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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茶山 丁若鏞 詩

by 권석낙 2020. 2. 29.

      다산선생 시
      가슴으로 읽는 한시 일러스트
    二疊2(이첩2)-丁若鏞(정약용) 두 번째 차운하다-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釣游斯地自桑蓬 鐵馬延緣接水鍾 조유사지자상봉 철마연연접수종 管領雲山三百曲 回頭風浪一千重 관령운산삼백곡 회두풍랑일천중 觚稜跂望同秋燕 經卷叢殘奈夏蟲 고릉기망동추연 경권총잔내하충 今日逢君話文字 弇園疑對李攀龍 금일봉군화문자 엄원의대이반룡 한창 시절부터 이곳에서 낚시질하였고 철마산 길게 뻗어와 수종사에 이어졌네. 운산 삼백 굽이를 맡아서 다스려 머리 돌려보니 풍랑은 일천 겹이네. 대궐을 바라보는 마음 가을 제비 같고 성현의 책들 많으나 견문 좁은 여름벌레임을 어찌할까 오늘 그대를 만나 문자를 얘기하니 마치 감원의 시 잘 지는 이반룡을 마주한 듯하네. 三疊2(삼첩2)--丁若鏞(정약용) 세 번째 차운하다-丁若鏞(정약용) 短發殘莖一任蓬 藥爐欹側傍茶鍾 단발잔경일임봉 약로의측방다종 鸚鸕酒算須三百 虎豹天門本九重 앵로주산수삼백 호표천문본구중 末路生涯同鋌鹿 老年懺悔在雕蟲 말로생애동정록 노년참회재조충 今秋大有金山計 逝挹瓊漿酹瀑龍 금추대유금산계 서읍경장뢰폭룡 짧고 쇠잔한 머리털 흐트러지게 버려두고 기울어진 화로 곁에 찻잔을 겸했네. 앵로 술잔은 삼백 배를 기울여야 하거니와 호랑이들 지키는 천문은 본래 아홉 겹이라네. 말로 생애는 다급해진 사슴과 같고 노년의 참회는 자잘한 기예에 있네. 올 가을엔 금산에 갈 계획이 크게 있으니 가서 구슬 잔에 물을 떠서 폭포에 제사지내리라. 四疊4(사첩4)-丁若鏞(정약용) 네 번째 차운하다-丁若鏞(정약용) 野外深棲託藋蓬(야외심서탁조봉) : 들 밖에 깊이 명아주와 쑥을 의탁해 사니 歸來長樂不聞鍾(귀래장락불문종) : 돌아와선 장락궁 종소리를 듣지 못하네. 花濃夕步巡三帀(화농석보순삼잡) : 꽃이 고와서 저녁엔 세 바퀴를 돌아 거닐고 山暖春衣去一重(산난춘의거일중) : 산이 따뜻하여 봄 옷 한 겹을 벗었네. 身後文章書墨鰂(신후문장서묵즉) : 죽은 뒤에 남기지 않기 위해 묵즉으로 기록하고 世間腸胃食黃蟲(세간장위식황충) : 세상 사람의 위장은 황충같은 벌레도 먹는다네. 殘年漸熟溫存計(잔년점숙온존계) : 남은 인생은 점차 편히 보존할 계책을 익히니 螻蟻如今慣制龍(루의여금관제용) : 개미가 이제는 용을 제압하기에 익숙하게 되었네. 出淸平洞口(출청평동구)-丁若鏞(정약용) 청평의 동구를 나오면서-丁若鏞(정약용) 石逕騎牛十里廻(석경기우십리회) : 돌길에 소를 타고 십 리나 돌아 나와 壽藤披豁洞天開(수등피활동천개) : 묵은 등나무 넝쿨 헤치니 계곡이 열리는구나. 澄江一面漣漪水(징강일면련의수) : 맑은 강물 전체에 잔물결 이니 曾作淸平瀑布來(증작청평폭포래) : 일찍이 청평 폭포에서 내려온 물이로구나. 五疊5(오첩5)-丁若鏞(정약용) 다섯 번째 차운하다-丁若鏞(정약용) 夫子之心猶有蓬(부자지심유유봉) : 선생님의 마음엔 아직 막힌 마음이 있으니 莫云流水會牙鍾(막운유수회아종) : 흐르는 물로 참된 친구 만났다고 말하지 말라 古今愁髮三千丈(고금수발삼천장) : 고금에 시름하는 머리털은 삼천 길이요 只尺詩城百二重(지척시성백이중) : 지척에 시의 성벽은 한없이 겹치었네. 已道中原交鴈雉(이도중원교안치) : 이미 중원의 사대부와 사귈 것을 말했는데 不過窮海註魚蟲(불과궁해주어충) : 고작 궁색한 조선의 문자하는 사람만 되었네. 向來馬訾沈篇翰(향래마자침편한) : 지난번 마자수에 서적을 빠뜨린 것은 應是觀江賄怒龍(응시관강회노용) : 응당 강구경하며 성낸 용에게 뇌물을 주네. 簡寄閑村趙逸人(간기한촌조일인)-丁若鏞(정약용) 한촌 조 일인에게 적어 부치다-丁若鏞(정약용) 龍門寺下別(용문사하별) : 용문사 아래서 서로 헤어지니 秋樹憶蕭森(추수억소삼) : 가을 나무 쓸쓸하기만 했었네. 白屋移何易(백옥이하역) : 초막집 옮기기가 어찌 쉬우랴 靑山隱更深(청산은경심) : 푸른 산에 숨어삶이 더욱 깊어 졌네. 俗淳蘇酒渴(속순소주갈) : 풍속이 순후하니 술 부족 해소되고 村僻恣詩淫(촌벽자시음) : 마을 궁벽하니 마음대로 시를 짓네. 蒲柳慚衰弱(포류참쇠약) : 부끄러워라, 창포와 버들처럼 약한 몸으로 空懷五嶽心(공회오악심) : 공연히 다섯 큰 산을 구경하려 한다네. 淸平寺觀瀑4(청평사관폭4)-丁若鏞(정약용) 청평사에서 폭포(서천 폭포)를 구경하다-丁若鏞(정약용) 殷地西川瀑(은지서천폭) : 크나큰 땅 서천의 폭포여 祈星太乙壇(기성태을단) : 태을단에선 별에 기원하노라. 建瓴天下勢(건령천하세) : 동이의 물은 천하의 힘이요 危榻日中寒(위탑일중한) : 높은 걸상은 낮에도 춥구나. 龍尾螺螄轉(용미라사전) : 용꼬리는 나선형으로 돌고 犧尊饕餐蟠(희존도찬반) : 술그릇엔 식 탐하는 짐승이 서려있구나. 分流三百道(분류삼백도) : 삼백 가닥으로 나뉘어 흐르지만 究竟一飛湍(구경일비단) : 끝내는 한 여울이 된다네. 淸平寺觀瀑3(청평사관폭3)-丁若鏞(정약용) 청평사에서 폭포(와룡담 폭포)를 구경하다-丁若鏞(정약용) 鐵壁先天鑄(철벽선천주) : 견고한 절벽은 이미 자연으로 만들어지고 銅函一矩方(동함일구방) : 아늑한 웅덩이는 정사각형인데 更添新雨力(경첨신우력) : 새로 내린 비의 힘을 를 다시 보태어 因沸太和湯(인비태화탕) : 태화탕을 부글부글 끓여대는구나. 銳欲穿山入(예욕천산입) : 예리함은 산을 뚫고 들어갈 듯하고 喧能撼樹涼(훤능감수량) : 시끄러움은 숲을 흔들어 서늘하게 하는구나. 遊人多錯過(유인다착과) : 나그네가 잘못 찾아오는 일 많으니 叢翳護龍光(총예호용광) : 나무숲이 가리어 용의 광채를 보호하는구나. 淸平寺觀瀑2(청평사관폭2)-丁若鏞(정약용) 청평사에서 폭포(구송정 폭포)를 구경하다-丁若鏞(정약용) 天垂雙練帶(천수쌍련대) : 하늘은 두 가닥 폭포를 드리우고 山出九松亭(산출구송정) : 산은 구송의 정자를 내놓았구나. 