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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習書 - 李滉

by 권석낙 2026. 1. 8.

安平大君 書論

字法從來心法餘

習書非是要名書

글자는 마음으로부터 정한 흔적의 남음이다.

그 흔적을 규정한 것이 字法이다.

글씨를 많이 써서 익혀 잘 쓰면 명예는 자연히 오는 것

글씨를 익힘에 명예를 앞세우면 大成할 수 없다.

 

字法從來心法餘 習書非是要名書

글씨 쓰는 법이란 애초부터 마음 법의 표현이니,

글씨를 쓰는 것은 명예를 얻고자 함이 아니라네.

 

習書 (습서) / 李滉(이황)

서예 익히는 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읊다

 

字法從來心法餘 (자법종래심법여)

글씨 쓰는 법이란 애초부터 심법의 하나일 뿐

 

習書非是要名書 (습서비시요명서)

글씨 익히는 것이 명필이 되고자 함은 아니네

 

蒼羲制作自神妙 (창희제작자신묘)

창힐과 복희가 문자 만든 건 절로 신묘하지만

 

魏晋風流寧放疎 (위진풍류녕방소)

위 종요와 동진 왕희지 서법 어찌 소홀하리오

 

學步吳興憂失故 (학보오흥우실고)

조맹부 따라 배우려다 옛 것 잃을까 걱정되고

 

效嚬東海恐成虛 (효빈동해공성허)

장필을 본받으려다 허탕을 칠까 봐 두려웁네

 

但令點劃皆存一 (단령점획개존일)

한 점 한 획 마음을 한 곳에 모을 수만 있다면

 

不係人間浪毁譽 (불계인간랑훼예)

뭇 사람들의 비방과 칭찬에는 괘념치 않으리

 

<注釋>

心法(심법)이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색(色)과 심(心)으로 나누었을 때,

의식 작용의 본체인 심왕(心王)과 심소(心所)를 이르는 말로

흔히 마음을 쓰는 법을 의미한다.

 

魏晋(위진)이란 중국의 삼국시대에 뒤이은 「위진남북조시대」의 그 위(魏)나라와 동진(東晋)을 말한다.

여기서는 위나라의 명필 종요(鍾繇, 151~230년))와

동진의 명필 왕희지(王羲之, 303~361년)를 가리킨다.

 

吳興(오흥)은 원(元)나라 때의 명필 조맹부(趙孟頫, 1254~1322년)의 출신지 이름으로

여기서는 조맹부를 가리킨다.

조맹부는 시(詩) 서(書) 화(畵) 인(印)에 모두 능했으며,

후대 서예에 큰 영향을 준 조체(趙體)라는 독창적인 글씨를 만들었다.

 

效嚬(효빈)은 타인의 어떤 행동에 숨겨진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채 무작정 따라하는

맹목적인 행동을 나무랄 때 사용하는 말이다.

 

東海(동해)는 명(明)나라 때의 명필 장필(張弼, 1425~1487년)의 호(號)로

초서(草書)에 능해 독특한 서체를 남겼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년) 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이동설(理動說)·이기호발설 등 주리론적 사상을 형성하여 주자성리학을 심화하여 발전시켰으며

조선 후기 영남학파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주자서절요> <이학통록> <석학십도> 등의 저서를 남겼다.

字法終來心法餘(자법종래심법여)

자법(字法)이란 본래 심법(心法)의 표현이라

習書非是要名書(습서비시요명서)

명필(名筆)이 되자고 글씨 익히는 것 아니라네

蒼羲制作自神妙(창희제작자신묘)

창힐(蒼詰)·복희(伏羲) 제작은 저절로 신묘하였고

 

魏晉風流寧放疎(위진풍류영방소)

위진(魏晋)의 풍류라서 방탕하고 소홀하리

 

學步吳興憂失故(학보오흥우실고)

오흥(조맹부)을 익히다간 옛것마저 잃기 쉽고

 

效顰東海恐成虛(효빈동해공성허)

동해(張弼)를 본뜨다가 헛것 될까 두렵구나

 

但令點畫皆存一(단령점획개존일)

다만 점·획마다 순일(純一)을 지녔다면

 

不係人間浪毁譽(불계인간낭훼예)

세상의 뜬 훼예(毁譽)에 관계될게 없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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