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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楓橋夜泊 - 張繼

by 권석낙 2025. 5. 8.

楓橋夜泊 - 張繼

풍교에서 밤에 배를 대다

 

月落烏啼霜滿天 월락오제상만천

江楓漁火對愁眠 강풍어화대수면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외한산사

夜半鐘聲到客船 야반종성도객선

'달 지자 까마귀 울고 서리는 하늘에 가득한데,

강가 단풍나무와 고깃배의 불을 보며 잠 못 이루네.

쑤저우(고소성) 성 밖 한산사의,

자정을 알리는 범종 소리는 나그네의 뱃전을 두드린다.'

 

※上有天堂 下有蘇杭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엔 소주와 항주가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

강소성 소주蘇州에서 2시간 정도 거리의 곤산昆山에 속해 있는

민속촌으로 명明,청淸대의 옛고을의 모습을 복원해 놓은

중국 제일의 수향도시인 주장周庄이다.

 

명사들의 일화와 역사가 깃든 2천5백 년의 고도古都 소주蘇州 한산사寒山寺,

6세기초 남조南朝의 양梁나라때 창건 된 고찰古刹. 본래 이름은

묘리보명탑원妙利普名塔院. 한산사寒山寺는 당唐나라 태종太宗때

시명詩名으로도 명성이 높았던 고승高僧 한산寒山이

주지住持로 이곳에 살았다 하여 그 이름에서 유래 되었다.

 

풍교야박楓橋夜泊은 장계張繼가 그의 나이 56세인 당나라 현종 때

과거시험에 응시 했다가 세 번째 낙방을 한 직후에 쓴 시詩다.

당시 썩어빠진 조정의 암담한 현실과 자신의 절망이 깊게 밴 짧으면서도

의미 깊은 시詩로 강가의 쓸쓸한 밤 풍경을 빗대어 고뇌찬 심정을 쏟아냈다.

현실의 벽 앞에 절망하는 한 지식인의 서러움이 고스란히 녹아 든

주옥같은 명시名詩다. 그는 실력이 모자라서 과거에 낙방한 게 아니라

당시 당唐나라 조정은 시제試題를 사전에 유출시킬 만큼 타락해 있었고,

벼슬자리를 사고 파는 매관매직이 성행해 부패가 온 나라를 뒤덮은

암울한 시기였다.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고,

뜻 있는 선비들은 초야로 숨어들고 크고 작은 변란은 끊임없이 일어나던

혼탁하고 절망적인 시기에 살았던 장계였다. 세 번 째도 과거에 낙방을

해 암담한 현실의 절망과 서러움에 울분을 삼키며 나룻배를 타고

홀로 고향으로 돌아가던 장계는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에 이르렀는데 그날도 날이 저물었다.

 

楓橋夜泊 풍교야박

밤배 풍교에 깃들다

 

月落烏啼霜滿天 월낙오제상만천

달 지고 까마귀 울고 하늘엔 찬서리 가득하고,

江楓漁火對愁眠 강풍어화대수면

강가의 고깃배도 시름속에 잠 못 드네.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 밖 한산사의

夜半鐘聲到客船 야반종성도객선

깊은 밤 종소리가 뱃전에 이르는구나.

 

풍교楓橋 밑에 배를 대고 지친 몸을 추스리며 뱃전에 누어

늦은잠을 청하려는데, 고깃배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처량하게 눈에 들어온다. 물고기를 잡아 하루 하루 연명하는

저 어부의 고된 삶의 현실이나, 인생 전부를 과거시험에 건 삶이었건만

내 생애 마지막 시험마저 낙방하고 절망하는 내 신세나,

다를 바 뭐가 있으랴. 달은 기울고 까마귀 처량하게 울고,

찬서리 하늘 가득 내리는 이 밤, 강가의 밤추위는 뼛속까지 파고드는데.

암울한 조정의 절망적인 현실이 너무도 괴롭구나,

시름속에 잠 못 들고 뒤척이는 이 차디 찬 가을밤,

한산사寒山寺의 애끓는 종소리가 뱃전에 와 부서지니

서리서리 얼켰던 절망적 서러움이 울컥 치밀어 올라

허무하게 늙어 간 못난 이 몸이 이 밤 더더욱 서럽구나!

훗날 청나라의 강희황제도 본 시詩를 접하고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고

시詩의 장소인 강소성 소주의 풍교楓橋를 찾아와선,

장계의 마음을 헤아리며 또 한번 울었다는 일화로도

유명한 곳이 바로 풍교다. 장계張繼는 풍교야박楓橋夜泊

단 한 편의 시詩로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며 유명詩人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꼭 시를 많이 짓고 시집을 내야 시인은 아니다.

평생 단 한 편을 지어도 장계의 시詩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감동할 시를 지었다면 그를 진정 시인詩人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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