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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好古創新

by 권석낙 2019. 9. 22.



從 來 多 古 意   可 以 賦 新 詩 

이제껏 옛 뜻이 많았었던지라 

새로운 詩篇(시편)을 지을 수가 있다네 

 

즉, "好古(호고)"의 蘊蓄(온축) 아래 "創新(창신)"이 빛이 나게 된다는 뜻이다.

"法古創新(법고창신)"이라는 딱딱한 말보다 훨씬 부드럽고 멋있다. 

허황된 꿈을 꾸지 말라. 젓갈처럼 옛 뜻에 푹 곰삭혀진 뒤에라야 참된 자기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이치를 몰라 옛것이라면 무슨 쾨쾨한 물처럼 대하여 곁눈질도 하지 않고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것에만 눈독을 들일 뿐이다. 

이 구절을 <정민>이라는 사람이 조선일보에 소개하였는데, 설명이 부족하다. 

왼쪽 구절을 "杜甫(두보)"의 시 구절이라고만 했을 뿐, 두 편의 詩(시)에서 각기 한 구절씩 따 온 것이라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 모르는 이들은 이 구절이 한 편의 詩에서 나온 것인 줄 알지 않겠는가! 

이 두 구절의 출처는 아래와 같다. 

 

[登兗州城樓]
東郡趨庭日 / 南樓縱目初
浮雲連海岱 / 平夜入靑徐
孤嶂秦碑在 / 荒城魯殿餘
從來多古意 / 臨眺獨躊躇 

동군에서 아버님의 가르침을 받을 때
처음으로 남루에서 사방을 둘러 보았다
뜬 구름은 동해와 태산에 이어졌고
넓은 들판은 청주와 서주로 들어가네
외로운 묏뿌리엔 진의 비석만 남아 있고
황량한 성터에는 노정만이 남아 있도다
예로부터 옛 뜻이 많았기에
높은데서 바라보니 홀로 머뭇거리네 

 

[巳上人茅齋] 

巳公茅屋下 / 可以賦新詩
枕簟入林僻 / 茶瓜留客遲 

江蓮搖白羽 / 天棘蔓靑絲

空忝許詢輩 / 難酬支遁詞

사상인님 초가집 아래에서는
새로운 시를 지을  수가 있다네
목침과 댓자리 가지고 깊숙한 숲으로 드니
차와 외를 내놓으며 객을 오래 머물게 한다
강의 연꽃은 흰 부채처럼 흔들리고
천문동 덩굴은 푸른 실처럼 뻗어 있다
산수 유람 좋아한 "許詢(허순)"을 공연히 욕되게 하고
수도승인 "支遁(지둔)"의 말씀에 응대하기 어렵구나
 

 

 

  


小 月 留 軒 如 雅 士 

暗 泉 鳴 枕 若 情 人 

난간에 머무는 작은 달은 

단아한 선비 같고 

베개에 들리는 샘물 소리는 

정든 님과도 같구나 

 

癸 巳 楓 辰 

계사년 단풍 드는 계절에 

 

窓 北 支 頤 臥

陽 明 夢 見 陶

북녘 창에 턱 괴고 누웠노라니

볕살 밝아 꿈길에

陶淵明(도연명)을 보는구나 

 

吾 書 畵 自 信 如 芝 山 面 

나의 글씨와 그림은 

芝山의 얼굴과도 같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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