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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講座

推句集

by 권석낙 2020. 1. 13.

 

推句集(추구집)

'추구집'은 지난날 서당에서 학생들이 글을 배우던 시절 千字文(천자문), 四字小學(사자소학), 類合(유합), 訓蒙字會(훈몽자회)를 익힌 다음 기초를 보다 견실히 가다듬기 위해 각각의 낱글자가 조합되어 하나의 문장으로 형성되는 문장구성법을 深度있게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몫을 담당해주던 주요 학습 교과물이다.

推句(추구)는 우리 조산들이 애송한 글귀를 정선하여 뽑아 놓은 다섯 글자로 된 아름다운 詩이다.
선조들이 서당에서 공부 할 때 明心寶鑑처럼 학습 교재로 사용하여 온 漢學 교양서로 漢文을 익힘은 물론, 우주의 삼라만상에서부터 자연의 오묘함을 일깨워 주었다.

단지 흘러간 한 時代의 사람들이 남긴 그들의 글귀만이 아니다.
일생생활에 숨어 있는 지혜와 슬기를 한 구 한 구 아름답게 꾸며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애송할 수 있는 初學書이다.

安東傳統文化硏究會에서 조상의 남긴 자취를 길이 전승하기 위해 여기 이렇게 글을 올리니 뜻있는 분들의 많은 愛讀하고 후학들에게 전승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天高日月明(천고일월명) 地厚草木生(지후초목생)
春來梨花白(춘래이화백) 夏至樹葉靑(하지수엽청)
        하늘은 높고 해와 달은 밝으며
        땅은 두텁고 풀과 나무는 자란다.
        봄이 오니 배나무 꽃은 하얗게 피고
        여름이 오면 나뭇잎이 푸르다.

秋涼菊花發(추량국화발) 冬寒白雪來(동한백설래)
月出天開眼(월출천개안) 山高地擧頭(산고지거두)
        서늘한 가을이 오면 국화가 만발하고
        추운 겨울이 오면 흰 눈이 내린다.
        달이 뜨면 하늘이 눈을 뜨고
        산이 높으면 땅은 머리를 든다.

人心朝夕變(인심조석변) 山色古今同(산색고금동)
日月千年鏡(일월천년경) 江山萬古屛(강산만고병)
        사람의 마음을 아침과 저녁으로 변하고
        산의 색깔을 옛날이나 지금이 똑 같다.
        해와 달은 천년 변하지 않는 거울이요
        선과 강은 만년 동안 변치 않는 병풍이로다.

東西日月門(동서일월문) 南北鴻雁路(남북홍안로)
十年燈下苦(십년등하고) 三日馬頭榮(삼일마두영)
        동과 서는 해아 달의 문이요
        남과 북은 기러기 때의 길이로다.
        십년동안 등불아래 공부한 고생
        벼슬길에 올라 삼일동안 말을 타고 축하를 받는다.
一日不讀書(일일불독서) 口中生荊棘(구중생형극)
江山萬古主(강산만고주) 人物百年賓(인물백년빈)
        하로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아난다.
        강과 산은 만고의 주인이자만
        사람은 강산에 잠시 왔다가 가는 나그네.

春北秋南雁(춘북추남안) 朝西暮東虹(조서모동홍)
日月籠中鳥(일월농중조) 乾坤水上萍(건곤수상평)
        봄에는 북쪽, 가을에는 남쪽으로 기러기 왕래하고
        아침에는 서쪽, 저녁에는 동쪽에 무지개 빛난다.
        해와 달은 새장 속에 있는 새와 같고
        하늘과 땅의 움직임은 물위에 부평초와 같네.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峯(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봄이면 연못에 물이 가득하고
        여름의 구름은 기묘한 봉우리를 만든다.
        가을에 뜨는 달은 유난이 밝게 빛나고
        겨울 산에 있는 소나무는 더욱 푸르게 보이네.