飄忽飛仙駕(표홀비선가) : 신속함은 하늘 나는 신선의 수레 같고 平鋪演戲庭(평포연희정) : 널리 퍼지면 연극 마당 같구나. 急聲愁變怪(급성수변괴) : 급한 소리는 변괴인가가 걱정되고 餘力見調停(여력견조정) : 남은 힘은 평온해짐을 보겠구나. 灑落風林氣(쇄락풍림기) : 시원하게 떨어지네, 시원한 바람 숲의 기운이여 渾令宿醉醒(혼령숙취성) : 숙취에서 완전히 깨어나게 하는구나. 淸平寺觀瀑1(청평사관폭1)-丁若鏞(정약용) 청평사에서 폭포(경운대 폭포)를 구경하다-丁若鏞(정약용) 百變渟流勢(백변정류세) : 멎고 흐르는 형세 수없이 변하나 由來一道泉(유래일도천) : 그 유래는 오직 한 줄기 샘이라네. 走時誰迫汝(주시수박여) : 달아나듯 흐를 때는 누가 널 다그쳤는가. 留處忽蕭然(류처홀소연) : 머무른 곳은 문득 쓸쓸하구나. 怊悵花俱往(초창화구왕) : 꽃이 함께 따라가는 것은 서글퍼지고 雄豪石不遷(웅호석불천) : 호걸답게도 돌은 조금도 옮겨가지 않는구나. 須知出山日(수지출산일) : 알겠노라, 물이 산을 나가는 날에는 浩淼作平川(호묘작평천) : 아득히 평평한 냇물을 이루겠구나. 昭陽亭懷古(소양정회고)-丁若鏞(정약용) 소양정에서 옛일을 회상하다-丁若鏞(정약용) 漁子尋源入洞天(어자심원입동천) : 어부가 무릉도원 찾아가듯 고을로 들어가니 朱樓飛出幔亭前(주루비출만정전) : 화려한 누각이 나는 듯이 수레 앞에 나타나네. 弓劉割據渾無跡(궁유할거혼무적) : 궁씨 유씨 나누어 차지했으나 그 자취가 전혀 없고 韓貊交爭竟可憐(한맥교쟁경가련) : 한과 맥이 서로 다투었으나 끝내 가련할 뿐이네. 牛首古田春草遠(우수고전춘초원) : 우수의 옛 땅에는 봄풀이 아득하고 麟蹄流水落花姸(인제유수낙화연) : 인제의 흐르는 물엔 떨어진 꽃이 고와라 紗籠袖拂嗟何補(사농수불차하보) : 아, 깁으로 싸고 소매로 떠는 것이 무슨 보탬이 되리오. 汀柳斜陽獨解船(정유사양독해선) : 석양에 강가의 버드나무에서 홀로 닻줄 푼다. 牛首州和成都府(우수주화성도부)-丁若鏞(정약용) 우수주에서 두보의 <성도부>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命僕理歸楫(명복리귀즙) : 하인 시켜 돌아갈 배 다스리니 水風吹衣裳(수풍취의상) : 강바람이 옷에 불어오는구나. 暮宿牛首村(모숙우수촌) : 저물어 우수촌에서 자고 顧瞻詳四方(고첨상사방) : 자세히 사방을 두루 살펴보노라. 嗟玆樂浪城(차자락랑성) : 아, 이 낙랑성이여 冒名云貊鄕(모명운맥향) : 맥향이라는 이름이 얻었지만 木皮不能寸(목피불능촌) : 나무껍질은 한 치 크기로 자라지도 못하고 地暄發生早(지훤발생조) : 땅이 따뜻하여 초목이 빨리 자라 首夏葉已蒼(수하엽이창) : 초여름이면 나뭇잎이 이미 푸르네. 鳲鳩樹樹喧(시구수수훤) : 뻐꾸기는 나무마다 울어대고 黃鳥弄柔簧(황조농유황) : 꾀꼬리는 유연한 가락을 울리는구나. 南韓昔巡撫(남한석순무) : 신라왕이 엣 적에 순무하고부터 漢使川無梁(한사천무량) : 한 나라 사신의 발길이 끊기었도다. 勒石久埋沒(륵석구매몰) : 비석마저 오래도록 묻혀 버려서 小水梁若濊(소수량약예) : 작은 물의 교량이나 예맥의 일은 其名本無光(기명본무광) : 그 이름이 본래 드러나지 않았다네. 國史有誰讀(국사유수독) : 우리나라 역사가 있어도 누가 읽을 사람이 있을까. 登覽深悲傷(등람심비상) : 올라 보니 마음이 매우 슬퍼지는구나. 幾落閣和石櫃閣(기락각화석궤각)-丁若鏞(정약용) 기락각에서 두보의 <석궤각>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絶峽破積陰(절협파적음) : 깊은 골짝에 쌓인 그늘 헤쳐보니 晨霞照江赤(신하조강적) : 새벽노을 강물을 붉게 비추네. 高臨不測淵(고임불측연) :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은 못 아래로 보고 仰蒙將落石(앙몽장락석) : 올려보니 돌은 떨어질 듯하네. 名都此北門(명도차북문) : 이곳이 명도의 북쪽 문이라 嚴扃鎖鐵壁(엄경쇄철벽) : 철벽으로 엄격하게 닫아 놓았네. 輕舟漫自棄(경주만자기) : 가벼운 배는 멋대로 버려 두고 躡屩隨山客(섭교수산객) : 짚신을 신고서 산의 나그네를 따른다네. 魄慄不敢前(백율불감전) : 혼이 떨려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新泥印虎跡(신니인호적) : 새로운 범 발자국이 진흙에 찍혀있네. 水石本閒事(수석본한사) : 자연경치 구경은 원래 한가한 일인데 顧爲誰所迫(고위수소박) : 생각해보건대, 그 누구에게 다그침을 받았던가. 性好那可節(성호나가절) : 내 맘에 좋으니 어찌 절제하리오. 糜麈悅林澤(미주열림택) : 사슴은 본디 숲과 못을 좋아한다네. 賢哉李自玄(현재이자현) : 훌륭하도다, 이자현은 深山自此適(심산자차적) : 깊은 산에서 스스로 이렇게 유유자적하였구려. 馬跡山和鹿頭山(마적산화록두산)-(정약용) 마적산에서 두보의 <녹두산>시에 화답하다-(정약용) 暮投馬跡山(모투마적산) : 날 저물어 마적산에 투숙하여 酒醒喉更渴(주성후경갈) : 술 깨자 다시 목이 마르도다. 園亭迓風涼(원정아풍량) : 동산의 정자에서 바람을 맞으니 시원하니 卽此已披豁(즉차이피활) : 여기는 바로 확 트인 곳이구나. 四隣競勞問(사린경노문) : 사방에서 서로 와서 위문하는데 少長禮弗越(소장예불월) : 노소가 다 예를 정중히 하는구나. 長松蔭崇阿(장송음숭아) : 낙락장송은 높은 언덕 그늘지우고 嘉穀連平闊(가곡연평활) : 좋은 곡식은 넓은 들에 가득하여라. 緬懷司馬徽(면회사마휘) : 멀리 사마휘를 생각하니 水鑑淸映發(수감청영발) : 거울 같은 물에서 맑은 빛이 발하는구나 博學復精硏(박학복정연) : 널리 배우고, 정밀히 연구하여 疑殆鮮所闕(의태선소궐) : 의심스럽고 위태한 것 빼먹지 않았도다. 