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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講座

雜詩-陶淵明

by 권석낙 2020. 2. 23.

 



雜詩(잡시) 陶淵明(도연명)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어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길 위에 먼지처럼 날아다니는 것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이것은 이미 無常(무상)한 몸이라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땅위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이니

何必骨肉親(하필공육친)-어찌 반드시 骨肉(골육)만을 따지라?

得歡當作樂(득환당작낙)-기쁜 일이 생기면 마땅히 즐겨야만 하는 것이니

斗酒聚比隣(두주취비인)-한 말의 술이라도 받아놓고 이웃을 모은다.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하루에 새벽이 두 번 있기는 어려운 것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때를 놓치지 말고 마땅히 힘써야만 하는 것이니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雜詩-陶淵明

 

[其一]

 

人生無根蔕 飄如陌上塵 인생무근체 표여맥상진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어,

길 위에서 먼지처럼 날아 다니는 것.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분산축풍전 차이비상신

흩어져 바람따라 굴러 다니니,

이것은 이미 無常한 몸이라.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낙지위형제 하필골육친

땅 위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이니,

어찌 반드시 骨肉만을 따지랴?

 

得歡當作樂 斗酒聚比鄰 득환당작락 두주취비린

기쁜 일이 생기면 마땅히 즐겨야 하는 것,

한 말의 술이라도 받아놓고 이웃을 모은다.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성년부중래 일일난재신​

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있기는 어려운 것.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급시당면려 세월부대인

때를 놓치지 말고 마땅히 힘써야만 하는 것이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其二]

 

白日淪西阿 素月出東嶺 백일륜서아 소월풀동령

밝은 해가 서쪽 언덕으로 가라 앉으면,

흰 달은 동쪽 고개로 솟아 오른다.

 

遙遙萬里輝 蕩蕩空中景 요요만리휘 탕탕공중경

멀고 먼 만리에서도 빛나는,

넓고 넓은 하늘 가운데 경치로다.

 

風來入房戶 夜中枕席冷 풍래입방호 야중침석랭

바람 불어와 방문으로 들어오니,

밤중엔 베개와 자리가 차갑구나.

 

氣變悟時易 不眠知夕永 기변오시역 불면지석영

기후가 변해 철이 바뀐 것을 깨닫고,

잠 못 드니 밤이 길어진걸 알겠구나.

 

欲言無予和 揮杯勸孤影 욕언무여화 휘배권고영

말 하고자 하나 나와 함께 있는이 없어니,

잔을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술을 권한다.

 

日月擲人去 有志不獲騁 일월척인거 유지불획빙

세월이 사람을 내던지고 가버리니,

뜻을 품고서도 펼치지 못하는구나.

 

念此懷悲凄 終曉不能靜 념차회비처 종효불능정

이런 생각에 슬퍼고 처량하여,

새벽이 다할때 까지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네.

[其三]

 

榮華難久居 盛衰不可量 영화난구거 성쇠불가량

영화는 오래 머물러 있기 어렵고,

성쇠는 헤아릴수 없는것이다.

 

昔爲三春渠 今作秋蓮房 석위삼춘거 금작추연방

지난 봄 연꽃이던 것이,

이제 가을 연밥이 되었구나.​

 

嚴霜結野草 枯悴未遽央 엄상결야초 고췌미거앙

된서리 들풀에 맺혀, ​

시들기는 해도 어찌 속까지 시들겠는가.

 

日月有環周 我去不再陽 일월유환주​ 아거불재양

해와 달은 순환이 있어나, ​

나는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네.

 

眷眷往昔時 憶此斷人腸 ​권권왕석시 억차단인장​

가버린 옛시절 돌이켜 보니,

추억의 그리움에 창자가 끊어 지는듯 하여라.

[其四]

 

丈夫志四海 我願不知老 장부지사해 아원부지노

장부는 천하에 뜻을 두지만,

나는 늙음을 모르는 것을 원한고.

 

親戚共一處 子孫還相保 친척공일처 자손환상보

친척들과 한곳에 살며,

자손들 또한 잘 보살피리라.

 

觴絃肆朝日 罇中酒不燥 상현사조일 준중주불조

아침부터 술잔과 거문고는 종일 풀어놓고,

술단지 속 술이 마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緩帶盡歡娛 起晩眠常早 완대진환오 기만면상조

허리띠 풀고 즐거움을 다하며,

늦게 일어나고 항상 일찍 자노라.

 

孰若當世士 氷炭滿懷抱 숙약당세사 빙탄만회포

세상 사람들중 누가 나와 같겠는가,

얼음과 숯처럼 서로 맞지 않은 생각만 가득 품고.

 

百年歸丘壟 用此空名道 백년귀구롱 용차공명도

백 년도 못살고 무덤으로 돌아가니,

이렇게 하여 얻은 빈 이름만 전해지네.

