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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감상

매화꽃 어머니

by 권석낙 2019. 1. 28.



♪ 매화꽃 어머니 ♪
      
      어머니!
      봄바람 부는 언덕
      홀로 선 매화나무 가지마다
      연분홍 매화꽃이 피는 것을 보았습니다.
      매화꽃 한 송이씩 따서
      어머니 분홍 치마저고리 끝동에 
      달아 드릴 수 있다면 
      한 겨울 매화나무 대신 
      언 땅에 서 있고 싶었습니다.
      어머니 분홍 치마저고리에 
      한땀 한땀 매화꽃을 달아 드리던 날
      무심한 봄바람에 매화나무 가지가 마르고
      검은 소낙비에 매화꽃도 지고 말았습니다.
      매화꽃이
      모두 떨어지던 밤 꿈이련가 
      병들어 야위신 어머니에게
      매화꽃 분홍 치마저고리 입혀드렸더니
      "곱다 곱다" 하시며 
      이승의 마지막 손을 흔드셨습니다.
      매화나무에 
      푸른 매실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시라 했건만 
      매화꽃 핀 꽃길 따라 
      먼 길 가고 싶다 하셨습니다.
      끝까지 붙잡지 못함이 
      불효인 줄 아오나
      어머니 머리 위에 씌워 드린 
      매화꽃 화관이 시들기 전
      어머니 뜻에 따르려는 순종의 눈물로
      보내드렸습니다.
      어머니!
      해마다 봄이 되어 
      병풍산 자락에 매화꽃 피면
      힘들어도 잠시 일어나 앉아 
      매화꽃 핀 언덕을 바라보세요.
      매화꽃 어머니의 숨결이 느껴져도
      어머니 곁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겠지만
      어머니 앞에 매화꽃 향기로 살고자 하는 
      자식의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 김정희 시 / 고은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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