踽踽宇縣內(우우우현내) : 나는 천하에 외로운 처지로 獨成支離兀(독성지리올) : 혼자서 꼽추와 다리병신 겸했는데 履玆生長村(이자생장촌) : 생장하던 이 마을에 다시 돌아와 보니 憶念柏下骨(억염백하골) : 그 옛날 백하골이 생각나는구나. 惜無臥龍冠(석무와룡관) : 아수운 것은 오룡관 없어 隱此乳虎窟(은차유호굴) : 이 무서운 곳에 숨은 것이로구나. 大器多晩成(대기다만성) : 큰 인물은 흔히 늦게 이뤄지나니 賢聖罕早達(현성한조달) : 현인과 성인들은 일찍 이루어진 이가 드물었으니 魯叟恨苗秀(노수한묘수) : 노수는 싹트는 것을 한하였고 五十希延活(오십희연활) : 오십 살까지 살기를 희망했다네. 遺經尙自隨(유경상자수) : 우경은 오히려 스스로 따라서 每照空樑月(매조공량월) : 매번 빈 들보의 달에 비추어본다. 昭陽渡和水廻渡(소양도화수회도)-丁若鏞(정약용) 소양도에서 두보의<수회도>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牛馬立渡頭(우마립도두) : 소와 말들은 나룻가에 서 있고 沙水復平安(사수복평안) : 백사장 흐르는 물은 평온하구나. 氣色近都邑(기색근도읍) : 풍경이 점점 도읍에 가까워지니 曠莽無險難(광망무험난) : 넓게 트이어 험난한 곳은 없도다. 江繞朱樓鬯(강요주루창) : 강이 둘러있어 붉은 누각 훤하고 山遠平蕪寬(산원평무관) : 산이 멀어 편평한 들판 넓도다. 便娟有柔態(편연유유태) : 부드러운 자태가 있어 예쁘고. 麤惡羞狂瀾(추오수광란) : 추악하여 광포한 파도에 부끄럽구나. 土性利稻棉(토성이도면) : 흙질은 벼와 목화에 알맞아 終古無饑寒(종고무기한) : 예부터 의식은 굶주림이 없었도다. 仙源抵雪嶽(선원저설악) : 이 물 근원이 설악산에 이르렀다가 到此九折盤(도차구절반) : 여기까지 아홉 번을 굽어 돈다. 吾聞洗蔘水(오문세삼수) : 내가 들으니 산삼을 씻은 물은 不令津液乾(불령진액건) : 나루의 물이 마르지 않게 하는구나. 寤寐五色泉(오매오색천) : 자나깨나 오색천의 물을 何由得一餐(하유득일찬) : 어떻게 해서라도 한번 얻고 싶어라 新淵渡和桔柏渡(신연도화길백도)-丁若鏞(정약용) 신연도에서 두보의 <길백도>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愛此仙源水(애차선원수) : 이 선원의 물은 사랑스러워 本出長安橋(본출장안교) : 본래 장안사 장안교에서 나온 것이데. 夙昔名山願(숙석명산원) : 평소 명산을 구경하고 싶은 소원 到老竟蕭蕭(도노경소소) : 늘그막에도 끝내 이루지 못했네. 今行可窮覽(금행가궁람) : 이번 길에야 다 구경하게 되니 衣帶遠飄颻(의대원표요) : 허리띠가 멀리 바람에 나부끼네. 吾聞狌首峽(오문성수협) : 내가 성수협의 물소리를 들어보니 灘瀨益宣驕(탄뢰익선교) : 여울이 더욱 위세를 부린다네. 悵然中改路(창연중개로) : 초연하게 중도에 길을 바꾸어 後期不可要(후기불가요) : 후일의 기약은 바랄 수도 없네. 妻孥絆閒身(처노반한신) : 처자식이 한가한 몸 구속하니 愧赧顔發潮(괴난안발조) :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붉어지네. 遙遙桔柏渡(요요길백도) : 머고 먼 저 길백 나루 詩句兩寂寥(시구양적요) : 두보의 시구 다 적적하기만 하네 空羨賈客船(공선가객선) : 공연히 부러운 건 그 장삿배에 蜀薑交海椒(촉강교해초) : 촉강과 해초가 섞여 있는 것이라네. 石門和劍門(석문화검문)-丁若鏞(정약용) 석문에서 두보의 <검문>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二儀忽昭廓(이의홀소곽) : 하늘과 땅이 갑자기 환해지고 野色噫何壯(야색희하장) : 아! 들 빛이 어이 그리 웅장한가. 悚息俄縱弛(송식아종이) : 두려워 숨죽이다 바로 마음 풀리어 散朗疑所向(산랑의소향) : 너무도 산만하고 밝아 향할 곳을 모르겠네. 蕞爾曾亦國(최이증역국) : 작지마는 또한 나라였기에 天作有殊狀(천작유수상) : 하늘이 지은 것이 특별함이 있네. 石門復奇譎(석문복기휼) : 돌문은 또 기괴하기도 하여 漁人常夜傍(어인상야방) : 어부가 밤이면 늘 그 곁에 있다네. 緬思興廢跡(면사흥폐적) : 아득히 흥망성쇠의 자취를 생각하니 千載動哀愴(천재동애창) : 천 년 후에 비애를 느끼네. 金湯旣失守(금탕기실수) : 금성탕지의 방어를 잃음으로써 土人恣誅放(토인자주방) : 그 지역 사람들이 제멋대로 죽이고 내쳤네. 韓漢競奕棋(한한경혁기) : 조선과 중국이 서로 힘을 겨루어 蚤莫紛得喪(조막분득상) : 불일간에 득실이 분분하였네. 廉鑡逞智詐(염착령지사) : 염치라는 이는 간사한 지혜를 부렸지만 樂浪竟不王(락랑경불왕) : 낙랑에서 끝내 왕 노릇을 못 했네. 策書雖未具(책서수미구) : 대책서는 비록 갖춰 있지 않지만 英俊莫相讓(영준막상양) : 영준함은 서로 내리지 양보하지 않았네. 微滅隨流水(미멸수류수) : 흐르는 물 따라 모두 쇠멸하고 寂黙餘靑嶂(적묵여청장) : 푸른 산만이 묵묵히 서 있다네. 哀哉夷貊事(애재이맥사) : 슬프도다, 이맥의 일이여 俛仰一惆悵(면앙일추창) : 굽어보고 쳐다보며 한번 탄식한다네. 懸燈峽和龍門閣(현등협화용문각)-丁若鏞(정약용) 현등협에서 두보의 <용문각>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懸燈古蘭山(현등고난산) : 현등산은 옛 난산이라 絶壁戴焦土(절벽대초토) : 절벽이 탄 흙을 이고 있네. 兩厓欲相撞(양애욕상당) : 양쪽 절벽이 서로 닿을 듯하여 束峽昏萬古(속협혼만고) : 좁은 골짜기 만고에 어둡다네. 直愁礙人肩(직수애인견) : 어깨 부딪칠까 걱정되고 江流通一縷(강유통일루) : 강물은 한 실오라기처럼 통하네. 高葉搖天風(고엽요천풍) : 높은 나뭇잎은 하늘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리고 崩湍掀地柱(붕단흔지주) : 거센 여울물은 땅 기둥을 흔드네. 攢峯蝕太陽(찬봉식태양) : 뭇 산봉우리는 태양을 삼키고 淸晝騰霾雨(청주등매우) : 맑은 낮에도 흙비가 날리네. 