日暮鷄登塒(일모계등시) 天寒鳥入簷(천한조입첨)
細雨池中看(세우지중간) 微風木末知(미풍목말지)
        해가 지면 닭은 횃대 위에 오르고
        날씨가 추우면 새들은 처마 밑으로 찾아 든다.
        이슬비는 못 가운데서 그 형상 볼 수 있고
        미풍은 나무 끝을 보면 알 수가 있다.
松作迎客蓋(송작영객개) 月爲讀書燈(월위독서등)
桃梨千機錦(도리천기금) 江山一畵屛(강산일화병)
        소나무 밑은 손님을 맞는 채일 구실을 하고
        달은 책을 읽는데 등불 구실을 한다.
        복숭아꽃과 배꽃은 베틀에 있는 비단 같고
        강산은 한 폭의 병풍과 같네.

微雲過河漢(미운과하한) 疎雨滴梧桐(소우적오동)
學文千載寶(학문천재보) 貪物一朝塵(탐물일조진)
        솜털구름은 은하수를 유유히 자나가고
        소나기는 오동나무 잎을 적신다.
        글을 배워 익히면 천년의 보물이 되나
        물건을 탐내면 하루아침의 티끌로 사라진다.

柳幕鶯爲客(류막앵위객) 花房蝶作郞(화방접작랑)
山外山不盡(산외산부진) 路中路無窮(노중노무궁)
        버드나무는 꾀꼬리를 손님으로 맞아들이고
        꽃은 나비를 서방으로 모시네.
        산을 넘어도 산은 끝이 없고
        길은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네.

飮酒人顔赤(음주인안적) 食草馬口靑(식초마구청)
雨後山如沐(우후산여목) 風前草似醉(풍전초사취)
        술을 마시면 사람의 얼굴 붉어지고
        풀을 뜯으면 말의 입이 푸러지네.
        비온 뒤에 산은 목욕한 것 같고
        바람 불면 풀들은 술 취한 듯 흔들리네.
花笑聲未聽(화소성미청) 鳥啼淚難看(조제루난간)
風驅群飛雁(풍구군비안) 月送獨去舟(월송독거주)
        꽃이 웃어도 그 소리를 들은 적이 없고
        새가 울어도 그 눈물을 본 적이 없네.
        바람이 불어서 무리로 나는 기러기를 쫓고
        달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하네.

小園鶯歌歇(소원앵가헐) 長門蝶舞多(장문접무다)
風窓燈易滅(풍창등이멸) 月屋夢難成(월옥몽난성)
        정원은 꾀꼬리가 노래하며 쉬는 곳이고
        대문에는 나비가 때를 지어 춤을 추네.
        바람이 불면 등불은 쉬게 꺼지고
        달이 환히 밝으니 꿈을 이루기 어렵네.

白鷺一點雪(백로일점설) 黃鶯一片金(황앵일편금)
東西幾萬里(동서기만리) 南北不能尺(남북불능척)
        백로는 천점의 흰 눈 같고
        노란 앵무새는 한조각 황금덩이 같네.
        동서는 몇 만 리 인지 알 수가 없고
        남북은 아득하여 자로 잴 수가 없네.

狗走梅花落(구주매화락) 鷄行竹葉成(계행죽엽성)
竹筍黃犢角(죽순황독각) 蕨芽小兒拳(궐아소아권)
        개가 달리니 매화꽃이 떨어지고
        닭이 다니는 곳에 대 잎이 무성하네.
        죽순은 노란 송아지 뿔과 같고
        고사리 순은 어린이 주먹과 같네.
白雲山上蓋(백운산상개)  明月水中珠(명월수중주)
  花紅黃蜂鬧(화홍백운료)  草綠白馬嘶(초록백마사)
        흰 구름은 산위에 있는 덮개 같고
        밝은 달은 물속에 있는 구슬 같네.
        꽃이 붉게 피니 벌들이 노래하고
        풀이 푸르게 욱어지니 백마가 뛰논다.

