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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講座

매화예찬

by 권석낙 2019. 9. 27.






  一樹庭梅雪滿枝 / 뜰앞에 매화나무 가지 가득 눈 꽃 피니

風塵湖海夢差池 / 풍진의 세상살이 꿈마져 어지럽네

  玉堂坐對春宵月 / 옥당에 홀로 앉아 봄 밤의 달을 보며

   鴻雁聲中有所思 / 기러기 슬피 울제 생각마다 산란하다

-  이퇴계 매화 시 -

 



 

梅一生寒不賣香

 

글귀를 해석하면 매화는 평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는 않는다 라는 뜻이다.

 

옛날의 곧은 선비들은 가난하게 살아도 그 청빈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지조를 지키고 체신과 품위에 흠을 남기는 일에는 삼가했으며 학문을 닦고

도야을 넓히는데 일생을 주저하지않았다

 

사는것이 아무리 고달퍼도 신분의 지조를 견지하며 살아가는것

바로 그것이 우리 조상들의 정신 바탕이었다

위에 사진에 게제된 시처럼 이 퇴계도 매화를 지극히 사랑하며

기생 두향이와의 사랑에도 읊조리기도 하였다 

 

올해는 유독히 혹한의 겨울을 맞고 있다 아무리 강인한 사람일지라도

이 엄동의 설한에 삭풍을 맞으며 광야에서 3일을 견딜수는 없을것이다

 

매화는 고드름처럼 얼어버린 가지목을 지키며

눈이 덮히든 북풍의 칼바람을 맞든 불빛 하나없는 산야에서

온기없는 밤별을 받으며 인고의 시간속에서 그 위대한 생명을 견지하는것은 ....

이토록 매서운 추위를 걷어버릴 봄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매화는 청아한 그꽃잎으로 봄의 문턱에서 맨 먼저 반겨줄 것 이기 때문이다.

 

       매화예찬    

                         -한용운-   

 

매화를 반가이 만나려거든,  그대여, 눈 쌓인 강촌(江村)으로 오게

저렇게 얼음 같은 뼈대이거니,  전생(前生)에는 백옥(白玉)의 넋이었던가.

 

낮에 보면 낮대로 기이한 모습,  밤이라 그 마음이야 어두워지랴.

긴 바람 피리 타고 멀리 번지고 따스한 날 선방(禪房)으로 스미는 향기!

 

매화로 하여 봄인데도 시구에는 냉기 어리고, 따스한 술잔 들며 긴긴 밤 새우는 것.

하이얀 꽃잎 언제나 달빛을 띠고, 붉은 그것 아침 햇살 바라보는 듯

 

 

그윽한 선비 있어 사랑하노니, 날씨가 차갑다 문을 닫으랴.

강남의 어지러운 다소의 일은 아예, 매화에겐 말하지 말라. 

세상에 지기(知己)가 어디 흔한가. 매화를 상대하여 이 밤 취하리.

 



위의 팔폭 병풍 휘호는 백범 김구선생께서 남기신 작품이다.

 

 

梅花能紅李花白(매화능홍이화백)-매화꽃 아주 붉고 오얏 꽃은 하얀데,  

春深何處無顔色(춘심하처무안색)-깊은 봄 어느곳인들 아름답지 않으랴?. 

不應尙有一梅枝 (불응상유일매지)-매화꽃 한 가지 아직 피어 나지 않음은,   

可是東君若留客 (가시동군약유객)-봄의 신령 손님처럼 머룰게 하려함인가 .

向來開處當嚴冬(향내개처당엄동)-지난번 꽃 필적엔 혹한의 찬 겨울이었지,   

白者未白紅未紅 백자미백홍미홍)-흰 꽃은 희지않고 붉은 꽃도 붉지 못했네. 

至今已時丈人行 (지금이시장인행)-지금은 이미 어른의 행실 하는 때이나,  

肯與年少爭春風 (긍여년소쟁춘풍)-봄바람과 다투는 젊은이와 즐겨 보리라.

  

시문은 북송의 당경(唐庚- 字는 子西 1071-1121)이

<이월의 매화를 보고(二月見梅)>라는 제목의 시문으로  고문진보에 전하여 내려오고 있다.

 

- 퇴계의 친필 매화시 -

 



 

    -  陶 山 月 夜 詠 梅 -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챵야색한)- /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 매화나무 가지 끝엔 둥근 달이 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도 이니,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량만원간)- /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네.

 

山夜寥寥萬境空(산야요요만경공)- / 산 속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비었는 듯, 

  白梅凉月伴仙翁(백매량월반선옹)- / 흰 매화 밝은 달이 늙은 신선 벗해 주네. 

