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 園 田 居 [陶 淵 明]
陶淵明(도연명)의 이 詩(시)는 글씨 공부하는 이들이 여러 공모전에 무척 많이 소재 로 선택하는 것 중 하나이다. 그러나 학자들마다 譯註(역주)가 다르고 漢文(한문)을 따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러한 풀이와 주석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도 모른 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답답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름의 견해를 덧붙여 올린다. 江湖(강호) 大家(대가)들의 따뜻한 가르침을 기대해 본다.
[芝 山 房 主 人 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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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句 | 張 基 槿 <譯 註> | 崔 仁 旭 <譯註> | |||||||||
性 本 愛 丘 山 | 少 無 適 俗 韻 | ☞ 어려서부터 세속에 어울리지 못 하고, 성품이 본시 산을 사랑했 거늘.
※ 俗韻 : 세속적인 기풍이나 분위 기. 즉 俗風(속풍).
| ☞ 젊어서부터 세속 풍습이 마음에 맞지 않고, 天性(천성)이 본디 丘 山(구산)의 자연을 사랑하였거 니.
※ 俗韻 : 세속의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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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보 충 | ☞ 어려서부터 世俗(세속)에 맞추는 운치가 없고, 天性(천성)이 본래 산 언덕을 좋아하노라.
위 두 분의 풀이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러나 "歸園田居"를 최인욱 선생은 "歸田園居"로 제목을 달았는데, "園 田"이 맞다. 이 시에 "守拙歸園田"이라는 구절이 출현한다. 또 장기근 선생은 "愛丘山"에서 "丘"자를 "邱"자로 기술해 놓았다. 물론 거의 같은 의미를 지닌 글자이긴 하다. 그렇지만 원전대로 기술하는 것 이 옳다. ※ 俗韻 : 고상하지 않은 곡조. 俗(속)된 音韻(음운). 여기에서 "韻"자가 다른 본에는 "願(원)"자로 되어 있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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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去 三 十 年 | 誤 落 塵 網 中 | ☞ 잘못하여 먼지 속 그물에 빠져들 어 어느덧 벼슬살이 13년을 겪었 노라.
※ 塵網中 : 티끌 세상의 그물 속. 즉 추악하게 엉키고 구속 많은 벼 슬살이란 뜻. ※ 一去 : 훌쩍 지나가다. | ☞ 그릇 塵網(진망) 가운데로 떨어 져서 후딱 30년이 지났구나.
※ 塵網 : 汚物(오물). 더러운 그물. ※ 一去 : 한 차례 지나가다의 뜻. 한 일이 시작되면서부터 쭉 계속 해 온 그 동안의 지난 時間(시간) 을 말함. | ||||||||
芝 山 房 보 충 | ☞ 잘못하여 티끌 그물 속에 얽혀 들어서 어느새 30년이 지나가 버렸네.
위 두 분의 풀이로만 보면 최인욱 선생의 풀이가 윗길이다. 아마도 文人 (문인)이기 때문이리라. ※ "一去三十年"이 異本(이본)에는 "一去十三年" 또는 "一去三十一"로 되 어 있는데, 무려 17 ~ 18년이라는 시간 차가 생긴다. 장기근 선생은 아 마도 異本을 참고한 듯하다. "13"년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도연명이 벼 슬살이[祭酒]를 시작한 때가 太元 18년(29세)으로 보고 彭澤(팽택)의 영을 그만둔 때가 義熙(의희) 원년(41세)이기 때문에 "13년" 동안 벼슬 살이한 것을 가지고 주장한다. 이것으로 보면 매우 타당성이 있으나, 원전에 "30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좀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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池 魚 思 故 淵 | 羈 鳥 戀 舊 林 | ☞ 떠돌이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 고, 연못의 물고기는 옛 물을 생 각하되. ※ 羈鳥 : 나그네로 떠도는 새. 새장 속에 얽매여 있는 새. ※ 池魚 : 연못 속에 갇힌 물고기. | ☞ 羈鳥(기조)는 옛 수풀을 그리워 하고, 池魚(지어)는 놀던 못을 생 각하니. ※ 羈鳥 : 멀리 떠돌아다니는 새. 旅 鳥(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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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보 충 | ☞ 나그네(외로운) 새는 옛 수풀을 그리워하고, 못의 물고기는 본래 제 살던 물을 생각한다.