[其五]

 

憶我少壯時 無樂自欣豫 억아소장시 무락자흔예

나의 젊었을 때를 생각해보니,

즐거움이 없어도 스스로 기쁘했고.

 

猛志逸四海 騫翮思遠翥 맹지일사해 건핵사원저

맹렬한 뜻은 천하에 뻗쳐,

날개펴고 멀리 날아 오르고자 했거늘.

 

荏苒歲月頹 此心稍已去 임염세월퇴 차심초이거

차츰 차츰 세월은 지나가 무너져 가니,

이 마음 점점 사라져 갔다.

 

値歡無復娛 每每多憂慮 치환무복오 매매다우려

즐거운 일이 생겨도 전 같이 기쁘지 아니 하고,

매일 매일 근심 걱정만 많아진다.

 

氣力漸衰損 轉覺日不如 기력점쇠손 전각일불여

기력마저 점점 쇠진하여 줄어드는것이,

예전 같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壑舟無須臾 引我不得主 학주무수유 인아불득주

삶은 골자기의 배처럼 잠시도 머물지 않고,

나를 끌어 당겨 안주하지 못하게 하는구나.

 

前途當幾許 未知止泊處 전도당기허 미지지박처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되려는지,

머물러 있을 곳을 알지 못하노라.

 

古人惜寸陰 念此使人懼 고인석촌음 염차사인구

옛 사람은 짧은 시간도 아꼈는데,

이를 생각하니 두려움 뿐이로다.

[其六]

 

昔聞長者言 掩耳每不喜 석문장자언 엄이매불희

옛 어른들 하시는 말씀 들을때,

귀를 막고 매번 싫어하였거늘

 

奈何五十年 忽已親此事 내하오십년 홀이친차사

어찌하랴 50이 되어서는,

어느덧 나도 이런 일을 겪게 되었네.

 

求我盛年歡 一毫無復意 구아성년환 일호무부의​

젊은 시절의 기쁨을 되찼으려는 마음은, ​

한 올의 터럭 만큼도 없으나.

 

去去轉欲速 此生豈再値 거거전욕속 차생기재치​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욱 빨리 늙어 가는듯 하니,

이 삶을 어찌 다시 얻을수 있겠는가.​

 

傾家時作樂 竟此歲月駟 경가시작락 경차세월마 ​

가산을 기울여서 마음껏 즐겨라,

빠르게 흘러가고 마는 세월.

 

有子不留金 何用身後置 우자불류금 하용신후치​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말라,

어찌 죽은 뒤의 ​조치를 지금 하리오..

[其七]

 

日月不肯遲 四時相催迫 일월불긍지 사시상최박

해와 달은 더디게 가려 하지 않고,

사계절은 서로 재촉하듯 달려가네.

 

寒風拂枯條 落葉掩長陌 한풍불고조 낙엽엄장맥

찬바람 마른 나뭇가지 흔드니,

낙엽은 온 길 위를 뒤덮는구나.

 

弱質與運頹 玄鬢早已白 약질여운퇴 현빈조이백

본래 약한 체질에 운세또한 기울어,

검은 귀밑머리는 어느새 흰머리가 되었구나.

 

素標揷人頭 前途漸就窄 소표삽인두 전도점취착

흰 표적이 머리에 꽂혔어니,

앞으로 나아갈 길이 점점 좁아진다는 뜻일 것이리다.

 

家爲逆旅舍 我如當去客 가위역려사 아여당거객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과도 같은것,

나는 마땅히 떠나가야 할 손님 이다.

 

去去欲何之 南山有舊宅 거거욕하지 남산유구택

가고 또 가서 어디로 갈 것인가?,

남산 기슭의 옛 집일 것이로다.

[其八]

 

代耕本非望 所業在田桑 대경본비망 소업재전상

벼슬살이는 본래 내가 바라는것이 아니고,

업으로 삼는 것은 밭갈이와 양잠(養蠶)이라.

 

躬親未曾替 寒餒常糟糠 궁친미증체 한뇌상조강

몸소 농사지으며 게으른 적이 없거늘,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며 항상 조강으로 연명했으니.

 

豈期過滿腹 但願飽粳糧 기기과만복 단원포갱량

어찌 배 채우는 것 이상을 기대하겠는가,

다만 바라는 것은 쌀밥이나 배불리 먹는 것이네.

 

御冬足大布 ​麤絺以應陽 어동족대포 추치이응양

겨울 추위를 막는 데엔 발이 굵은 베면 족하고,

거친 갈포로 여름 햇볕을 가리면 되니.

 

正爾不能得 哀哉亦可傷 정이불능득 애재역가상

바라는것은 그뿐이거늘 그조차 얻을 수 없어니,

슬프고 또 가슴이 아프구나.