決知陷鬼門(결지함귀문) : 도깨비 구덕에 빠질 것만 같은데 歸路將焉取(귀로장언취) : 돌아갈 길을 장차 어디서 찾을지 山脊稍彎環(산척초만환) : 산등성이는 약간 활처럼 동그랗고 水勢開夾庾(수세개협유) : 물 형세는 협유를 열어 논 듯하네. 漸聞鷄犬聲(점문계견성) : 점차 닭 울고 개 짖는 소리 들리고 籬落遠可數(리락원가수) : 멀리 인가의 울타리를 헤아릴 수도 있네 三嶽和五盤(삼악화오반)-丁若鏞(정약용) 삼악에서 두보의 오반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崔崔席破嶺(최최석파령) : 높고 높은 큰 저 석파령은 是蓋三嶽餘(시개삼악여) : 대체로 삼악산 줄기라네. 雖無娟妙峯(수무연묘봉) : 비록 아름답고 묘한 봉우리는 없지만 捍禦頗不疎(한어파불소) : 국경의 방비는 조금도 소홀하지 않네. 王調與崔理(왕조여최리) : 왕조라는 사람과 최리라는 사람이 浪作釜中魚(랑작부중어) : 공연히 솥 안의 고기가 되었네. 漢吏空越海(한리공월해) : 한나라 관리가 고연히 바다 건너왔으니 鬱鬱安能居(울울안능거) : 답답하여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漠漠淸流關(막막청류관) : 아득하다, 저 청류관 草木嫩初舒(초목눈초서) : 초목의 새싹이 막 돋아나네. 亭郵杳相望(정우묘상망) : 역참은 아득히 바라보이는데 榛莽誰能除(진망수능제) : 우거진 잡초를 누가 제거할 것인가. 古城餘斷堞(고성여단첩) : 옛 성은 끊어진 가퀴만 남아있고 破寺寄空墟(파사기공허) : 부서진 절은 빈터에 붙어있네. 因知人世間(인지인세간) : 이로서 알겠네, 세상살이가 處處委蘧廬(처처위거려) : 곳곳마다 여관에 붙여짐을 알겠네 超然閣和飛仙閣(초연각화비선각)-丁若鏞(정약용) 초연각에서 두보의 비선각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側岸吹長風(측안취장풍) : 언덕 곁으로 긴 바람 불어오니 麥芒偃衆毫(맥망언중호) : 보리 까끄라기 여러 털 드러누웠네. 人虎相與居(인호상여거) : 사람과 범이 서로 같이 살아 籬柵締縛牢(리책체박뢰) : 울타리에 견고하게 얽어매어있네. 飛棧接崩磴(비잔접붕등) : 높은 잔도는 무너진 비탈길을 있고 黝潭蹴素濤(유담축소도) : 푸른 못은 하얀 파도를 튕겨 내는데 不見牛馬行(불견우마행) : 마소가 다니는 것 보이지 않고 唯聞麏麚號(유문균가호) : 노루들의 우는 소리만 들리네. 關鎖此重疊(관쇄차중첩) : 변방의 산이 이렇게 단단히 막혀 貊國天上高(맥국천상고) : 예맥 나라가 하늘 위에 높았네. 彭吳攀帝命(팽오반제명) : 팽오는 황제의 명을 받들고 와서 鑿通何太勞(착통하태노) : 길 뚫느라 어이 그리 수고했던가. 危峭下礌石(위초하뢰석) : 가파른 산에서 돌덩이가 떨어진다면 性命將焉逃(성명장언도) : 이 목숨을 어떻게 보전하리오. 罾船泛中流(증선범중류) : 고기잡이배는 중류에 떠 있고 信宿羨汝曹(신숙선여조) : 밤을 묵은 너희들이 정말 부럽다네. 虎吼阪和木皮嶺(호후판화목피령)-丁若鏞(정약용) 호후판에서 두보의 목피령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開頭屈雲北(개두굴운북) : 첫머리 굴운의 북쪽은 峽深無成村(협심무성촌) : 골짝이 깊어 마을이 없네. 惡灘號惶恐(오탄호황공) : 황공탄이라 불리는 사나운 여울이 哮怒當山門(효노당산문) : 산 어귀에 당하여 포효하며 분노하네. 玆是瀑布類(자시폭포류) : 이것은 곧 폭포의 종류이니 不可湍瀨論(불가단뢰론) : 여울이라고 할 수 없네. 靜天生疾飆(정천생질표) : 고요한 하늘에 빠른 바람 일어나 瀟瀟忘春暄(소소망춘훤) : 소슬하여 따스한 봄을 잊게 하네. 目眩心腎駭(목현심신해) : 눈이 어지럽고 심장이 놀래어 山嶽愁同奔(산악수동분) : 산악도 같이 치달을까 걱정스러워. 神威震木道(신위진목도) : 신기한 위엄은 나뭇길을 진동시키고 聲聞特最尊(성문특최존) : 그 이름 그 명성은 특별히 가장 높네. 艱崎度絶險(간기도절험) : 어렵게 험한 곳을 지나서 復得整乾坤(복득정건곤) : 다시 하늘과 땅이 바로잡히니 林木色昭明(임목색소명) : 숲의 나무 빛은 밝고 波濤霽狂昏(파도제광혼) : 파도의 사나움도 잔잔하네. 囊也咎作舟(낭야구작주) : 지난 날 배 만든 일을 허물하노니 直欲誶軒轅(직욕수헌원) : 곧장 황제헌원씨를 책망하고 싶네. 喘息思小憩(천식사소게) : 숨이 하도 가빠 조금 쉬려고 繫纜依山根(계람의산근) : 닻줄 매고 산기슭 의지해 있네. 黃黧赴綠陰(황려부록음) : 누런 꾀꼬리 녹음으로 날아들어 蔥然時景繁(총연시경번) : 푸르구나, 계절 풍경 무성도 하네 新晴水更肥(신청수갱비) : 날이 막 개자 물은 다시 불어나고 草沒沙無㾗(초몰사무량) : 풀이 덮여 모래톱은 흔적도 없네. 虎吼差可怕(호후차가파) : 호후차가 무서운 곳이란 말 船中聞者存(선중문자존) : 일찍이 배 안에서 들은 사람 있네. 命酒嚼乾肉(명주작건육) : 술 불러 마른 고기로 안주하면서 且以收飛魂(차이수비혼) : 몹시 놀란 넋을 수습한다네. 早發南一原和同谷縣(조발남일원화동곡현)-丁若鏞(정약용) 일찍 남일원을 출발하며 두보의 동곡현시에 화답하다-丁若鏞(정약용) 不風且曳纜(불풍차예람) : 바람 안 불면 장차 닻줄 끌고 得風斯掛席(득풍사괘석) : 바람이 불면 곧 자리에 돛을 걸어라. 每懷煙波叟(每懷煙波叟) : 연파의 늙은이를 생각할 때마다 苕霅泛其宅(초삽범기택) : 초계와 삽계에 그 집을 띄웠다. 東過水石村(동과수석촌) : 동쪽으로 수석 고을을 지나니 尙想檗溪僻(상상벽계벽) : 오히려 벽계의 후미진 곳이 생각난다. 哲人重神養(철인중신양) : 철인은 정신수양을 귀중히 여겨 恥爲形所役(치위형소역) : 몸을 이기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네. 國境縱褊小(국경종편소) : 우리 국토가 비록 좁아도 竟逸多可適(경일다가적) : 뜻 흥겨우면 갈 곳은 많다네. 