위 두 분은 "~되"와 "~니"로 "연결 어미"를 사용하여 다음 구절에 이어지 는 것으로 풀이하였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굳이 연결해야 한다는 구속 은 없는 구절이다. ※ 羈鳥 : "羈"자는 "구금하다, 견제하다, 얽매이다, 객지살이, 외롭다" 등 의 뜻을 지닌 글자이다. ※ 戀舊林 : "戀[사모]"자가 "眷[돌아봄]"자로 기술된 異本(이본)도 있다. ※ 池魚 : 못에 대나무로 울타리를 두르고 고기를 기르는 곳. 즉, 養魚場 (양어장). 潘岳의 秋興賦에 "池魚籠鳥[지어농조 : 못의 물고기와 새 장 속의 새. 곧 속박을 받아 자유롭지 못함의 비유]"라는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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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 拙 歸 園 田 | 開 荒 南 野 際 | ☞ 나도 황폐한 남쪽 들을 개간하고 저 전원에 돌아가 자연에 묻혀 살리라.
※ 際 : 먼 언저리. ※ 守拙 : 어리석음을 지킨다. "大巧 若拙(대교약졸)"
| ☞ 南方(남방)의 들 한 끝을 일구 며, 내 本性(본성)을 지키어 살려 고 園田(원전)으로 돌아왔노라.
※ 際 : 끝. 邊方(변방). "涯(애)"와 같은 뜻. ※ 守拙 : 本性(본성)의 소박함을 지 켜나감. | ||||||||
芝 山 房 보 충 | ☞ 남녘 들가의 황무지를 개간하며 생긴 대로 살기 위해 園田(원전)으로 돌아왔다네.
※ 際 : 異本(이본)에는 "畝[이랑]"로 기술된 것도 있다. ※ 守拙 : 우직함을 굳게 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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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 屋 八 九 間 | 方 宅 十 餘 畝 | ☞ 반듯하니 3백여 평 垈地(대지) 에 조촐한 8 ~ 9칸의 초가집.
※ 方宅 : 네모진 택지. ※ 畝 : 약 30평.
| ☞ 方宅(방택)이 여남은 이랑에 草 屋(초옥)은 8 (칸이라.
※ 方宅 : 네모로 된 宅地(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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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보 충 | ☞ 네모난 택지 십여 이랑, 초가집은 8 ~ 9칸.
※ 畝 : 異本(이본)에는 이 글자가 "際(제)"로 기술되어 있다. 1畝는 6척 사방을 1步(보), 100步를 1畝라 했는데, 秦(진)나라 이후로 는 240步를 1畝라 한다. 약 30평 정도의 넓이. ※ 屋 : 異本(이본)에는 "舍(사)"로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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桃 李 羅 堂 前 | 楡 柳 蔭 後 簷 | ☞ 뒤뜰의 느릅과 버들은 그늘지어 처마를 시원히 덮고, 앞뜰의 복 숭아, 오얏꽃들 집 앞에 줄지어 피었노라.
| ☞ 느릅나무, 버드나무는 뒤편 처마 를 덮었고, 복숭아며 오얏은 堂 (당) 앞에 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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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보 충 | ☞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는 뒤뜰에 그늘 지우고,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 는 대청 앞에 늘어서 있네.
위 두 분의 플이 가운데 최인욱 선생의 플이가 더 와 닿는다. ※ 楡柳 : 異本(이본)에는 "餘竹(여죽)"으로 기술되어 있다. ※ 簷 : 異本(이본)에는 "園(원)"으로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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依 〃 墟 里 煙 | 曖 〃 遠 人 村 | ☞ 저 멀리 아득한 마을 어둑어둑 깊어질새, 허전한 인가의 연기 길게 피어 오르네.