耕田埋春色(경전매춘색) 汲水斗月光(급수두월광)
畵虎難畵骨(화호난화골) 知人未知心(지인미지심)
        밭을 가니 봄을 당에 묻는 것 같고
        물을 퍼오면 달빛도 함께 떠오는 것 같네.
        호랑이를 그려도 호랑이 뼈를 그리기 어렵고
        사람은 알아도 그 마음을 알기 어렵도다.

秋葉霜前落(추엽상전락) 春花雨後紅(춘화우후홍)
雨滴沙顔縛(우적사안박) 風來水先動(풍래수선동)
        가을에 잎사귀는 서리가 오면 떨어지고
        봄에 꽃은 비온 뒤에 붉게 피네.
        비가 오면 백사장이 갑자기 얼룩지고
        바람이 불면 물이 먼저 움직인다.

吹火女脣尖(취화여순첨) 脫弁僧頭圓(탈변승두원)
天傾西北邊(천경서북변) 地卑東南界(지비동남계)
        불을 부는 여자의 잎은 뾰족하고
        모자를 벗은 중의 머리는 둥그네.
        하늘은 서북으로 기울었고
        땅은 동남을 경계로 낮게 이어져 있네.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 人無更少年(인무갱소년)
鳥逐花間蝶(조축화간접) 鷄爭草中蟲(계쟁초중충)
        꽃은 저도 다시 필 날이 있지만
        사람은 늙으면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네.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아다니고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투어 잡네.

山影推不出(산영추불출) 月光掃還生(월광소환생)
鳥喧蛇登樹(조훤사등수) 犬吠客到門(견폐객도문)
        산 그림자 밀려와도 더 나가지 않고
        달빛은 쓸어도 다시 생겨나네.
        새가 지저귀니 나무우로 뱀이 오름을 알고
        개가 짖으니 문 앞에 손님 온 것을 아네.

風來水面嚬(풍래수면빈) 雨齋雲始散(우재운시산)
石蹲壯士拳(석준장사권) 峰尖文章筆(봉첨문장필)
        바람이 부니 수면이 찰랑이고
        비가 개이니 비로소 구름이 흩어지네.
        돌이 웅크린 모양은 장사의 주먹 같고
        산봉우리 뾰족한 것은 글 쓰는 붓과 같네.

高峰撑天立(고봉탱천립) 長江割地去(장강할지거)
野廣天低樹(야광천저수)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높은 봉우리는 하늘을 떠받치는 것 같고
        긴 강은 땅을 갈라 베고 가는 것 같네.
        들이 넓으니 하늘이 낮아 나무에 걸린 것 같고
        강이 맑으니 강 속에 달이 사람 가까이 있는 것 같네.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
水鳥浮還沒(수조부환몰) 山雲斷復連(산운단부련)
        새는 연못가에 있는 나무에 잠을 자고
        절에 있는 중은 달빛 아래서 북을 친다.
        물새는 물에 잠겼다 떴다가 하며 놀고
        산위에 있는 구름은 이어졌다 끊겼다 하네.

棹穿波底月(도천파저월) 船壓水中天(선압수중천)
世事琴三尺(세사금삼척) 生涯酒一盃(생애주일배)
        배를 젓는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물 위에 뜬 배는 물속에 비친 하늘을 누르고
        세상의 일은 거문고 석자로 뜻을 다하고
        인생의 삶은 술 한 잔으로 달래네.

西亭江上月(서정강상월) 東閣雪中梅(동각설중매)
讀書爲貴人(독서위귀인) 不學作農夫(불학작농부)
        서쪽 정자 가에 흐르는 강위에 달이 뜨고
        동쪽 누각 아래 설중매가 피네.
        글을 읽고 배우면 사람을 귀하게 만들고
        배우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으로 만드네.

惜花愁夜雨(석화수야우) 病酒怨春鶯(병주원춘앵)
五夜燈前晝(오야등전주) 六月亭下秋(육월정하추)
        꽃을 아끼는 마음은 어젯밤 비를 원망하고
        술병에 걸리니 봄 앵무새도 원망스럽네.
        긴 밤이라도 등불 앞에서는 낮과 같고
        유월이라도 정자 아래 앉으니 가을 같이 시원하네.
鳧耕蒼海去(부경창해거) 鷺割靑山來(로할청산래)
怒虎誠難犯(노호성난범) 飢狗走隣家(기구주인가)
        물오리 바다를 해엄치는 것은 밭을 가는 것 같고
        백로가 날아오는 것은 청산을 베며오는 것 같네.
        성난 호랑이는 결코 범하면 아니 되고
        굶주린 개는 이웃집으로 달려간다.

