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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講座

百聯抄解

by 권석낙 2019. 10. 26.
      百 聯 抄 解

백련초해(百聯抄解)는 初 學者에게 한시를 가르치기 위해 중국과 고려시대의 칠언율시(七言律詩) 중에서 연구(聯句) 100개를 뽑아서 언해(諺解)한 책이다. 한시(漢詩)는 당음(唐音)이라고도 하는데, 서당에서 경서(經書)를 강학하는 틈틈이 여가로 수백 편씩 암송하거나 습작을 하는데 이를 《자모듬》이라고 하였다. 자모듬을 하기 전에 선행되는 것이 5言으로 이루어진 추구(推句)와 7言으로 이루어진 《백련초해(百聯抄解)》를 기본적으로 암송하였다. 그 가운데 필암서원본(筆菴書院本)은 연구(聯句)의 한자마다 《천자문(千字文)》과 같이 한글로 음과 측성을 표시한 후 한시의 번역을 덧붙였고, 동경제대본(東京帝大本)은 측성의 표시가 없고 훈과 음을 표기하고 번역을 덧붙였다. 편찬자는 김인후(金麟厚)로 알려져 있으나 간기(刊記)가 없어서 원간 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현전하는 목판본 중에서 가장 이른 간본으로 알려진 동경대학소장본의 한자의 새김이 광주판《천자문(千字文)》과 매우 유사하고 이 책이 전라방언의 요소를 보인다는 점에서 편찬자가 김인후(金麟厚)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고사촬요(故事撮要)》의 책판 목록(1576)에 평양과 장흥에 이 책의 책판이 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동경대학소장본은 16세기 중엽 이후의 장흥판으로 추정된다. 국내에는 임진왜란 이후의 중간본 및 복각본이 목판본 및 필사본의 형태로 여럿 전하는데, 필암서원본, 송광사본, 일사본, 장석련 소장본 등이다. 장성의 필암서원(筆巖書院)과 순천의 송광사에는 책판도 남아 있다. 또한 구소련과학원의 레닌그라드 동방학연구소에도 애스턴(W.G. Aston) 구장본이 있다. 임진왜란 이전의 판본으로 추정되는 동경대학소장본은 한시의 각 글자마다 음과 훈이 달려 있고, 번역이 함께 실려 있는 데 반해 임진왜란 이후의 판본들에서는 한자의 새김이 없고 연구의 순서와 번역도 조금 다르다. 또한 이들 임진왜란 이후의 판본들은 연구(聯句)의 순서와 번역에 있어서도 서로 차이를 보인다.
외솔 최현배(崔鉉培) 선생은 《한글갈》에서, “가람 이병기(李秉岐) 선생이 소장한 책의 말미에, ‘이것은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선생이 선집 주해한 것인데, 그 판각(板刻)의 글씨는 바로 선생의 수필(手筆)이요, 그 판본(板本)이 필암서원에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판본의 한글로 보아 명종조판(明宗朝版)이라고 하기 어렵다.” 하였다. 《백련초해(百聯抄解)》에 실려 있는 연구(聯句)는 《해동잡록(海東雜錄)》에 일화가 소개되어 있는 매월당 김시습과 연관된 것이 가장 처음에 실려있고, 이 연구는 《파한집(破閑集)》에도 있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세종(世宗) 때에도 이미 찬집된 것인데, 하서 선생에 의해 정리되고 언해가 되었을 것 같다.
한시의 연구(聯句)는 이백(李白), 두보(杜甫), 유장경(劉長卿) 등 당대(唐代)의 시인들이 지은 칠언율시와 고려시대의 이규보(李奎報), 박인범(朴仁範) 등 여러 시 중에서 함련(頷聯) 또는 경련(頸聯)에서 대부분 가져 온 것이며, 간혹 수련(首聯)을 취택한 것도 있다. 연구(聯句)들은 대체적으로 제재별로 분류되어 있어서 ‘화(花), 산(山), 춘(春), 풍(風), 월(月), 송(松), 죽(竹), 강(江), 지(池)’ 등의 순서를 보인다. 판본에 따라 ‘백(白), 홍(紅), 청(靑)’ 등과 같이 색채별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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