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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산책

겨울행

by 권석낙 2019. 1. 28.



♪ 겨울행 : 이근배 ♪
      
      1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 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발이 앞을 가린다
      눈발 속에서 초가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때시는 어머니
      2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엘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당신의 적삼에 배이던 땀과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술취한 듯 눈길을 갑니다
      설해목 쓰러진 자리 생솔 가지를 꺾던 눈밭의
      당신의 언발이 짚어가던 발자국이 남은
      그 땅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때시던 생솔의, 타는 불꽃의,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자꾸 취해서 비틀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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