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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감상

한 사람을 사랑했네

by 권석낙 2019. 1. 28.
 
한 사람을 사랑했네 이정하  
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내 길보다 
자꾸만 다른 길을 기웃거리고 있었네
함께 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게 했던 사람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던 사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
세상의 환희와 종말을 동시에 예감케 했던 
한 사람을 사랑했네 
부르면 슬픔으로 다가올 이름 
내게 가장 큰 희망이었다가 
가장 큰 아픔으로 저무는 사람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기에 붙잡지도 못했고 
붙잡지 못했기에 보낼 수도 없던 사람 
이미 끝났다 생각하면서도 
길을 가다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은 사람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한 사람을 사랑했네 
떠난 이후에는 차마 지울 수 없는 이름 
다 지웠다 하면서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눈빛
내 죽기 전에는 결코 잊지 못 할 
한 사람을 사랑했네 
그 흔한 약속도 없이 헤어졌지만 
아직도 내 안에 남아 
뜨거운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사람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사람이여
나는 당신을 사랑했네 
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 당신을 사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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