雪嶺舒經枝(설령서경지) : 눈 내린 고개에는 지난 해 가지에 잎 피리니 蓄藏奇泉石(축장기천석) : 기괴한 돌과 샘을 감추고 있어서라네. 戀結似焦渴(연결사초갈) : 그리운 마음에 목이 타 志欲沾一滴(지욕첨일적) : 마음은 한 방울 물이라도 마시고 싶네. 阨窮無所得(액궁무소득) : 운수가 궁색하여 얻은 것은 없으나 尙能外欣慼(상능외흔척) : 기쁨과 슬픔은 떠날 수가 있건만 惜此軀殼鈍(석차구각둔) : 애석한 건 이 몸뚱이가 정말 둔하여 無由徧行跡(무유편행적) : 사방을 두루 다닐 행적 없다네. 勉爲水中鳧(면위수중부) : 힘써 물에 뜬 오리가 되어서 仰冀雲間翮(앙기운간핵) : 구름으로 날기를 바랄뿐이네 獨立(독립)-丁若鏞(정약용) 홀로 서서-丁若鏞(정약용) 秋山衰颯暮湍哀(추산쇠삽모단애) : 가을 산은 쓸쓸하고 저녁 여울 물소리 애절하고 獨立江亭意味裁(독립강정의미재) : 강가 정자에 홀로 서니 산란한 마음 어쩔 수 없네 風鴈陣欹還自整(풍안진의환자정) : 바람에 나는 기러기 행렬 기울었다 다시 갖춰지고 霜花莟破未輕開(상화함파미경개) : 국화송이는 터지고도 선뜻 피지 못하네 空懷竹杖游僧院(공회죽장유승원) : 공연히 죽장 짚고 절간을 유람하려가 徑欲瓜皮汎釣臺(경욕과피범조대) : 작은 배를 낚싯대에 띄어 보려네. 百事思量身已老(백사사량신이노) : 아무리 생각해도 이 몸은 이미 늙었고 短檠依舊照書堆(단경의구조서퇴) : 짧은 등잔불만 옛날처럼 책 더미를 비추네. 雲月(운월)-丁若鏞(정약용) 구름과 달-丁若鏞(정약용) 堆堆黑絮勢豪雄(퇴퇴흑서세호웅) : 쌓이고 쌓인 검은 솜 같은 구름 기세 웅장하여 孤月無援泛太空(고월무원범태공) : 외로운 달은 도우는 이 없어 홀로 큰 공중에 떴있네 以逸待勞應善計(이일대노응선계) : 편안함으로서 수고로음을 대하는 것이 좋은 계책이거늘 怪他奔入亂雲中(괴타분입난운중) : 어지러운 구름 속으로 달려드는 저 달이 괴이하네. 月一雲多未可爭(월일운다미가쟁) : 달은 하나인데 구름은 많아 싸울 수가 없네. 吐呑離合任雲情(토탄리합임운정) : 뱉고 삼키고 떠나고 합함을 구름의 마음에 맡겼는데 頑雲度了無餘翳(완운도료무여예) : 이제 완악한 구름 지나가고 가린 것 없어져 領得靑天到曉明(영득청천도효명) : 푸른 하늘 차지하자 날이 이미 밝아졌구나 抵寺(저사)-丁若鏞(정약용) 절에 이르러-丁若鏞(정약용) 澗口薄薄寒照沒(간구박박한조몰) : 개울 어귀 가물고 차가운 해 넘어가고 山風蕭蕭吹鬚髮(산풍소소취수발) : 산바람 소슬한데 바람은 내 수염에 불어온다. 靑楓丹欇遞組絢(청풍란섭체조현) : 푸른 단풍과 붉은 까치콩 서로 꼬여있고 壽藤怪蔓恣詰屈(수등괴만자힐굴) : 괴이한 다래에 덩굴은 구불구불 마음대로구나. 暗水琮琤石氣冷(암수종쟁석기냉) : 맑은 물 사이로 졸졸 흘러 돌은 차갑고 塵脾俗腸頗自醒(진비속장파자성) : 먼지 끼고 속된 내 속이 시원하구나. 浮圖泐破蜂作窠(부도륵파봉작과) : 불탑은 무너져 벌들이 집을 짓고 偶人老朽菌生頂(우인노후균생정) : 다 썩은 허수아비 이마에 버섯이 돋고 入門蕪廢見香臺(입문무폐견향대) : 문안에 들어서니 사방은 황폐하고 향대만 보이네. 足令信者興愴哀(족영신자흥창애) : 부처님 믿는 자는 누구나 슬픈 생각 일어나네. 學士新銘有顔色(학사신명유안색) : 학사의 새 비명에 안색이 도니 扶藜讀碑重徘徊(부려독비중배회) : 청려 지팡이 짚고 비문 읽으며 이리저리 배회하네. 穉子寄栗至(치자기률지)-丁若鏞(정약용) 자식이 밤을 부쳐오다-丁若鏞(정약용) 頗勝淵明子(파승연명자) : 도연명 자식보다 조금은 낫도다 能將栗寄翁(능장률기옹) : 아비에게 밤 부쳐왔으니 一囊分瑣細(일낭분쇄세) : 한 주머니 하찮은 것이지만 千里慰飢窮(천리위기궁) : 천리 밖 배고픔을 위로해서 겠지 眷係憐心曲(권계련심곡) : 아비 생각 잊지 않은 그 마음이 예쁘고 封緘憶手功(봉함억수공) : 봉할 때의 그 손놀림이 아른거리네 欲嘗還不樂(욕상환불악) : 먹으려 하니 되레 마음에 걸려 惆悵視長空(추창시장공) : 물끄러미 먼 하늘을 바라다보네. 有歎(유탄)-丁若鏞(정약용) 한탄스러워-丁若鏞(정약용) 去國張平子(거국장평자) : 나라 떠난 평자 장형이 있었고 思家杜少陵(사가두소릉) : 집 생각하던 두소릉도 있었다네. 無緣貽玉案(무연이옥안) : 옥소반을 줄 사람 없으니 何處置淸氷(하처치청빙) : 어디에 이 맑은 얼음을 놓아둘까. 澗樹仍同色(간수잉동색) : 시냇가 나무들은 모두 같은 색 山雲自數層(산운자수층) : 산에 구름도 층층이 여러 층이네. 空令狐鼠輩(공령호서배) : 공연히 여우와 쥐 같은 무리들 憑恃自欺凌(빙시자기릉) : 믿고서 스스로 날뛰게 만든다네. 薄醉(박취)-丁若鏞(정약용) 조금 취하여-丁若鏞(정약용) 薄醉排炎瘴(박취배염장) : 얼근하여 무더운 기운은 모르겠으나 長風憶水亭(장풍억수정) : 바람 잘 닿는 물가 정자가 그리워지네 性豪憐鷙鳥(성호련지조) : 성품 호방하여 매와 수리가 가엾어 身繫羨浮萍(신계선부평) : 매여있는 몸 부평초 처지가 부러워라 病習張機論(병습장기론) : 병들었기에 장기의 의서 내용을 익히고 飢抛陸羽經(기포육우경) : 배가 고파 육우의 줄기는 버렸었네. 鄕愁與國計(향수여국계) : 고향 생각과 나라 걱정에 朝暮視滄溟(조모시창명) : 아침 저녁 넓고 푸른 바다만 바라본다네. 遣興(견흥)-丁若鏞(정약용) 기분풀이-丁若鏞(정약용) 蠻觸紛紛各一偏(만촉분분각일편) : 함부로 부딪히며 분분하여 제각기 옳다하니 客窓深念淚汪然(객창심념루왕연) : 객창에 누워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솟는구나. 山河擁寒三千里(산하옹한삼천리) : 산과 물은 고작해야 삼천 리가 한정인데 風雨交爭二百年(풍우교쟁이백년) : 비바람 일으키며 서로 이백 년을 싸우웠구나. 