栗黃鼯來拾(률황오래습) 柿紅兒上摘(시홍아상적)
日暮蒼山遠(일모창산원) 天寒白屋貧(천한백옥빈)
        밤이 익으면 다람쥐들이 와서 주워가고
        감이 붉게 익으면 아이가 올라가서 따가네.
        날이 저물면 푸른 산은 멀어지고
        날씨가 추우니 집집마다 쓸쓸하게 보이네.

雨脚尺天地(우각척천지) 雷聲叱江山(뇌성질강산)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 草蟲秋入床(초충추입상)
        비가 주룩 내리는 것이 천지간을 재려는 것 같고
        우레 소리는 강산을 질타하는 것 같네.
        밤에 비가 오니 대나무가 우는 것 같고
        벌레는 가을이 오니 마루 밑으로 모이네.

歲去人頭白(세거인두백) 秋來樹葉黃(추래수엽황)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山纍水聲幽(산류수성유)
        세월이 가니 사람의 머리는 희어지고
        가을이 오니 나뭇잎이 누러지네.
        깊은 골짝에 피는 꽃은 계절을 잘 모르고
        산이 깊으면 물소리는 그윽하게 들리네.
群星陳碧天(군성진벽천) 落葉戰秋山(낙엽전추산)
靜裡乾坤大(정리건곤대) 閑中日月長(한중일월장)
        많은 별들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치고
        낙엽은 가을 동산에 병사들이 전쟁을 하는 것 같네.
        고요할 때 천지의 거대함을 알 수 있고
        한가로울 때 세월이 무척 길다는 것을 아네.

白酒紅人面(백주홍인면) 黃金黑吏心(황금흑이심)
男奴負薪去(남노부신거) 女婢汲水來(여비급수래)
        흰 술은 사람의 얼굴을 붉게 만들고
        황금은 관리의 마음을 검게 만드네.
        사네 하인은 나무를 해서 지고 오고
        하녀는 물을 길러 오고 있네.

家貧思賢妻(가빈사현처) 國亂思良相(국란사양상)
碧海黃龍宅(벽해황룡댁) 靑松白鶴樓(청송백학루)
        집이 가난할수록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좋은 재상을 생각하게 한다.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고
        푸른 솔밭은 백학의 집이로다.

露凝千片玉(노응천편옥) 菊散一叢金(국산일총금)
水去不復來(수거불부래) 言出難更收(언출난갱수)
        이슬이 맺히니 천 개의 구슬 모양 같고
        국화가 만발하니 황금이 모여서 쌓인 것 같네.
        물은 흘러가면 다시 오기 어렵고
        말을 한번 뱉으면 다시 담기 어렵네.
脫冠翁頭白(탈관옹두백) 開襟女乳圓(개금여유원)
月爲無柄扇(월위무병선) 星作絶纓珠(성작절영주)
        노인이 관을 벗으니 머리가 백발이고
        여자가 옷깃을 여니 유방이 둥그네.
        달은 자루 없는 부채 같고
        별들은 마치 흩어진 구슬과 같네.

馬行駒隨後(마행구수후) 牛耕犢臥原(우경독와원)
月作雲間鏡(월작운간경) 風爲竹裡琴(풍위죽리금)
        말이 앞에 가니 망아지 뒤따라가고
        소가 밭을 나니 송아지 들판에 누워있네.
        달뜨니 구름사이에 거울 같이 보이고
        바람이 부니 대나무 숲에서 거문고 소리가 나네.

