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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艸隷奇字之法

by 권석낙 2019. 9. 21.

秋史(추사)가 "題石坡蘭卷(제석파난권)"에 이렇게 말했다.

"蘭(난) 치는 게 가장 어렵노라[寫蘭最難]!"

고……!

사실 이 말이 맞는 말이다.

이 芝山房이 어렸을 때만 해도 스승께서 반드시 글씨부터 가르치셨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년 이상은 줄곧 글씨만 익히게 하셨던 것이다. 섣불리 누가 사군자 흉내라도 낼라치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요즘은 글씨도 채 익히기 전에 대를 치고 국화를 그려 대며 매화 꽃송이를 주저리주저리 달고는 한다.

안 될 말이다.

예전에는 천신만고 끝에 난을 배우게 되면 左右(좌우) 난잎 한 줄기를 가지고 무려 3년 이상을 씨름해야만 했다.

요즘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실로 황당무계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배워야만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요즘이야 이렇게 가르치려 드는 스승도 없을 테고 이렇게 힘들게 배우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전시장에 가 보면 난이라고 쳐 걸어 놓은 것들이 하나같이 제멋대로인 것을 보면 시절을 탓할 수밖에 없다.



제비는 쌍쌍이 날아 풀을 스쳐 지나가면

들판의 난초는 山河(산하)에 흐드러지게 피었구나

芝山(지산)의 墨客(묵객)이 버들 섬[柳洲]으로 가는데

薰風(훈풍)이야 내 얼굴에 불어 대거나 말거나

 

 



  艸書(초서)와 隸書(예서)의 寄異(기이)한 文字(문자) 쓰는 法(법)으로 그렸으

  니, 세상 사람들이 어찌 알며 어찌 이를 좋아하겠는가!

 

芝山(지산)이 題(제)하다

 

 

 



芝蘭(지란)을 심어도 무성하지 않고

가시덤불 잘라 내어 제거할 수도 없구나

이 둘을 어쩔 도리 없어서

서성이다가 해 다 저물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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