無限英雄悲失路(무한영웅비실로) : 수많은 영웅호걸 길을 잃고 슬퍼했고 幾時兄弟耻爭田(기시형제치쟁전) : 어느 때나 형제들이 밭을 다투는 것 부꺼럽게 여길까 若將萬斛銀潢洗(약장만곡은황세) : 저 은하수 퍼내려서 말끔히 씻어버리면 瑞日舒光照八埏(서일서광조팔연) : 밝은 햇살 밝은 빛이 온누리에 비추리라 田園(전원)-丁若鏞(정약용) 전원에서-丁若鏞(정약용) 田園偕隱結心期(전원해은결심기) : 전원에서 함께 숨어살자 마음을 굳혔더니 不意人生有別離(부의인생유별리) : 생각지도 않게 인생에는 이별이 있구나 春去空懷松葉酒(춘거공회송엽주) : 봄이 가니 공연히 송엽주가 생각나고 月明誰聽木蘭詞(월명수청목난사) : 달은 밝은데 누가 목란사를 듣고있는가 孤鶯坐樹應須友(고앵좌수응수우) : 외로운 꾀꼬리는 나무에 앉아 친구를 기다리고 雙燕營巢好養兒(쌍연영소호양아) : 제비는 쌍쌍 집을 지어 새끼를 잘 기르리라. 莫把閒愁催白髮(막파한수최백발) : 쓸데없는 수심으로 백발을 재촉 말고 時將手札慰相思(시장수찰위상사) : 수시로 서찰 써서 그리움을 달래자. 遣悶(견민)-丁若鏞(정약용) 시름을 달래다-丁若鏞(정약용) 輕陰閣雨日曈曨(경음각우일동롱) : 가벼운 구름 살짝 끼었다 뒤이어 해가 돋아 小圃穿籬接水筒(소포천리접수통) : 울을 뚫고 대통에 물을 끌어 채마밭에 대었다네 萵葉綠時飛鷰母(와엽록시비연모) : 상추잎이 푸르를 때 제비는 날아들고 芥臺黃處睡鷄翁(개대황처수계옹) : 겨자 새움 누른 곳에서 장닭은 졸고 있네 野氓食土寧知樂(야맹식토녕지락) : 들판에서 흙을 먹는 농민이 어찌 낙을 알거나 君子畸人莫恨窮(군자기인막한궁) : 남다른 군자라면 가난함을 한하지 말아야지 山裏鋤園作家戒(산리서원작가계) : 산 속에서 밭매도록 집안 단속 그렇게 하고 不敎辛苦一經通(불교신고일경통) : 고통스럽게 경전 알려고 하지 않게 해야겠네 愁(수)-丁若鏞(정약용) 근심-丁若鏞(정약용) 山葛靑靑棗葉生(산갈청청조엽생) : 산에는 칡덩굴 푸르르고 대추잎 나고 長鬐城外卽裨瀛(장기성외즉비영) : 장기성 바깥은 바로 작은 바다라네 愁將石壓猶還起(수장석압유환기) : 수심은 바위로 눌러놓으려도 다시 일고 夢似煙迷每不明(몽사연미매불명) : 꿈길은 연기처럼 언제나 희미하기만 하네 晩食强加非口悅(만식강가비구열) : 늦게 밥을 더 먹는 것 밥맛 있어 아니고 春衣若到可身輕(춘의약도가신경) : 봄옷이 오면 몸이 한결 가벼울 거야 極知想念都無賴(극지상념도무뢰) : 생각 생각 모두가 부질없는 생각이로세 良苦皇天賦七情(량고황천부칠정) : 정말로 괴로운 것은 하늘이 내게다 칠정을 준것이네 煙(연)-丁若鏞(정약용) 담배-丁若鏞(정약용) 陸羽茶經好(육우다경호) : 육우가 남긴 다경도 좋고 劉伶酒頌奇(유령주송기) : 유령의 주송도 특이하도다 淡婆今始出(담파금시출) : 담배가 지금 새로 나와서 遷客最相知(천객최상지) : 귀양살이하는 자에게 제일이네 細吸涵芳烈(세흡함방열) : 가만히 빨아들이면 향기 물씬하고 微噴看裊絲(미분간뇨사) : 가늘게 내뿜으면 하늘하늘 실이 되네 旅眠常不穩(여면상불온) : 여관 잠자리가 늘 편치 못하여 春日更遲遲(춘일갱지지) : 봄날이 더욱 지루하기만 하네 鳥嶺(조령)-丁若鏞(정약용) 새재-丁若鏞(정약용) 吾觀陰雨備(오관음우비) : 내가 보기엔 사전의 대비책이 最於鳥嶺堅(최어조령견) : 무엇보다 새재 굳게 지카는 최선책이었네 重關鐵葉扉(중관철엽비) : 이중 관문에 철로 만든 문짝 樓櫓摩中天(루노마중천) : 치솟은 망루도 하늘에 닿을 듯 하고 天險旣難越(천험기난월) : 이 천험의 요새지는 넘기도 어렵다네. 人謀何獨偏(인모하독편) : 사람들의 생각이 어찌하여 홀로 치우쳤을까 若遂廢亭障(약수폐정장) : 요새가 만약 아예 없었던들 便可高枕眠(변가고침면) : 덩그렇게 베개 베고 잠잤을 수 있었겠지 荊榛暗風磴(형진암풍등) : 바람부는 어두운 돌비탈에 잡목 우거지니 誰與通人煙(수여통인연) : 누가 무슨 수로 안개 속에서 남과 통래할 것인가 攻守無常勢(공수무상세) : 공격과 수비는 상황 따라 달라야지 膠柱難調絃(교주난조현) : 교주고슬로는 줄 고르기 어려운법이라 秋風廓無翳(추풍곽무예) : 추풍령도 확 트여 막힘이 없어 八羊平如田(팔양평여전) : 팔양령도 평평하여 밭 같구나 隄防正在此(제방정재차) : 막아야 할 곳이 정작 여기인데 疏闊自昔賢(소활자석현) : 옛날부터 그리 엉성하게 터놓다니 亡羊莫補牢(망양막보뢰) : 염소 잃고 우리 고치지 말고 得魚休忘筌(득어휴망전) : 고기 잡았어도 통발은 잊지 말아야지 暫憩松根石(잠게송근석) : 소나무 뿌리 바위에서 잠시 쉬면서 長嘯望山巓(장소망산전) : 산꼭대기 바라보며 읊조려 보노라. 石隅別(석우별)-丁若鏞(정약용) 석우촌에서 이별-丁若鏞(정약용) 蕭颯石隅村(소삽석우촌) : 쓸쓸하다, 석우촌 前作三叉岐(전작삼차기) : 먼저 가야 할 길 세 갈래로 갈리었네 二馬鳴相戲(이마명상희) : 두 마리 말 장난하며 서로 소리며 似不知所之(사불지소지) :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느가 보다 一馬且南征(일마차남정) : 한 마리는 남으로 갈 말이고 一馬將東馳(일마장동치) : 한 마리는 동으로 달려야 할 말이라네 諸父皓須髮(제부호수발) : 삼촌들께선 머리와 수염 하얗고 大兄涕交頤(대형체교이) : 큰 형님은 눈물이 턱에 흘러내린다 壯者且相待(장자차상대) : 젊은이들이야 장래에 다시 만날 수도 있겠으나 耆耋誰得知(기질수득지) : 노인들 일이야 누가 알 것인가 斯須復斯須(사수복사수) : 잠깐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白日已西敧(백일이서기) : 해가 이미 서산에 기울었네 行矣勿復顧(행의물복고) : 가자꾸나, 다시는 돌아보지 말고 黽勉留前期(민면유전기) : 애써 다시 만날 기약을 한다네 詠木氷(영목빙)-丁若鏞 (정약용) 나무의 얼을꽃을 읊다-丁若鏞 (정약용) 江邊千萬樹(강변천만수) : 강가의 천만 그루 나무 一夜盡成翁(일야진성옹) : 하룻밤 사이 모두 늙은이로 변했네 投合緣同氣(투합연동기) : 기운이 투합하여 저리 어울려 雕鎪賴鉅工(조수뢰거공) : 조각된 모습 대단한 장인 솜씨같네. 