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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前赤壁賦 蘇東坡 2

by 권석낙 2023. 3. 13.

前赤壁賦 - 蘇軾

 

壬戌之秋七月旣望(임술지추칠월기망)에 : 임술년 가을 칠원 열 엿새 날

蘇子與客(소자여객)으로 : 나 소식은 객과 함께

泛舟遊於赤壁之下(범주유어적벽지하)하니 : 적벽의 아래에 배를 띄우니

淸風徐來(청풍서래)하고 : 맑은 바람은 서서리 불어오고

水波不興(수파불흥)이라 : 물결은 일지 않았다

擧酒屬客(거주속객)하고 : 술잔을 들어 객에게 권하며

誦明月之詩(송명월지시)하며 : 시경 명월편을 읊고

歌窈窕之章(가요조지장)이라 : 시경 요조의 장을 노래한다.

 

少焉(소언)에 : 얼마 뒤에

月出於東山之上(월출어동산지상)하여 : 달이 동산의 위로 떠올라

徘徊於斗牛之間(배회어두우지간)하니 : 두우지간을 배회하였는데

白露橫江(백로횡강)하고 : 흰 이슬은 강물 위에 비껴 내리고

水光接天(수광접천)이라 : 물빛은 하늘에 닿아있었다

縱一葦之所如(종일위지소여)하여 : 한 조각 작은 배를 가는 대로 내 맡겨

凌萬頃之茫然(릉만경지망연)하니 : 망망한 만경창파를 건너가니

浩浩乎如憑虛御風而不知其所止(호호호여빙허어풍이불지기소지)하고 :

넓고도 넓은 것이여, 허공을 타고 바람을 모는 것 같아 그 머물 곳을 알지 못하고

飄飄乎如遺世獨立(표표호여유세독립)하여 : 가벼이 떠오름이여, 세상에 버려져 홀로 서 있어

羽化而登仙(우화이등선)이라 :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었구나.

 

於是(어시)에 : 이에

飮酒樂甚(음주락심)하여 : 술 마시고 매우 즐거워하며

扣舷而歌之(구현이가지)라 :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하였다

歌曰桂棹兮蘭槳(가왈계도혜난장)으로 : 노래하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擊空明兮泝流光(격공명혜소류광)이로다 : 훤히 빈 밝은 달그림자를 치며 달빛 어린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노라

渺渺兮余懷(묘묘혜여회)여 : 넓고도 아득하도다, 내 마음이여

望美人兮天一方(망미인혜천일방)이로다 : 하늘 저 한 곳에 있는 미인을 바라 보노라

客有吹洞簫者(객유취동소자)하여 : 객 중에 퉁소 부는 자 있었는데

倚歌而和之(의가이화지)하니 : 노래에 맞춰 반주하니

其聲鳴鳴然(기성명명연)하여 : 그 소리 울려퍼진다

如怨如慕(여원여모)하고 :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하고

如泣如訴(여읍여소)하며 : 흐느끼는 듯, 호소하는 듯 하며

餘音嫋嫋(여음뇨뇨)하여 : 그 여운이 가냘프고

不絶如縷(불절여루)하니 : 실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舞幽壑之潛蛟(무유학지잠교)하고 :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용이 춤추는 듯 하고

泣孤舟之嫠婦(읍고주지리부)라 : 외로운 배 속에 탄 과부를 눈물흘리게 하는지라

蘇子愁然正襟(소자수연정금)하고 : 나 소식은 슬피 옷깃을 여미고

危坐而問客曰何爲其然也(위좌이문객왈하위기연야)오 : 꿇어 앉아 객에게 뭇기를, “어째서 그리도 슬픈가”하니

客曰月明星稀(객왈월명성희)하고 : 객이 이르기를, “달이 밝으니 별이 드물고

烏鵲南飛(오작남비)라 하니 : 까막까치 남쪽으로 날아간다”고 하니

此非曹孟德之詩乎(차비조맹덕지시호)아 : 이는 맹덕 조조의 시가 아닌가.