綠水鷗前鏡(녹수구전경) 靑松鶴後屛(청송학후병)
落花憐不掃(낙화련불소) 月明愛無眠(월명애무면)
        푸른 물은 갈매기의 거울이 되고
        푸른 솔은 학을 위한 병풍이 되네.
        꽃이 지니 가련하여 차마 쓸지 못하고
        달 밝으니 너무 좋아 잠을 잘 수 없네.

柳色黃金嫩(류색황금눈) 梨花白雪香(이화백설향)
月移山影改(월이산영개) 日下樓痕消(일하루흔소)
        버들 빛깔을 황금같이 요염한 색을 내고
        배나무 꽃은 백설같이 희고 향기롭네.
        달이 옮겨가니 산 그림자 자꾸 바뀌고
        해가 지니 누각 그림자 사라지네.
鳥飛枝二月(조비지이월) 風吹葉八分(풍취엽팔분)
天長去無執(천장거무집) 花老蝶不來(화로접불래)
        새가 나뭇가지에서 팔락팔락 날아다니고
        바람 불면 팔랑팔랑 나뭇잎이 휘날린다.
        하늘은 높고 멀어 가서 잡을 수가 없고
        꽃이 시들면 나비도 날아오지 않네.

短池孤草長(단지고초장) 通市求利來(통시구리래)
好博閑忘宅(호박한망택) 看章細覺情(간장세각정)
        작은 연못에는 풀이 많이 자라지 못하고
        시장에는 장사꾼이 이익을 찾아 모여드네.
        도박을 좋아하면 집안일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학문을 닦으려면 작은 일에 관심을 버려야 한다.

無水立沙鷗(무수입사구) 排草失家蟻(배초실가의)
花作娼女態(화작창녀태) 松守丈夫心(송수장부심)
        물이 없는 모래사장에 갈매기는 서있고
        풀이 없어지니 개미는 집을 잃어버린다.
        아름다운 꽃은 미인의 얼굴 모양 같고
        소나무는 군자의 굳은 절개를 지키는 모양 같도다.

月到天心處(월도천심처)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
一般淸意味(일반청의미) 料得少人知(료득소인지)
        달이 하늘 가운데 밝게 뜨고
        바람이 수면을 불어 올 때.
        이렇게 좋은 자연의 맑은 뜻
        잘 아는 사람 많지가 않도다.
馬行千里路(마행천리로) 牛耕百畝田(우경백무전)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말은 천리 길을 달릴 수 있고
        소는 백 이랑의 밭을 갈 수가 있네.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남으로 벌려져 있고
        하늘과 땅은 낮과 밤으로 갈린다.

月爲大將軍(월위대장군) 星作百萬師(성작백만사)
靑松君子節(청송군자절) 綠竹烈女貞(녹죽열녀정)
        밤하늘의 달은 대장군과 같고
        별들은 백만의 군사와 같도다.
        푸른 소나무는 군자의 절의를 상징하고
        푸른 대나무는 열녀의 정절을 뜻한다.

林風凉不絶(임풍량불절) 山月曉仍明(산월효잉명)
大旱得甘雨(대한득감우) 他鄕逢故人(타향봉고인)
        숲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함이 그치지 않고
        산에 뜨는 달은 새벽에도 더욱 밝다.
        큰 가뭄에 단비를 만나니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난 것과 같도다.

白日莫虛送(백일막허송) 靑春不再來(청춘불재래)
日出扶桑路(일출부상로) 暮入若木枝(모입약목지)
        좋은 날을 허송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
        한번 간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
        해는 부상 길에서 솟아나고
        저녁에는 약목 나뭇가지에서 쉬노라.
燕語雕樑晩(연어조량만) 鶯啼綠樹深(앵제녹수심)
山深然後寺(산심연후사) 花落以前春(화락이전춘)
        제비가 처마에서 우는 것은 독수리가 노리기 때문이요
        꾀꼬리가 우는 것은 숲이 우거졌기 때문.
        산이 깊어야만 뒤쪽에 절을 짓고
        꽃이 지지 않으니 아직 봄이로다.

