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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墨書祕訣二十有八

by 권석낙 2019. 10. 24.

墨書祕訣二十有八



 

 

 

    그 書藝(서예)를 論(논)한 것이 三昧(삼매)의 경지에까지 올라갔으니,

    가히 孫虔禮[손건례 : 孫過庭(손과정)]와 앞뒤를 다툴 만하도다.

 

 

 붓 잡는 것은 손가락의 작용이다.

 또 이것을 運用(운용)하는 것은 팔의 작용인데, 이는 붓을 일으켜 평평하게 나아가는

 가로획에 달려 있는 것이다.

 글자가 체세를 확립하는 것은 세로획에 달려 있다.

 기미가 펼치는 것은 왼삐침과 오른삐침에 있다.

 획의 힘줄이 이어지는 것은 필획이 꺾여지고 나뉘어지는 곳에서 나타난다.

 맥락이 끊기지 않는 것은 牽絲[견사 : 획과 필획, 혹은 글자와 글자 사이에 필세가 이

 어지면서 형성되는 실처럼 가느다란 획]에 있다.

 글자의 골력과 살집을 조화 있게 하는 것은 포만함에 달려 있는 것이다.

 흥취의 드러남은 갈고리와 점에 존재한다.

 빛이 환하게 통하도록 하는 것은 필획과 글자 사이의 공간에 달려 있다.

 행간의 조밀함은 필획이 자연스럽게 흐르면서 하나로 꿰뚫을 때 나타나게 된다.

 글자 형태의 뒤섞임은 권도와 정도에 달려 있다.

 

 

 가로획은 붓을 올리면서 건너그을 때 생기는 것이고, 세로획은 붓을 구부리면서 내리

 그을 때 생기는 것이다.

 왼삐침은 붓을 무겁게 하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고, 오른삐침은 붓을 가볍게 하는 것에

 서 생긴다.

 모로 꺾는 것은 붓을 머무르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고, 획을 둘러싼 듯한 모양은 붓을

 둥글게 하는 것에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점획은 붓을 꺾는 데에서 나오게 되고, 갈고리는 붓을 날카롭게 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

 이다.

 한 번 부르는 것은 "필봉을 드러나게 하는[露鋒]" 데에서 생기는 것이고, 한 번 응답하

 는 것은 "필봉을 감추는 것[藏鋒 또는 隱鋒]"에서 생기는 것이다.

 간격은 붓을 너그럽게 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짜임새는 붓을 긴밀하게 하는 것

 에서 생기게 된다.

 

 

 여러 획을 둥글게 꺾음으로써 모가 나게 꺾이게 하고, 하나의 획을 스스로 둥글게 꺾

 을 때에는 둥글게 하는 것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함께 둥글게 꺾음에 있어서 만약 이것을 모로 꺾는 획으로 잘못 사용하게 되면 병통

 이 되고, 이를 잘 분별하여 행하게 되면 반드시 법도에 딱 맞아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가로획에서 필봉을 머무를 때, 어떤 경우에는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세로획에서 필봉을 머무를 때 혹은 오므리기도 하고, 때로는 뾰족하게 세우기도 한다.

 왼삐침에서 필봉을 내보낼 때 끝을 끌기도 하고, 때로는 돌돌 말기도 한다.

 오른삐침인 "파임"에서 필봉을 내보낼 때 돌리기도 하고, 때로는 내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붓을 일으킬 때 "藏鋒(장봉)"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알아도 붓을

 거둘 때 필봉을 드러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갓은 모른다.

 이러한 것은 "八分書(팔분서)""章草(장초)"에 깊은 조예가 있어야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書法(서법)이란 용필이 형세에 맞아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손과 팔의 힘이 강하고 약

 한 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크고 넓은 공간은 손으로 고르게 펼 수 있는 것이고, 뒤섞인 공간은 눈으로 고르게 펼

 수가 있다.

 

 

 획은 마치 칼로 싹둑 자르듯이 깨끗해야만 하고, 공간은 마치 玉(옥)으로 빚은 자로

 단하듯이 고르게 되어야[均等] 하는 것이다.

 

 

 매우 정교한 아름다움은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에서 나오고, 교묘함은 공간의 처리에

 달려 있다.

 글자 형태의 변화는 이것으로부터 나뉘게 되는 것이니, "鍾繇(종요)"와 王羲之(왕희

 지)"의 楷書(해서) 필법을 보면 형세가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楷書(해서)와 行書(행서)의 크기, 또는 서로 헤어졌다 합쳐지고 혹은 바르기도 기울기

 도 하는 장법 변화는 용필의 方圓(방원)과 결구의 虛實(허실) 또는 疏密(소밀)로 나타

 난다.

 따라서 전체 모양은 모가 나면서도 필세는 둥글어야 하고, 행간의 사이는 곧으면서도

 글자들은 서로 호응을 이루어야만 매우 잘 된 구성이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획이 힘이 강한 것은 알아도 "실처럼 가는 획[牽絲(견사)]"이 더욱

 더 견고하고 날카로운 필봉의 힘을 드러낸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먹[墨]을 갈 때 너무 진하게 되어서 맑은 물을 보태어 쓰면 붓이 활발해진다.

 붓을 먹물에 푹 적셔 쓰면 글씨는 더욱 윤택해지고 붓털을 말아서 쓰면 탁해지는 것이

 다. 필획은 둥글게 하고 공간은 모가 나게 해야 하며 간격과 구성은 너그럽게 하면서

 牽絲(견사)는 긴밀하게 해야만 한다.

 

 

 예와 지금의 書家(서가)들은 한결같이 둥글면서도 빼어난 글씨를 썼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은 오로지 "中鋒(중봉)"으로 해야만 그 획이 굳세고 곧으며 윤택을

 지니게 된다.

