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戴公 又云馳毫驟墨列奔駟하니 滿座失聲看不及이라하다.
戴公(戴叔倫)은 또한 이르기를, “몰아치는 붓과 먹물은 달리는 사륜 말을 列擧하니, 가득히 앉은 사람은 숨을 죽이고 보았으나 미치지 못했다.”라고 하였다.
15. 目愚劣엔 則有從父司勳員外郞吳興錢起니 詩云遠錫(鶴)無前侶하고 孤雲寄太虛로다 狂來輕世界하고 醉裏得眞如이라하다.
愚劣을 지목하는 데는 從父司勳員外郞吳興錢起1)가 있었으니, 이르기를,“遠錫은 전에도 벗할 것이 없고, 외로운 구름은 太虛(하늘)에 기대고 있다. 狂(懷素)이 와서 세계를 경시하고, 취중에 眞如(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를 얻었다.
16. 皆辭旨激切하고 理識玄奧하여 固非虛蕩之所敢當하다 徒增愧畏耳이로다.
모두 말한 뜻이 지극히 간절하고, 理解와 認識이 깊고 奧妙하여, 진실로 虛蕩(허랑 하고 방탕함)한 말이 감당 할 바가 아니다. 다만 부끄럽고 두려움을 더할 뿐이다.
時는 大曆丁巳冬十月卄有八日이다.
때는 대력(大曆) 정사(丁巳: 777)年 겨울 10月 28日 이다.
<인물탐구 ; 회소 [懷素, 725~785]>
중국 당나라의 서예가. 술을 좋아해서 만취한 상태로 붓을 종횡으로 놀려 연면체(連綿體)의 초서 즉 광초(狂草)를 잘 썼다고 한다. 필적으로 《자서첩》, 《초서천자문》, 《성모첩》등이 남아 있다.
별칭 자 장진
국적 중국 당
활동분야 예술
출생지 중국 창사
주요작품 《자서첩》 《초서천자문》 《성모첩》
원래는 승려로, 자는 장진(藏眞), 속성(俗姓)은 전씨(錢氏)이다. 창사[長沙] 출생. 일찍이 불문에 들어갔으며 어려서부터 서도를 좋아하여 연찬(硏鑽) 끝에 일가를 이루었다. 초서로는 그 당시 장욱(張旭) 다음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술을 좋아해서 만취가 되면 흥에 못 이겨 붓을 종횡으로 놀려 연면체(連綿體)의 초서, 즉 광초(狂草)를 잘 썼다고 한다.
필적으로 《자서첩(自敍帖)》 《초서천자문》 《성모첩(聖母帖)》 《장진첩(藏眞帖)》 등이 남아 있다.
<회소의 초서를 찬양한 시>
회소스님의 초서를 노래하다
(懷素上人草書歌)
소환(蘇渙)
張顚沒在二十年 장욱이 세상을 떠난 지 어언 20년
謂言草聖無人傳 초성의 글씨 전하는 이 없다고 하네.
零陵沙門繼其後 영릉의 스님인 회소가 그 뒤를 이어
新書大字大如斗 새로 쓴 큰 글씨는 말만큼 크네.
興來走筆如旋風 흥이 일어 휘호하면 회오리바람 이는 것 같고
醉後耳熱心更凶 술 마신 후 취기 오르면 마음 더욱 거세지네.
忽如裴旻舞雙劍 문득 배민이 쌍 칼춤 추는 것 같이
七星錯落纏蛟龍 칠성보검은 검법이 교룡을 휘감아 놓은 듯.
又如吳生畵鬼神 또 오도자가 귀신을 그린 것 같아
魑魅魍魎驚本身 도깨비와 괴물이 놀라게 하는 듯.
鉤鎖相連勢不絶 획과 획이 필세는 끊어지지 않고
倔强毒蛇爭屈鐵 꿋꿋하고 굳세어 독사가 굴철을 다투는 듯.
西河舞劍氣凌雲 서하검기라는 칼춤을 본 후
孤蓬自振唯有君 초서 필법 깨달은 자 오직 그대뿐이네.
今日華堂看灑落 오늘 대청에서 얽매임 없는 글씨를 보고
四座喧呼嘆佳作 사방에 앉은 이들 소리 내어 감탄하네.
回首邀余賦一章 머리 돌려 나에게 시 한 수 지어 달라 하니
欲令羨價齊鍾張 성망의 지위를 종장과 나란히 올리고자 하였네.
琅誦○句三百字 시구 300자를 또랑또랑 낭송하나
何似醉僧顚復狂 어찌 취승이 쓴 광초와 같겠는가?
