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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贈某女

by 권석낙 2019. 9. 21.

 

 

 



 

客 枕 蕭 條 夢 不 仁

滿 天 霜 月 照 吾 隣

綠 竹 靑 松 千 古 節

紅 桃 梨 白 片 時 春

昭 君 玉 骨 胡 地 土

貴 妃 花 容 馬 嵬 塵

世 間 物 理 皆 如 此

莫 惜 今 宵 解 汝 裙

 

               허전하고 쓸쓸하기만 한 나그네 잠자리는

               꾸는 꿈도 어수선하고

               하늘 가득 채운 싸늘한 달빛만

               텅 빈 내 옆자리를 채우는구나

 

               아무렴!

               저 푸르른 대나무와 소나무는

               千古(천고)의 절개를 지키겠지

               그렇지만 붉은 복사꽃과 하이얀 배꽃은

               한 조각 봄날로 그만 아니더냐

 

               절세 미인 王昭君(왕소군)의 玉骨(옥골)도

               오랑캐 땅의 한 줌 흙이 되었고

               傾國美人(경국미인) 양귀비의 꽃같은 그 모습도

               馬嵬(마외) 언덕의 티끌이 되고 말았다

 

               세상 이치가 이러하거늘

               그래, 오늘 밤만큼은

               네가 입고 있는 치마를

               아끼지 말고 좀 벗어 줄래?

 

 


[김홍도 그림(부분)]

 

 

풍자 시로 유명한 金炳淵[김병연 : 1857 ~ 1863]의 시이다.

남녀간의 애정 행각이 이 정도가 되면 진하다못해 아예 "포르노그라피" 수준이다.

이 정도 생각을 드러낸다는 것은 서로 더 감출 게 없을 정도의 교류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이런 시가 아무 거리낌없이 나올 것이다.

죽으면 썩을 몸뚱이요 덧없는 게 인생이니 너랑나랑 오늘 하룻밤 즐겨 보자는 심산인 것이다.

정말 이 시의 주인공인 여인과 즐거운[?] 하룻밤을 보낸 것인지는 모르겠다.

당시 이런 시가 만연한 것은 "儒敎(유교)"의 [敎條主義(교조주의]가 쇠퇴할 대로 쇠퇴하던 무렵이었다.

따라서 아래 "단원 김홍도"의 春畵(춘화)도 서로 숨겨 가며 감상하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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