 그런 다음에야 둥글게 되며 둥글게 되어야먄 또한 빼어난 글씨를 아울러 쓸 수 있는 것

 이다.

 

 

 굳세고 빼어나면서도 솜처럼 부드럽고 둥글고 가지런하면서도 빛이 나기가 어렵고도

 어려운 노릇이다.

 

 

 붓을 순하게 나아가게 하려면 반드시 거슬림이 있어야 하고, 붓을 떨어뜨리려면 반드

 시 일으킴이 있어야 한다.

 붓을 둥글게 꺾고자 하면 반드시 모나게 꺾음이 따라야 하고, 붓을 끌고자 하면 반드

 시 머무름이 있어야 한다.

 붓을 펴고자 하면 반드시 굽힘이 있어야 하고, 붓을 뽑고자 하면 반드시 붙잡음이 있어

 야만 한다.

 붓을 나아가게 하려면 반드시 정지됨이 있어야 한다.

 글씨 또한 이렇게 서로가 상반된 가운데 그 오묘한 이치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팔을 뉘고 붓대를 기울인다면 "中鋒(중봉)"을 이루는 데 장애가 따른다.

 생각을 멈추고 기미를 정지시키는 것에서 글자는 주판알처럼 따르게 마련이다.

 

 

 활발하고 어리숙하지 않은 글씨는 활달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통하

 면서도 막히지 않은 글씨는 원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기미가 서로 살아나야만이 이러한 변화가 저절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글자가 좋게 되려면 획들이 書法(서법)에 맞아야 하며, 전체의 글씨가 형세를 얻

 으려면 모든 行(행)의 기운이 곧아야만 한다.

 

 

 붓을 둥글게 꺾으면서도 원만하고 굳세며 모로 꺾음이 빼어나게 아름답고, 간격이 고

 르고 활달하면서도 교묘함이 나와야만 비로소 "書家(서가)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名家(명가)들의 글씨에는 필획마다 호응 없이 함부로 글자가 이루어지는 것이 없으며,

 書家(서가)들은 글자마다 변화 없이 마구 쌓아 行(행)을 이루는 법이 결코 없다.

 

 

 먹의 검은 획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을 "分(분)"이라 하고, 먹의 형태가 없는 깨끗하고

 텅 비어 있는 공간을 "布(포)"라 한다.

 이런 개념도 모르는 자들이 스스로 書家(서가)라 일컫는 것들을 보면 흘겨 보게 된다.

 

 

 가로획을 평평하게 할 수 없고, 세로획을 곧게 할 수도 없으며, 팔을 펼 수도, 눈을 주시

 할 수도 없으면 구성 역시 공교롭게 되지 않는다.

 구성이 공교롭지 않으면 書法(서법) 또한 두루 갖출 수 없다.

 書法(서법)이 어그러지게 되면 더 이상 書(서)를 이야기할 수 없다.

 

 

 붓을 일으키는 것이 부르는 것이 되고, 붓을 일으킨 획을 이어받는 것이 응대함이 되

 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부르는 것이 급하고 응대함이 더딜 때가 있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응대함이 매우 빠를 때도 있다.

 

 

 옆으로 긋는 왼삐침은 깎아지른 듯이 하는 게 많고, 내리긋는 왼삐침은 살찌게 하는 것

 이 많다.

 그리고 누워 있는 오른삐침은 머물게 하는 것이 많고, 서 있는 오른삐침은 펼치게 하

 는 것이 많다.

 

 

 "骨(골)"은 근육을 지탱하여 똑바로 서는 것이며, 근육은 骨(골)을 의지하여 감겨져 있

 다. 骨(골)에는 길고 짧음이 있고, 근육에는 살찌고 가느다란 것이 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뗄 수 없는 것이지만, 작용으로 인하여 나뉘게 되는 것이다.

 "綿軟[면연 : 솜 속에 쇠를 감추고 있는 것]"의 두 글자를 졸렬하다 하지 말라!

 만약에 붓을 당김에 있어 제1품인 토끼털이 아니면 솜처럼 부드러운 것을 결코 이룰 수

 가 없는 것이다.

 

 

 힘이 많은 글씨를 알고자 한다면 이미 써 놓은 필적에서 운필한 중간 부분을 모아 보도

 록 하라.

 무엇을 일러 근육[筋]이 풍부하다고 하는가?

 이는 필획이 연결되는 곳을 살펴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다.

 

 

 筋(근)과 骨(골)은 붓의 기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붓의 좋고 나쁨에 따라 筋骨

 (근골) 또한 이에 영향을 받게 된다.

 血(혈)과 肉(육)은 먹[墨]의 좋고 나쁨에 따라 血(혈)과 肉(육) 또한 이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글씨를 쓸 때 느끈히 "中鋒(중봉)"을 운용할 수 있으면 비록 능숙하게 쓸 수 없는 붓으

 로 쓸망정 얼마든지 둥근 획을 쓸 수가 있다. 

 만약 中鋒(중봉)을 할 수 없다면 아무리 좋은 붓이라 하더라도 졸렬함을 면할 수 없다.

 글씨의 우열은 바로 이러한 것에서 생생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肉(육)은 붓털에 의존하여 살찌게 되고, 筋(근)은 먹물[墨]에 의해 윤택함이 나타나게

 된다.

 살이 찌면 아름답게 되고, 윤택하면 자태가 다양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으로 글씨 잘 쓰는 祕訣(비결) 28 조목을 나름대로 서술하였습니다.

문장이 어쩌면 이해가 되지 않을 부분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항목을 아래 덧글에 지목해 주시면 답글로 보충 설명을 해 드릴 것입니다.

 

[芝 山 外 史 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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