輕搖風絮白(경요풍서백) : 솜같이 하얗게 바람에 가벼이 흔들리고 寒透日華紅(한투일화홍) : 차가운 날씨에 햇빛 붉게 투시되어 보이네 退老身何補(퇴로신하보) : 늙어 물러난 몸 어대에 보탬될가 深居樂歲豐(심거악세풍) : 깊이 들어앉아 풍년이나 즐겨보세 李廷年學官見訪(이정년학관견방)-丁若鏞 (정약용) 이정년 학관이 방문하다-丁若鏞 (정약용) 敦厚聞先訓(돈후문선훈) : 돈후한 성품을 선생님 통해 들었더니 經過見素心(경과견소심) : 겪어보니 그의 마음 알겠네 語從詩律細(어종시율세) : 그의 말은 시와 같이 자상하고 貌得典刑深(모득전형심) : 모습은 법도가 몸에 깊이 베어있네 小醉庭花影(소취정화영) : 뜰에 핀 꽃 그늘 아래서 잠시 취했다가 孤歸井柳陰(고귀정류음) : 우물가 버들 그늘로 혼자 돌아간다 騷人盡窮老(소인진궁노) : 시인묵객 모두가 궁하고 늙어 倚杖一沈吟(의장일침음) : 지팡이 짚고서 한 번 중얼거려 읊어보네 元 陵輓詞(元 릉만사)-丁若鏞(정약용) 영조 임금 만사-丁若鏞(정약용) 蠟炬連宮陌(납거연궁맥) : 횃불 궁중 길에 늘어서고 龍輴度御溝(용순도어구) : 임금님 상여 대궐 도랑을 건너간다. 山巒猶自立(산만유자립) : 산봉우리 혼자 서 있고 江漢不能流(강한불능류) : 강물도 목이 메어 흐르지도 못하는구나. 德澤涵窮蔀(덕택함궁부) : 덕성과 은혜를 궁한 백성 흠뻑 끼치고 眞游屬寢丘(진유속침구) : 진정으로 휴식하려 능침으로 돌아가시네. 嗚呼信英主(오호신영주) : 아! 진실로 훌륭한 임금이셨네 謨烈照千秋(모열조천추) : 그 뛰어난 정책 천추에 빛나리라 陪家君還苕川(배가군환초천)-丁若鏞(정약용) 아버지를 모시고 소천으로 돌아오다-丁若鏞(정약용) 春風滿天地(춘풍만천지) : 봄바람 온 세상에 가득 하고 拍拍吹人衣(박박취인의) : 산들산들 옷깃에 불어오는구나. 自玆返鄕里(자자반향리) : 이로부터 고향 땅에 돌아가면 寧復有是非(령복유시비) : 그 어찌 시시비비 다시 있으리. 園田一二頃(원전일이경) : 우리집 남새밭 한두 이랑 土軟蔬果肥(토연소과비) : 토질 부드러워 채소 과일 탐스럽다 剓爒雖不備(이료수불비) : 찌고 구운 고기야 준비하지 못했지만 亦足充吾饑(역족충오기) : 또한 주린 창자 채울 만은 하다네. 勞心養鷄豚(노심양계돈) : 노력하여 닭 돼지 기르며 산다면 王政可無違(왕정가무위) : 왕도 정치 전혀 문제가 없으리라. 陶然樂天倫(도연악천륜) : 흐뭇하게 천륜을 즐기니 此事良所稀(차사양소희) : 이 일이야말로 정말 귀한 것이라네. 冬日領內赴京踰鳥嶺作(동일영내부경유조영작)-丁若鏞(정약용) 아내와 서울로 가던 중 조령을 넘으며-丁若鏞(정약용) 嶺路崎㠊苦不窮(영노기허고불궁) : 고갯길은 험하디 험하여 끝없이 이어지고 危橋側棧細相通(위교측잔세상통) : 높고 기울어진 절벽 다리를 조심조심 지나간다 長風馬立松聲裏(장풍마입송성이) : 거센 솔바람 소리에 말이 주춤거리고 盡日行人石氣中(진일행인석기중) : 종일토록 길가는 사람 바위 기운 속을 지난다. 幽澗結冰厓共白(유간결빙애공백) : 깊은 골짜기가 얼어 비탈과 함께 희고 老藤經雪葉猶紅(노등경설엽유홍) : 시들은 덩굴 지나간 눈발에 잎이 오히려 붉네. 到頭正出鷄林界(도두정출계림계) : 입구에 이러니 마침내 계림의 경계 벗어나 西望京華月似弓(서망경화월사궁) : 서쪽으로 서울 바라보니 달은 그믐달이구나. 到荷潭(도하담)-丁若鏞(정약용) 하담에 도착하여-丁若鏞(정약용) 南郡山川美(남군산천미) : 남녘 고을은 산천이 아름답고 東阡歲月移(동천세월이) : 동녘 밭은 세월이 변하였구나. 却將新婦至(각장신부지) : 문득 신부 데리고 고향에 오니 空惹里人悲(공야리인비) : 고연히 마을 사람 슬픔을 자아낸다. 松下來誰問(송하래수문) : 솔 밑에 찾아온 자 누군지 물어보고 莎邊坐共遲(사변좌공지) : 잔디 가에 한참 동안 함께 앉았다네. 飛飛點衣雪(비비점의설) : 날리는 눈송이는 옷에 떨어져 悽愴似庚寅(처창사경인) : 처량한 이내 마음은 어머니 돌아가신 경인 년과 같다네 舟橋行(주교행)-丁若鏞(정약용) 배다리의 노래-丁若鏞(정약용) 漢水何其廣(한수하기광) : 한강의 물은 넓고 넓어 끝이 없고 其深不可量(기심불가량) : 그 깊어서 잴 수도 없도다. 有時起駭波(유시기해파) : 이따금 거센 물결 일어나면은 中有蛟龍藏(중유교룡장) : 그 속에 교룡이 숨어 있다네. 千艘織如練(천소직여연) : 천 척의 배 베 짜듯 늘어섰으니 孰謂川無梁(숙위천무량) : 어느 뉘 다리 없는 강이라 하는가. 聖孝結舜慕(성효결순모) : 우리 임금 효성은 순임금 효성을 간직하시어 每歲覲隋岡(매세근수강) : 해마다 선친 묘소 참배하신다. 漢文馳峻坂(한문치준판) : 한 문제 험한 언덕 달리려 할 제 袁盎戒垂堂(원앙계수당) : 원앙이 수당으로 경계했노라. 恭知千乘主(공지천승주) : 사모하여 알겠노라, 제후국 군왕으론 不用一葦航(부용일위항) : 조각배 써서는 안 되는 걸. 綠浪迷天委(녹랑미천위) : 푸른 물결 하늘 끝 아스라하고 流波截地綱(류파절지강) : 흐르는 물은 땅줄기 갈라놓는구나. 旌旗絢光影(정기현광영) : 수많은 깃발의 현란한 그림자 搖蕩無定方(요탕무정방) : 일정한 방향 없이 흔들려 나부낀다.. 願爲烏與鵲(원위오여작) : 원하노니, 까막까치 위하여 塡河俾爾康(전하비이강) : 강물을 메워 너희들로 하여금 편케 하기를. 七月三日寫景(칠월삼일사경)-丁若鏞(정약용) 칠월삼일 경치-丁若鏞(정약용) 龍氣吹腥過釣臺(용기취성과조대) : 용의 기운 같은 것이 비린내 풍기며 낚시터를 지나가고 紫筠簾戶黑成堆(자균렴호흑성퇴) : 자색 대발 주렴 밖에는 검은 구름 쌓이네. 二三點滴蛙先聒(이삼점적와선괄) : 두서너 방울 듣자 개구리가 먼저 떠들고 西北風兼犢亂回(서북풍겸독란회) : 곁들여 부는 서북풍에 송아지들 야단이로구나. 已看百谷噴飛溜(이간백곡분비유) : 골짝마다 뿜어 날리는 물방울은 보았지만 忽有孤雲曳斷雷(홀유고운예단뢰) : 갑자기 구름 하나가 천둥소리 끌고 오네. 薄晩溪橋虹彩歇(박만계교홍채헐) : 해질 녘 개울 다리에 무지개가 걷히더니 夕陽紅處數峯來(석양홍처수봉래) : 석양빛에 붉어진 봉우리가 눈앞에 닿아온다 踰秋風嶺(유추풍령)-丁若鏞(정약용) 추풍령을 넘으며-丁若鏞(정약용) 二白飛騰脊勢强(이백비등척세강) : 태백산 소백산 두산은 산세도 웅장하고 神龍於此地中藏(신용어차지중장) : 이곳의 신용은 땅속에 숨어있도다. 