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문학♡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의 편지 (0) | 2019.01.27 |
---|---|
인연 (0) | 2019.01.27 |
정약용-하피첩 (0) | 2019.01.26 |
사랑할때는 마음만 보세요 (0) | 2019.01.24 |
당신이 있어 더 좋은 하루 (0) | 2019.01.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