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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명곡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by 권석낙 2019. 1. 27.

 

 

 

 

해마다 여름이 돌아오면 생각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입니다.

아이오와주의 농촌 시골길 먼지를 일으키며 뜨거운 한 여름 햇살속을 한 중년의 사진작가가

'해리'라는 픽업트럭을 타고 드넓은 옥수수밭을 달리는 장면이 늘 떠오릅니다.

 

제가 처음으로 이 책을 읽었을때는 1995년도에 나온 영화를 보고 난 뒤였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경에 읽었고, 이번에 세번째로 읽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얇은 이 한 권의 책이 왜 이렇게 절 잡고 놓아 주질 않았는지...

그리고 읽을때마다 가슴은 왜 그리도 싸아 해졌는지...

 

아마도 그것은 죽는 날까지 묻어 둘 수 밖에 없었던 은밀한 사랑의 추억이

읽는 사람들의 가슴을 잔잔한 감동으로 물들게하기 때문보다는

그러함에도 여자 주인공인 프란체스카가 가정에서 자신의 본연의 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데서 오는 깊은 여운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제임스 윌러는 아이오와주의 작은 마을 출신으로

어느 날 매디슨 카운티의 강에 걸린 낡은 다리 사진을 찍고 돌아오던 중

불현듯 아이디어를 얻어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란 잡지사에서 사진작가로 일하고 있는 로버트 킨케이드는

매디슨 카운의 5개의 다리중 하나인 로즈먼 다리를 찍기 위해 가던 중 길을 묻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찍을 다리까지 가는 길을 묻다가 영원토록 자기 가슴에 묻혀 둘 여자에게

이르는 길을 걷게 된 로버트 킨케이드.

 

초원과 먼지와 한 여름의 더위와 다 큰 자식과 무심한 농사꾼 남편과 건조하기 이를 데 없는

시골 생활에 둘러싸여 사는 사십대의 프란체스카.

그녀의 가슴에는 이탈리아인다운 뜨거운 사랑과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숨겨져 있습니다.

1965년 8월의 무덥고 건조한 월요일에 남편 리차드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일리노이주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석하러 떠났기에 프란체스카는 그 주일을 홀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현관앞의 그네에 앉아서 아이스티를 마시면서

픽업트럭이 일으키는 먼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녀 앞에 선 킨케이드라는 남자.

건조한 세상에서 이 시대 마지막 카우보이라 하는 꿈과 환상을 가진 오십대의 사진작가.

그들은 상대가 아름다운 사람임을 서로 한눈에 알아봅니다.

가족이 없는 프란체스카의 집에서 나눈 사흘간의 사랑.

그들은 상대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는 어떤 수식어로도 치장될 수 없는 그들만의 사랑을 나눕니다.

두 사람이 제 3의 존재를 이루게 되는 사랑. 그런 중심잡힌 사랑을 나누면서 프라체스카는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춤 출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그들은 함께 떠나고 싶어하지만 그녀에게는 가족이라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킨케이드는 그녀의 그런 부담까지 이해하고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인내하는 사랑을 보여 줍니다.

그 후로 두 사람은 22년이란 세월을 서로 연락없이 살아 갑니다.

그러나 그들의 매일매일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텅 비어 있는 가득함이라고나 할까...

결국 죽을 때 가져 갈 수 있는 영혼의 사랑만을 가지고 이 세상을 뜨는 두 사람.

 

 

 

킨케이드가 죽은 후에

프란체스카에게 보낸 유품속에 들었던 편지중에 있는 말을 추려 보았습니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있는 순간 느끼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 작업을 따냈소.

 

한번은 제 짝꿍을 사냥꾼의 총에 잃은 거위를 보았소.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 쌍으로 살잖소. 거위는 며칠 동안 호수를 맴돌았소.
내가 마지막으로 거위를 봤을 때는 갈대밭 사이에서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었소.
문학적인 면에서 약간 적나라한 유추일지 모르지만 내 기분이랑 똑 같은 것 같았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 자체라고 해도 좋소.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하에서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 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 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영화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 애니 콜리, 짐 해이니, 빅터 슬레잭 
개봉 : 로맨스 / 1995-09-23 / 18세 관람가(국내), PG-13(제작국가) / 135분
 
1965년 미국. 남편과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가정주부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는 길을 묻는 낯선 남자를 만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쉽게 잊혀지지 않는 그의 이름은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
로즈먼 다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메디슨 카운티를 찾은 사진작가였다.

이유를 붙일 필요도 없이 사랑에 빠져 드는 두 사람. 이미 중년에 이른 그들은 그 동안 살아온 시간을 나누지는 못했어도 앞으로 살아갈 시간만은 함께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프란체스카는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메디슨 카운티에 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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