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夜雨中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가을바람에 이렇게 힘들여 읊고 있건만
세상 어디에도 알아주는 이 없네.
창밖엔 깊은 밤 비 내리는데
등불 앞에선 만리 고향을 향한 마음만 서성이네
<秋夜雨中 비 내리는 가을 밤 / 崔致遠 : 孤雲集>
※ ‘惟(유)’가 ‘唯(유)’로, ‘擧世(거세)’가 ‘世路(세로)’로, ‘萬古心(만고심)’이 ‘萬里心(만리심)’으로 되어 있는 판본(板本)도 있다.
❍ 고음[苦吟] 고심하여 시가(詩歌)를 지음. 또, 시가를 짓느라고 고심함. 괴롭고 안타까움.
❍ 거세[擧世] 온 세상(世上). 모든 사람. 또는 세상사람 전체.
❍ 少(소) : 적다, 드물다. 여기서는 ‘없다’의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음.
❍ 知音(지음) :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를 가리키는 말. 중국의 백아(伯牙)는 거문고를 잘 탔지만, 그 소리를 알아주는 이는 친구인 종자기(鍾子期)밖에 없었다. 나중에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의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하는 고사에서 비롯된 말이다.-여씨춘추(呂氏春秋) 본미편(本味篇)-
❍ 삼경[三更] 하룻밤을 다섯으로 나눈 셋째 부분(部分). 곧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의 동안. 밤 12시 경. 깊은 밤.
❍ 등[燈] 등(燈). 등잔(燈盞). 불을 켜서 어두운 곳을 밝히는 기구(器具). 등불. 등명(燈明). 부처의 가르침. 불법(佛法)을 등불에 비유해서 이름.
❍ 만고[萬古] 매우 먼 옛날.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세상에 비길 데가 없음. 오랜 세월을 통해 변함이나 유례가 없음.
❍ 고심[古心] 옛 사람의 마음. 순후(醇厚)한 마음. 옛 사람의 순박한 마음.
❍ 만고심[萬古心] 성인의 마음. 만고불변(萬古不變)의 마음.
당나라에서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던 최치원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고독과 외로움을 표현한 5언 절구의 한시이다.
* 갈래 : 한시, 5언 절구
* 성격 : 서정적, 애상적
* 제재 : 비 내리는 가을밤
* 주제 :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는 지식인의 고뇌/고국에 대한 그리움
* 특징
①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부각함.
② 제목에서 가을과 밤, 비의 조합으로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성함.
* 연대 : 통일 신라 말(9세기)
* 출전 : “동문선” 권 19
*사상의 전개 과정
화자는 시를 짓는 것도 괴롭지만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기에 등불 아래에서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음은 만 리 밖을 떠돌고 있다고 읊고 있다. ‘가을바람’, ‘밤’, ‘비’, ‘등불’을 통해 화자의 암울한 처지와 현실을 암시하였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을 ‘만리심(萬里心)’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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