忽然告我游南溟 갑작스레 나에게 광주 유람 간다고 알리기에
言祈亞相求大名 아상인 서호를 만나 명성 얻기를 기원하였네.
亞相書翰凌獻之 서호의 붓글씨는 왕헌지를 능가하니
見君絶意必深知 그대를 보면 반드시 깊이 알아주리라.
南中紙價當日貴 남방의 종이 가격 당일로 비싸질 것이고
只恐貪泉成墨池 단지 탐천이 묵지가 될까 걱정스러울 뿐이라네.
스승 회소의 초서를 노래하다
(懷素師草書歌)
마운기(馬雲奇)
懷素才年三十餘 회소 나이 30이 넘도록
不出湖南學草書 호남에서 초서를 공부 하였네.
大夸羲獻將齊德 이왕을 칭찬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였지만
切比鍾繇也不如 내심 종요와 비교하니 미치지 못하네.
疇昔闍梨名蓋代 도리의 명성은 세상에서 으뜸이었고
隱秀于今墨池在 지금의 묵지에서도 그윽한 품위가 있네.
賀老遙聞怯後生 하지장의 칭찬소리가 멀리에서 들리고
張顚不敢稱先輩 장욱은 스스로를 선배라고 기업렵다 하네.
一昨江南投亞相 일전에 강남에서 아상에게 의탁하여
盡日花堂書草障 종일 화려한 대청에서 가리개에 초서를 썼었네.
含毫勢若斬蛟龍 필호의 기세는 교룡을 벨 듯하고
挫管還同斷犀象 필관의 움직임은 코뿔소 뿔을 자를 덧하네.
興來索筆縱橫掃 흥이 나면 붓을 찾아 종횡으로 휘호하니
滿望詞人皆道好 성망이 높은 문인들 칭찬이 대단하였네.
一點三峰巨石懸 점획의 기운은 낭떠러지 바위 같고
長畵万歲枯松倒 필획은 고송의 기세로세.
叫噉忙忙禮不拘 술 마시고 취함이 구속 받지 않았으며
萬字千行意轉殊 수많은 작품들은 변화와 남다른 운치가 있네.
紫塞傍窺鴻雁翼 큰기러기 날개 같이 빼어난 자태
金盤亂撒水晶珠 금 쟁반에 수정 구슬처럼 진귀한 가치로세.
直爲功成歲月多 공적은 수많은 세월도 같이하여
靑草湖中起墨波 청초호에 먹물 물결 일어났네.
醉來只愛山翁酒 술 취하면 오직 취옹됨을 좋아하고
書了寧論道士鵝 서작은 차라리 도사의 거위와 같이 여하네.
醒前猶自記華章 깨기 전에도 여전히 화려한 시문을 기록하고
醉後無論絹與墻 술 취한 후에는 비단과 담장을 가리지 않네.
眼看筆掉頭還掉 시선은 붓 가는대로 따라가고
只見文狂心不狂 외형은 제멋대로 인듯하나 흐트러짐 없네.
自倚能書堪入貢 작품 실력은 황제에게 바칠 자신이 있었지만
一盞一回捻筆弄 술 한 잔 마시고는 붓을 잡고 놀았네.
壁上颼颼風雨飛 벽에 쌩쌩 비바람 나리더니
行間屹屹龍蛇動 행간은 용과 뱀이 꿈틀거리네.
在身文翰兩相宜 작품은 문장과 필묵이 서로 잘 맞으며
還如明鏡對西施 또한 거울상의 서시를 보는 것 같네.
三秋月澹靑江水 9월의 달빛 가늘고 강물은 푸르고
二月花開綠滿枝 2월의 꽃 피고 가지는 녹색이라네.
聞道懷素西入秦 회소가 서쪽 진나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客中相送轉相親 여행 중에도 배웅하여 서로 가까워졌네.
君王必是收狂客 임금이 반드시 회소를 받아들인다고
寄語江潭一路人 강가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전하네.
【설명】
이 시는 회소가 서호(徐浩)에게 의탁한 후 장안(長安)으로 들어가기 이전에 마운기가 지었다. 회소의 뛰어남을 들은 작가는 회소를 만나 그의 초서를 직접 확인하고 감동하여 회소를 스승으로 모시고 시를 바쳤다. 당나라 시대에는 아주 뛰어난 서예가가 많았고 또 왕후장상이나 문인묵객의 칭찬을 받은 서예가도 매우 많았다. 그러나 당시 문인묵객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은 바로 회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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