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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玉壺氷心

by 권석낙 2019. 10. 24.

 

 

 



 

바위에 뿌리 내리고

깊은 산에 자라니

꽃이  玉香(옥향)이 된 지

이미 오래로구나

方外畸人(방외기인)은

버릇이 아주 심해

짙은 먹, 붓을 적셔

힘차게 휘두른다



   


 



 



 



 



藥(약) 캐어 돌아오는 대숲 길은 서늘도 하여라

온 몸 적신 풀잎 이슬, 옷에는 향기로 가득하구나



    








 



 

나 스스로 "方外人(방외인)"으로 自處(자처)하면서 그 동안 세상 돌아가는 일에 분노하여 걸맞지 않고 돼먹지도 않은 글을 써서 올리기도 했으니, 이는 "方外人"이라 自號(자호)한 것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 아닌가! 

이 "方外"라는 말은 <周易(주역)> 坤卦(곤괘) 文言(문언) 六二(육이)에,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내면을 곧게 하고, 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외면을 방정하게 한다.[敬以直內 義以方外],"라는 말이 나온다.


  愈無意世事, 結數椽茅廬, 因自號方外人。

  大書敬以直內義以方外八字, 揭之壁上, 朝夕觀省。

  潛心經籍又筆墨, 樂以忘憂, 足不出戶庭之外。

  세상 일에 더욱 뜻이 없어 초려 몇 칸을 짓고 인하여 方外人(방외

  인)이라고 자호(自號)하였다.

  "敬以直內義以方外(경이직내 의이방외)" 이 여덟 글자를 크게 써서

  벽 위에 걸어 두고 아침 저녁으로 보고 반성하였으며, 經書(경서)

  와 筆墨(필묵)에 潛心(잠심)함에 즐거워 근심을 잊고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堂號記(당호기)]를 스스로 지어 일컫기를,


  술을 즐기지만 난잡하지 않고,

  書畵(서화)를 좋아하지만, 팔지는 않는다.

  오랜 벗님 오시면 혹 술을 마시거나,

  詩, 書, 畵를 이야기하지만,

  벗님 가신 후이면 經典(경전)의 가르침을 읽거나

  벼루를 끌어당겨 먹을 시험하면서

  일찍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마음 품은 적이 없다

  方外畸人은 이러하다

  愛酒不亂, 弄書畵不賣。

  舊朋至則或飮且論詩書畵, 去則讀經敎又引硯試墨。

  未嘗以世事爲懷, 方外畸人如是。



라 하였다.

그러나 이놈의 세상 돌아가는 일이 전혀 도외시만은 할 수 없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로구나, 딱한 노릇이로구나!


[方外畸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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