 

西望夏口(서망하구)하고 :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東望武昌(동망무창)하니 :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山川相繆(산천상무)하여 : 산천은 서로 엉켜

鬱乎蒼蒼(울호창창)이라 : 울울하고 창창하도다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아 : 이곳이 바로 조조가 주유에게 곤욕을 치룬 곳이 아닌가

方其破荊州下江陵(방기파형주하강릉)하여 : 그가 막 형주를 쳐부수고 강릉으로 내려와서

順流而東也(순류이동야)에 : 물결 따라 동쪽으로 내려감에

舳艫千里(축로천리)요 : 배는 꼬리를 물고 천리를 이었고

旌旗蔽空(정기폐공)이라 : 깃발은 하늘을 가리었는지라

釃酒臨江(시주임강)하고 : 강물을 대하여 술을 다르며

橫槊賦詩(횡삭부시)하니 : 긴 창을 비껴들고 시를 지었으니

固一世之雄也(고일세지웅야)러니 : 참으로 한 세상의 여웅이었는데

而今安在哉(이금안재재)오 :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況吾與子(황오여자)로 : 하물며 나와 그대는

漁樵於江渚之上(어초어강저지상)하여 : 강가에서 고기잡고 나무하며

侶魚鰕而友糜鹿(려어하이우미록)이라 : 물고기나 새우와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들과 벗하며

駕一葉之扁舟(가일엽지편주)하여 : 일엽편주 타고서

擧匏樽以相屬(거포준이상속)하며 : 쪽박 술잔 들어 서로 권하며

奇蜉蝣於天地(기부유어천지)하니 : 천지에 하루살이처럼 붙어 사니

渺滄海之一粟(묘창해지일속)이라 : 망망한 푸른 바다에 뜬 한 알의 좁쌀이로다.

 

哀吾生之須臾(애오생지수유)하고 : 우리의 삶이 잠깐임을 슬퍼하고

羨長江之無窮(선장강지무궁)하여 : 장강의 물이 무궁함을 부러워하여

挾飛仙以遨遊(협비선이오유)하고 : 하늘 나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놀고

抱明月而長終(포명월이장종)이라 : 밝은 달을 껴안고 오래도록 살다 마치리라

知不可乎驟得(지불가호취득)일새 : 그러나 그것을 빨리 얻을 수 없음을 알아

託遺響於悲風(탁유향어비풍)이라 : 여음을 슬픈 바람에 의탁해 남긴 것이노라

蘇子曰客亦知夫水與月乎(소자왈객역지부수여월호)아 : 나 소식이 이르기를, “그대도 저물과 달을 알고 있는가

逝者如斯(서자여사)로되 : 가는 것은 이 물과 같으되

而未嘗往也(이미상왕야)며 : 일찍이 지나가지 아니하였으며

盈虛者如彼(영허자여피)로되 : 차고 이지러지는 것은 저 달과 같으되

而卒莫消長也(이졸막소장야)라 : 끝내는 자라지도 멸하지도 않느니라

蓋將自其變者而觀之(개장자기변자이관지)면 : 무릇 그것이 변한다는 것으로 보면

則天地曾不能以一瞬(칙천지증불능이일순)이오 : 하늘과 땅도 일찍이 한 순간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오

自其不變者而觀之(자기불변자이관지)면 : 그것이 변한다는 것으로 보면

則物與我皆無盡也(칙물여아개무진야)어늘 : 만물과 나는 모두다 무궁하거늘

而又何羨乎(이우하선호)리오 : 또 무엇을 부러워하겠는가.

 

且夫天地之間(차부천지지간)에 : 또 게다가 하늘과 땅 사이에

物各有主(물각유주)라 : 사물에는 제각기 임자가 있는지라

苟非吾之所有(구비오지소유)인댄 : 진실로 나의 것이 아니면

雖一毫而莫取(수일호이막취)나 : 비록 하나의 털끝이라도 취하지 말라

惟江上之淸風(유강상지청풍)과 : 그러나 오직 강 위로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與山間之明月(여산간지명월)은 : 산 사이로 떠오르는 밝은 달은

耳得之而爲聲(이득지이위성)하고 :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目寓之而成色(목우지이성색)하여 : 눈에 담으면 아름다운 모양이 되어

取之無禁(취지무금)이오 : 이것을 취하여도 금하는 않고

用之不竭(용지불갈)이라 : 이것을 사용해도 다하지 않는지라.

 

是造物者之無盡藏也(시조물자지무진장야)요 : 이것이 조물조가 주신 무진장이요

而吾與子之所共樂(이오여자지소공락)이니라 :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것이니라”하니

客喜而笑(객희이소)하고 : 객이 기뻐하며 웃고

洗盞更酌(세잔갱작)하니 :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르니

肴核旣盡(효핵기진)이오 : 안주는 이미 다하고

盃盤狼藉(배반랑자)이라 : 잔과 쟁반은 어지러이 흩어져 있도다.

相與枕藉乎舟中(상여침자호주중)하여 : 서로 배개삼아 배 안에 누우니

不知東方之旣白(불지동방지기백)이러라 : 동방에 이미 해가 밝은 줄도 알지 못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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