 

人皆盡獲宜 拙生失其方 인개진획의 졸생실기방

사람들은 모두 적절히 잘들 살아가는데, ​

어리석은 나는 그 방법을 잃었다.

 

​理也可奈何 且爲陶一觴 이야가내하 차위도일상

이 또한 내게 주어진 이치이거늘 어찌하랴,

잠시 한잔 술에 도연(陶然)히 취하고자 한다.

[其九]

 

遙遙從羈役 一心處兩端 요요종기역 일심처양단

멀고 먼 타관을 떠돌며 벼슬살이 하노라니,

마음은 타향과 고향 두 끝에 있네.

 

掩淚汎東逝 順流追時遷 엄루범동서 순류추시천

눈물을 가리고 배를 뛰워 동쪽으로 떠나며,

흐르는 물결 따라 변화 하는 시간은 쫒는다.

 

日沒星與昴 勢翳西山巓 일몰성여묘 세예서산전

해는 성수(星宿)와 묘수(昴宿)로 지고,

그 기세가 서산마루에 내리네.

 

蕭條隔天涯 惆悵念常餐 소조격천애 추창념상찬

쓸쓸히 먼 하늘 끝에 떨어져 있으니,

서글프게도 늘 집에서 먹던 밥이 생각나는구나.

 

慷慨​思南歸 路遐無由緣 강개사남귀 로하무유연

강개하여 남쪽으로 돌아갈 생각을 해도 ,

길도 멀고 돌아갈 인연도 없구나.

 

關梁難虧替 絶音寄斯篇 관량난류체 절음기사편 ​

관문과 다리 부서져 고치기 어려우니,

끊어진 소식만 이 책에 담노라.​

[其十]

 

閒居執蕩志 時駛不可稽 한거집탕지 시사불가계

한가로이 살면서 호탕한 뜻 지키려 했어나,

달려가는 시간 머무르게 할 수는 없구나.

 

驅役無停息 軒裳逝東崖 구역무정식 헌상서동애

일에 몰리어 잠시도 쉬지 못하고,

의관을 차리고 수레를 몰아 동쪽 물가로 가노라.

 

沈陰擬薰麝 寒氣激我懷 심음의훈사 한기격아회

가라앉은 음기는 사향을 피운 듯하여,

차가운 기운은 내 가슴을 뒤흔드는 구나.

 

歲月有常御 我來淹已彌 세월유상어 아래엄이미

세월은 변함없이 흘러가서,

내가 이곳에 와 머문 지도 이미 오래되었네.

 

慷慨憶綢繆 此情久已離 강개억주무 차정구이리

강개에 차 얽히어 묶인 지난날을 생각도 해봤지만,

이러한 심정도 없어진지 이미 오래되었다.

 

荏苒經十載 暫爲人所羈 임염경십재 잠위인소기

차츰 세월이 흘러 10년이 지나가니,

잠시 남에게 매여 있었던 듯하구나.

 

庭宇翳餘木 焂忽日月虧 정우예여목 숙홀일월휴

뜰과 집은 많은 나무들에 가려져 있고,

잠깐 사이에 세월이 사라져갔구나.

[其十一]

 

我行未云遠 回顧慘風凉 아행미운원 회고참풍량

내가 길 떠나 온지 아직 멀지 않은데,

되돌아보니 참혹한 바람 서늘 하기도 하였구나.

 

春燕應節起 高飛拂塵梁 춘연응절기 고비불진량

봄 제비는 계절에 맞춰 돌아와,

높이 날며 먼지 낀 대들보를 털어내는구나.

 

邊雁悲無所 代謝歸北鄕 변안비무소 대사귀북향

변방 기러기 머무를 곳이 없어짐을 슬퍼하더니,

서로 바뀌어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네.

 

離鵾鳴淸池 涉署經秋霜 이곤명청지 섭서경추상

무리에서 떨어진 고니 만이 맑은 못에서 울며,

여름을 나고 가을 서리를 겪는구나.

 

愁人難爲辭 遙遙春夜長 수인난위사 요요춘야장

시름겨운 사람의 마음 말로 하기 어렵고,

아득하기만 한 봄날의 밤은 길기도 하구나.

[其十二]

 

嫋嫋松標崖 婉孌柔童子 요요송표애 완련유동자

산들산들 흔들리는 벼랑 끝의 소나무,

예쁘고 잘생긴 부드러운 아이 같구나

 

年始三五間 喬柯何可倚 년시삼오간 교가하가의

나이는 비로소 열다섯 정도 되었으니,

높은 가지에 어찌 기댈 수가 있으리

 

養色含精氣 粲然有心理 양색함정기 찬연유심리

용모를 잘 살피고 정기를 머금고 자라난다면,

마음에 품은 뜻 밝게 빛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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