽) 물질(가난)↔정신(선비의 자긍심)

쇠코잠방이로 넉넉하니, 탁문군(卓文君)의 짝일세. 적빈(赤貧) 속의 여유

차 반 사발 따르고, 향 한 대 피운다. 기품과 여유있는 생활

한가롭게 숨어살며, 천지와 고금을 살핀다. 세속을 잊고 사물의 이치를 궁구함

사람들은 누추한 방이라 말하면서, 누추하여 거처할 수 없다 하네. 외부의 시선(평가)

내가 보기엔, 신선이 사는 곳이라, 마음 안온하고 몸 편안하니, 화자의 인식(반론)

누추하다 뉘 말하는가. 외부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의지

내가 누추하게 여기는 건, 몸과 명예가 모두 썩는 것. 입신양명 추구의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

집이야 쑥대로 엮은 거지만, 도연명도 좁은 방에서 살았지. 선인(先人)을 통한 교훈

군자가 산다면, 누추한 게 무슨 대수랴. 대범하고 호탕한 삶의 자세 표현

-허균(1569~1618)의 ‘누추한 내 방’(陋室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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