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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감상101

女僧 -白石 女僧 - 白石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절의 마당귀에 여인이 머리 오리가 눈물 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합장(合掌) : 부처에게 배려할 때 두 손바닥을 마주 .. 2023. 12. 16.
지란지교를 꿈꾸며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 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 2023. 11. 14.
자네 집에 술 익거든 자네 집에 술 익거든 【시조】- 김육(金堉)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소.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해옴세. 백년덧 시름 잊을 일을 의논코자 하노라. 【어구 풀이】 : 부르시오, : 피거든. : 청하겠네. : 백 년 동안. 백 년쯤. ‘덧’은 사이. 【현대어 풀이】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나를 부르시게. 내 집의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겠네. 한평생 시름 잊을 일을 의논하고자 하노라. 【개관】 ▶지은이 : 김육(金堉) ▶갈래 : 평시조, 서정시 ▶성격 : 전원한정가(田園閑情歌) ▶제재 : 술 ▶주제 : 향촌생활의 아름다움과 이웃과의 정회(情懷) 【감상】 이웃끼리 평화롭게 살아가던 선인(先人)들의 생활 풍속에 잘 그려진 작품이다. 술이 익으면 서로 나누어 먹고, 꽃이 피면 서로 꽃놀.. 2023.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