     箇中唯有前灘響(개중유유전탄향)- / 그 가운데 오직 앞 내 흐르는 소리 들리니, 

揚似爲商抑似宮(양사위상앙사궁)-  / 높을 때는 商음이고 낮을 땐 宮음일세.

 

 

步履中庭月趁人(보리중정월진인)- / 마당을 걸어가면 달이 사람 쫓아오고,

    梅邊行遼幾回巡(매변행요기회순)- / 매화 옆을 걸어 돌며 벛번이나 돌았던가.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나길 이졌는데,

香滿衣巾影滿身(향만의건영만신)- / 향기는 옷에 가득 꽃 그림자 몸에 가득

 

 

晩發梅兄更識眞(만발매형갱식진)- / 늦게 핀 매화가 참됨을 다시 알아선지,

  故應知我怯寒辰(고응지아검한진)- / 이 몸이 추위를 겁내는지를 아는지. 

可憐此夜宜蘇病(가린차야의소병)- / 가련쿠나 이 밤에 병이 낫는다면

能作終宵對月人(능작종소대월인)-  / 밤이 다가도록 달과 마주 하련만.

 

 

往歲行歸喜裛響(왕세행귀히읍향)- / 몇 해 전엔 돌아와 향기 맡아 기뻐했고,  

去年病起又尋芳(거년병기우심방)-  / 지난해엔 병석을 털고 다시 꽃 찾았다네.

如今忍把西湖勝(여금인파서호승)- / 어찌 이제 와서 차마 서호의 절경을,

博取東華軟土忙(박취동화연토망)-  / 우리 비옥한 땅 바쁜 일과 바꿀 손가.

 

老艮歸來感晦翁(노간귀래감회옹)- / 魏섬之가 돌아와 朱喜를 감동하게하니,

 託梅三復嘆差同(탁매삼복탄수동)- / 삼첩곡의 매화는 복사꽃 오얏꽃과 함께함을 부끄러워 하였네.

一杯勸汝今何得(일배권여금하득)- / 한잔 술 권한것을 지금 어이 얻겠는가

 千載相思淚點胸(천재상사누점흉)- /  천년후에 그리뤄 하니 눈물이 가슴애 떨어지네.

 

매화핀 창가 /퇴계 이황(李滉)

 

黃卷中間對聖賢(황군중간대성현)누렇게  바랜  옛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며

虛明一室坐 超然(허명일실좌초연)비어 있는  방안에  초연히 앉았어
梅窓又見春消息(매창우견춘소식)매화 핀  창가에서  봄소식을 다시 보니

 莫向瑤琴嘆絶絃(막?요금탄절현) 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을  말라.

 

 

매화와 청담/ 이색(李穡)

개울물 맑고 얕은 매화 핀 강남인데
황혼에 달이 뜨니 가서 한몫 들고지고.
늙은 목은 병 치른 후 말솜씨가 늘어나서,
암향이니 소영이니 청담속에 자주드네

 

 

매화가지의 달 / 원천석(元天錫)

 

눈썹같은 초승달이 추운밤을 알리는데
매화 흰 바탕의 그 밝음이 사랑옵다.

바람 자고 밤 깊은데 사람들 흩어진 뒤
찬 빛 서로 비추자니 향기도 맑은지고!

 

 

梅雨 / 김시습(金時習)

매실이 익을 때면 자욱히 비도 내려
쌍쌍이 새끼 제비 새 집을 지을 때라.
어느듯 거문고는  남풍가를 타고 있고,
솔 소리 샘물 소린 詩 속으로 스며 들고

 

달 아래 보는 매화 / 이승소(李承召)

 

매화는 눈과 같고  달빛은 서리 같아
이따금 실바람이   暗香을 보내누나.
달 아래 보는 이 맑음  뼛골에 사무치거니,
다시 무슨 잡념이 일어  시사에 따고 들랴?

 

둘 다 말이 없고 / 성삼문(成三問)

사람은 옥인 양 다사로웁고
꽃은 눈인 양 평화로워라!
서로 바라봄에 한 마디 말이 없고
푸른 하늘 달이 비추고 있다.

 

           黃卷中間對聖賢(황권중간대성현)

           누렇게 바랜 옛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며

           虛明一室坐超然(허명일실좌초연)

           비어 있는 방안에 초연히 앉았노라 

           梅窓又見春消息(매창우견춘소식)

           매화 핀 창가에서 봄소식을 다시 보니 

           莫向瑤琴嘆絶絃(막향요금탄절현)

           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을 말라 

                 - 퇴계 이황이 두향에게 보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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