溪通北地趨黃澗(계통북지추황간) : 개울은 북쪽 땅으로 통하고 황간으로 달려 山出西枝繞赤裳(산출서지요적상) : 산은 서쪽 지류로 뻗어 적상산을 에워쌌도다. 每向高峯增塹壘(매향고봉증참루) : 높은 산봉우리 향해 우뚝우뚝 성벽은 쌓았지만 誰知平陸是關防(수지평육시관방) : 평평한 뭍이 요새란 걸 어느 누가 알겠는가. 淸州大野開千里(청주대야개천리) : 청주 고을 큰 들판은 천리나 열려있으니 一據秋風便搤吭(일거추풍편액항) : 한번 추풍령 빼앗기면 멱살을 잡히리라. 晩晴(만청)-丁若鏞(정약용) 늦게 개다-丁若鏞(정약용) 晩涼收雨氣(만량수우기) : 서늘한 늦바람에 비 걷히고 晴色入禪樓(청색입선루) : 갠 하늘 빛 절의 누대로 비춰든다. 映日峯黃嫩(영일봉황눈) : 빛나는 햇빛에 봉우리 누렇고 含風竹翠柔(함풍죽취유) : 바람 머금은 대나무 푸른 채 흔들린다. 心隨滄海遠(심수창해원) : 마음은 푸른 바다 따라 멀리 있는데 身與老僧謀(신여노승모) : 몸은 늙은 중과 함께 이야기한다. 怊悵玆山路(초창자산노) : 허전하고 서글픈 이 산길에서는 潮頭見小舟(조두견소주) : 밀려오는 물결에 작은 배만 보이는구나. 獨笑(독소)-丁若鏞(정약용) 혼자 웃다-丁若鏞(정약용) 有粟無人食(유속무인식) : 곡식 있어도 먹을 사람 없는데 多男必患飢(다남필환기) : 아들 많은 자는 배고파 걱정이구나. 達官必憃愚(달관필창우) : 높은 벼슬아친 꼭 바보이어야 한다면 才者無所施(재자무소시) : 재주 있는 자는 써먹을 곳이 없는 걸세 家室少完福(가실소완복) : 모든 복 다 갖춘 집안 적고 至道常陵遲(지도상릉지) : 최고의 길은 늘 쇠퇴하기 마련이어라 翁嗇子每蕩(옹색자매탕) : 늙은 아비 인색하면 자식 방탕하기 마련이고 婦慧郞必癡(부혜랑필치) : 아내가 지혜로우면 사내는 꼭 어리석도다. 月滿頻値雲(월만빈치운) : 달이 차면 구름 자주 끼고 花開風誤之(화개풍오지) : 꽃이 피면 바람이 망쳐놓는구나 物物盡如此(물물진여차) : 천지만물 다 이러한 것이니 獨笑無人知(독소무인지) : 혼자 웃는 내 웃음 아는 사람 아무도 없어라 曉坐(효좌)-丁若鏞(정약용) 새벽에 일어나 앉아-丁若鏞(정약용) 缺月生殘夜(결월생잔야) : 날 샐 무렵 뜬 조각달 淸光能幾何(청광능기하) : 그 맑은 빛 얼마나 갈까. 艱難躋小嶂(간난제소장) : 작은 산 간신히 기어올라 無力度長河(무력도장하) : 힘 없이 긴 강을 힘이 건너간다. 萬戶方酣睡(만호방감수) : 집집마다 단잠에 빠졌는데 孤羈獨浩歌(고기독호가) : 나그네 혼자 호탕하게 노래 부른다. 寺夕(사석)-丁若鏞(정약용) 저녁에 절에서-丁若鏞(정약용) 落日隱脩杪(낙일은수초) : 지는 해 긴 나무 끝에 숨어들고 池光幽可憐(지광유가련) : 잔잔한 못에 비친 빛이 사랑스럽구나. 新蒲猶臥水(신포유와수) : 새로운 부들 물 위에 누웠고 疏柳正含煙(소유정함연) : 성긴 버드나무는 연기를 품었구나. 小滴遙承筧(소적요승견) : 멀리서 흠대로 끌어온 물방울 餘流暗入田(여류암입전) : 차고 남으면 잠잠히 밭으로 흘러든다. 誰將好丘壑(수장호구학) : 누가 이렇게 좋은 골짜기 가져와 留與數僧專(유여수승전) : 중들에게만 남겨주었는가. 纖月風林外(섬월풍임외) : 초승달은 바람 부는 숲에 걸려있고 幽泉露碓邊(유천로대변) : 노천 방앗간에는 그윽한 샘물 흐른다. 巖巒收氣色(암만수기색) : 바위도 산도 기색이 잠기고 籬塢積雲煙(리오적운연) : 울타리와 언덕은 안개구름에 싸여 있다. 鍾動隨僧粥(종동수승죽) : 종소리 울리자 중들은 죽을 먹고 香銷伴客眠(향소반객면) : 향불은 꺼지고 객과 잠이 들었구나. 潛嗟古賢達(잠차고현달) : 아, 옛 성현과 도사들도 多少愛逃禪(다소애도선) : 중 되기 좋아한 자 많았었다. 百鳥眠皆穩(백조면개온) : 온갖 새들은 다 깊이 잠들고 悲鳴獨子規(비명독자규) : 슬피 우는 것은 오직 두견새뿐이구나. 畸孤寧有匹(기고녕유필) : 외로운 신세 어찌 짝인들 있겠는가. 棲息苦無枝(서식고무지) : 깃들 나무 가지조차도 없어 괴로워라. 眇眇春風憶(묘묘춘풍억) : 봄바람 살랑살랑 불어오면 추억에 잠기고 蒼蒼夜色疑(창창야색의) : 창창한 밤이 되면 더 불안해진다. 月沈人正睡(월심인정수) : 달이 지고 사람들도 잠들어버리면 淸絶竟誰知(청절경수지) : 너무나 청아한 것 누가 알아준단 말인가 山亭値雨(산정치우)-丁若鏞(정약용) 산 속 정자에서 비를 만나다-丁若鏞(정약용) 小檻新成織錦坊(소함신성직금방) : 작은 집을 새로 직금 고을에 지으니 黃리啼歇綠陰長(황리제헐록음장) : 꾀꼬리 울음 그치고 녹음은 우거졌구나. 驚雷忽破層空暗(경뢰홀파층공암) : 갑작스런 뇌성벽력 터져 층층 하늘이 깜깜하고 快雨仍瀉半日涼(쾌우잉사반일량) : 쏟아지는 빗줄기에 한나절이 시원하다. 亂溜侵人移枕簟(란류침인이침점) : 어지러운 낙숫물 사람에 튀겨 자리를 옮기니 餘歡留客進茶湯(여환유객진다탕) : 기분 좋아은 나머지 손님을 붙들어 차 끓여서 권했다 朝官却在喧卑處(조관각재훤비처) : 조정관리 떠들썩하게 아래에 있더니 車馬衝泥入建章(차마충니입건장) : 거마가 진창을 지나 궁궐로 들어간다. 望龍門山(망용문산)-丁若鏞(정약용) 용문산 바라보며-丁若鏞(정약용) 縹渺龍門色 終朝在客船 표묘용문색 종조재객선 洞深惟見樹 雲盡復生煙 동심유견수 운진복생연 早識桃源有 難辭紫陌緣 조식도원유 난사자맥연 鹿園棲隱處 悵望好林泉 록원서은처 창망호림천 아득한 저 용문산 빛 아침이 다가도록 객선을 비춘다. 골짜기 깊어 나무만 보일 뿐 구름 걷히니 연기 피어오른다. 복숭아 언덕 있는 줄을 알고 있지만 화려한 서울 거리와 인연 끊기 어려워라. 보이지 않는 곳에 절이 있으리니 바라보니 숲과 물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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