猿嘯風中斷(원소풍중단) 漁歌月下聞(어가월하문)
山鳥下廳舍(산조하청사) 添花落酒中(첨화락주중)
        원숭이 울음소리가 바람소리에 끊어지고
        어부의 노래가 달빛아래서 들려오네.
        산새가 집 대청에 날라서 내려오고
        아름다운 꽃잎이 술잔에 떨어지네.

人分千里外(인분천리외) 興在一杯中(흥재일배중)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친구는 천리 밖에 멀리 떨어져 있고
        즐겨 노는 흥은 한잔 술 속에 있네.
        두 손으로 물을 뜨니 달이 손속에 있고
        꽃을 갖고 노니 향기가 흠뻑 옷에 배이네.

興來無遠近(흥래무원근) 欲去惜芳菲(욕거석방비)
雲作千層峰(운작천층봉) 虹爲百尺橋(홍위백척교)
        흥겨움은 멀고 가까움 없이 다가오고
        떠나고자 하니 꽃향기가 마음을 붙들고 있네.
        구름은 하늘에 천 층 봉우리를 만들고
        무지개는 백 척의 다리를 만드네.
掃地黃金出(소지황금출) 開門萬福來(개문만복래)
洗硯魚呑墨(세연어탄묵) 烹茶鶴避煙(팽차학피연)
        청소를 잘 하면 황금이 나오고
        일찍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오네.
        벼루를 씻으면 물고기가 먹을 삼키고
        차를 달이면 학이 연기를 피해 날아가네.

柳塘春水漫(류당춘수만) 花塢夕陽遲(화오석양지)
白蝶紛紛雪(백접분분설) 黃鶯片片金(황앵편편금)
        언덕에 버들 있으니 봄물은 천천히 흐르고
        둑에 꽃이 만발하니 석양도 더디 지네.
        흰 나비는 펄펄 내리는 눈과 같고
        누른 빛 꾀꼬리 나는 것은 황금 조각 떨어지는 것 같네.

文章李太白(문장이태백) 筆法王羲之(필법왕희지)
春意無分別(춘의무분별) 人情有淺深(인정유천심)
        문장은 이태백이 으뜸이고
        글 잘 쓰는 이는 왕희지가 제일 일세.
        봄이 오면 마음은 분별 할 수 없고
        사람의 정분에는 깊고 얕음이 있네.

初月將軍弓(초월장군궁) 流星壯士矢(유성장사시)
氷解魚初躍(빙해어초약) 風和雁欲歸(풍화안욕귀)
        초승달은 장군의 활과 같고
        유성은 장사의 화살과 같네.
        얼음이 녹으니 물고기 비로소 뛰고
        봄이 와 바람 고요하니 기러기 돌아가려하네.
高山白雲起(고산백운기) 南原芳草綠(남원방초록)
父母千年壽(부모천년수) 子孫萬世榮(자손만세영)
        높은 산에는 흰 구름 일고
        남쪽 들판에는 향기로운 풀 푸르네.
        부모님은 오래 오래 사시기 바라고
        자손은 만세에 번영하기 바라네.

竹筍尖如筆(죽순첨여필) 松葉細似針(송엽세사침)
水連天共碧(수련천공벽) 風與月雙淸(풍여월쌍청)
        대나무 새순은 붓과 같이 뾰족하고
        솔잎은 바늘같이 가느네.
        수평선에 닿은 하늘은 모두 푸르고
        바람과 달이 서로 어울려 맑고 밝도다.

曳杖石鷄鷄(예장석계계) 伐木山雉雉(벌목산치치)
蝶翅輕翻粉(접시경번분) 鶯聲巧囀簧(앵성교전황)
        돌길을 지팡이 끌고 가니 닭들이 놀라 떠들고
        산속에 나무를 배니 꿩들이 놀라 달아나네.
        흰나비가 날면 하얀 가루가 흩날리는 것 같고
        꾀꼬리 소리는 아름다운 피리소리처럼 들리네.