※ 曖〃 : 아득하다. 흐리다. 어둡다. ※ 依〃 : 부드럽고 길게 늘어지다. 헤어지기 섭섭하여 연연해하는 품. | ☞ 人家(인가)는 아슴프레 멀고, 마 을 연기는 솔솔 바람을 따라 피 어 오른다.
※ 曖〃 : 아습프레하다. 확연히 드 러나지 않은 모양. ※ "依稀(의희)"와 동일함.힘차지 않 게 솔솔 솟아오르는 모양. | ||||||||
芝 山 房 보 충 | ☞ 가물가물 먼 마을, 부드러운 시골 마을의 연기.
※ 曖〃 : ① 어두컴컴한 모양. 曖然(애연). ② 어슴푸레한 모양. ③ 우거 진 모양. ※ 依〃 : ① 부드럽게 한들거리는 모양. 또는 무성한 모양. ② 헤어지기 섭섭한 모양. 안타깝게 사모하는 모양. ③ 새가 우는 소리를 형용한 말. ④ 희미한 모양. ※ 墟里 : 村落(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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鷄 鳴 桑 樹 顚 | 狗 吠 深 巷 中 | ☞ 골목 깊은 안에 개 짖는 소리 들 리고, 뽕나무 가지에는 닭이 운 다.
| ☞ 동네 안에서는 개 짖는 소리, 뽕 나무 위에서는 닭 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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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보 충 | ☞ 개는 깊숙한 골목 안에서 컹컹 짖어대고, 닭은 뽕나무 꼭대기에서 꼬 끼요 목청 높인다.
위 두 분의 풀이는 아무래도 문학을 業(업)으로 삼은 최인욱 선생이 좀 더 높은 점수를 얻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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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 室 有 餘 閑 | 戶 庭 無 塵 雜 | ☞ 뜰 안에는 잡스런 먼지 없고, 텅 빈 방은 한가롭기만 하다.
※ 塵雜 : 더럽고 잡스러운 것.
| ☞ 집안엔 시끄러운 일 없고, 텅 빈 방 안엔 한가함만 있을 뿐이다.
※ 塵雜 : 더럽고 귀찮은 것들. 俗事 (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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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보 충 | ☞ 뜰에는 허섭쓰레기 없고, 빈 방에는 남아도는 이 한가로움.
※ 塵雜 : 이 세상의 번거롭고 자질구레한 일. 여기서는 "俗事[속된 세상의 자질구레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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復 得 返 自 然 | 久 在 樊 籠 裏 | ☞ 너무나 오래 새장 속에 갇히었다 가 이제야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 왔노라.
| ☞ 오래 鳥籠(조롱) 속에 있다가 다 시 自然(자연)스러운 데로 돌아 왔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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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보 충 | ☞ 오랜 동안 새장 속에 갇혀 있다가 다시 自然(자연)으로 돌아왔구나.
[감 상] 자신이 몸 담은 이 세상과 그야말로 "相剋(상극)"이었던 陶淵明(도연명) 의 위인됨은 다음 글로 충분히 대변되리라!
始自總髮, 至於知命, 行不苟合, 言無夸矜, 未嘗有喜慍之 容, 好酣飮, 逾多不亂. 至於任懷得意, 融然遠寄, 傍若無人.
어렸을 적부터 50에 이르기까지 행동에 구차스럽게 어울리는 일이 없었 고, 말에 잘난 체하는 티도 없었으며, 기뻐하고 성내고 하는 얼굴을 지 은 일이 없었다. 술 마시기를 즐겨하였으나, 아무리 많이 마셔도 결코 난잡해지지 않았 다. 마음 속에 거리낌이 없고, 得意(득의)할 때에는 기꺼이 深遠(심원) 한 데에 뜻을 부쳐 곁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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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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