五老峰爲筆(오로봉위필) 三湘作硯池(삼상작연지)
靑天一張紙(청천일장지) 寫我腹中詩(사아복중시)
        오로봉을 붓ㅇ로 삼고
        삼상을 먹을 가는 연지로 삼으며
        푸른 하늘을 한 장의 종이로 해서
        내 마음 속에 있는 시를 배끼고 십네.
林亭秋己晩(임정추기만)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숲속 정자에는 가을이 이미 깊고
        소란한 손님 뜻을 헤아릴 길 없네.
        수평선과 하늘 끝은 맞닿은 듯 짙푸르고
        단풍에 내린 서리는 해를 향해 붉게 빛나네.

山吐孤輪月(산토고륜월)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산은 외롭고 둥근 달을 토해내고
        감을 만 리서 불어오는 바람은 모두 삼키네.
        하늘가에 있는 기러기는 가는 것을 모르고
        울음소리만 구름 속에서 끊어졌다 하네.

君在臣先死(군재신선사) 母在子先死(모재자선사)
皆非臣子義(개비신자의) 無奈死於死(무나사어사)
        임금이 살아 있는데 신하가 먼저 죽고
        부모가 살아 있는데 자식이 먼저 죽는 것은
        모두 신하와 자식의 도리가 아니지만
        인간이 어찌 죽음에서 벗어 날 수가 있으랴.

擊鼓催人命(격고최인명) 西風日欲斜(서풍일욕사)
黃泉無客店(황천무객점) 今夜宿誰家(금야숙수가)
        처형장 북소리 생명을 재촉하는데
        서풍 속에 해는 저물어 가네.
        황천에는 주막조차 없다하니
        오늘 밤은 누구 집에서 자고 갈거나.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창외외삼 경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가을바람은 시음하는 듯 쓸쓸이 불어 오는데
        고향의 소식은 듣기가 어렵네.
        한밤중 창밖에 비가 내리니
        등불 앞에 앉은 내 마음 만 리 고향을 달려가네.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열다섯 처녀 겨울을 건너다가
        부끄러워 별로 말이 없다가.
        집에 돌아와 문을 다 닫아 걸고
        달빛 아래 배나무 꽃을 향해 홀로 눈물짓네.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石老雲千秋(석로운천추)
        어제 영명사 지나오는 길에
        잠시 부벽루에 오르니
        텅 빈 성안에 홀로 뜬 달 한 조각
        이끼 낀 돌만이 천추 세월을 알리네.

麟馬去不返(린마거불반)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長嘯倚風燈(장소의풍등)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기린과 말은 달려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젊은이들은 어느 곳에 다니면서 놀고 있을까.
        휘파람소리는 바람과 돌담을 넘어 멀리 퍼지고
        푸른 산을 옆에 끼고 강물은 유유히 흐르네.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驚寒雁陳高(경한안진고)
憂心輾轉夜(우심전전야)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물가의 가을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날씨 추워지니 기러기 때 높이 날아가네.
        울적한 마음으로 온밤을 꼬박 새우니
        서편으로 지는 이지러진 달 모양이 마치 궁도 같구나.

春雨細不滴(춘우세불적)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봄철의 이슬비는 옷깃을 적시지 못하고
        깊은 밤엔 작은 소리도 잘 들리는데
        눈이 녹으니 남쪽 시냇물은 넘칠 듯 흐르고
        풀잎의 새싹들은 다투어 자라라네.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鵲踏樹梢翻(작답수초번)
        아무도 오는 이 없어 홀로 앉아 있으니
        정원은 텅 비어 있고 석양은 보슬비 속에 저무는데
        고기가 뛰놀면 연꽃잎도 따라서 움직이고
        까치가 나뭇가지 끝을 걸어 다니니 나뭇잎이 뒤집히네.

琴潤絃猶響(금윤현유향) 爐寒火尙存(로한화상존)
泥途妨出入(니도방출입) 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거문고 줄을 타니 소리가 더욱 곱게 들리고
        싸늘한 화로에는 아직도 불씨 남아 있는데
        진흙길은 오고감에 방해가 되어
        하루 종일 걸어야 겨우 관문에 다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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