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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악양루기

by 권석낙 2019. 9. 3.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서 먼저 근심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거워 한 뒤에 즐거워 할 것이니

先天下之憂而憂 (선천하지우이우)

後天下之樂而樂歟 (후천하지락이락여)

 

후세 주자학을 집대성하여 유학을 복원시킨 송나라 주희로 하여금 중국 역사상 최고의 일류급 인물이라는 평을 듣게 된 범중엄(范仲淹 989~1052)이라는 개혁가가 악양루를 중수하면서 지은 악양루기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이 문장 역시 왕발의 등왕각서와 함께 고문진보에 수록된 명문입니다.

 

<악양루기의 탁본>  



<악양루기 명문 해석> 





    
    岳 陽 樓 記 (악양루기) / 
    범중엄(范仲淹)
    慶歷四年春  滕子京  謫守巴陵郡 <경력4년춘 등자경 적수파릉군>
    宋나라 仁宗 慶歷 4년 봄, 등자경(滕子京)이 동정호로 유배되어 파릉군으로 귀양을 오게 되었다 
    越明年  政通人和  百廢俱興 <월명년 정통인화 백폐구흥>
    이듬해가 되자 정치가 안정이 되어 인심이 화합하고 예전의 온갖 그릇된 일들이 모두 새로이 일어나게 되었으니 
    乃重修岳陽樓  增其舊制 <내중수악양루 증기구제>
    이에 등자경은 악양루를 중수하였는데 옛 규모를 더욱 늘리고 
    刻唐賢今人詩賦于其上  屬予作文以記之<각당현금인시부우기상 속여작문이기지>
    唐代의 뛰어난 문인들의 詩와 賦도 그 위에 새겨 넣었는데 나에게도 글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予觀夫巴陵勝狀 在洞庭一湖 <여관부파릉승상 재동정일호>
    내가 보기엔 파릉의 뛰어난 경치중 오로지 동정호 하나이다 
    銜遠山 呑長江 浩浩湯湯 橫無際涯 <함원산탄장강 호호탕탕 횡무제애>
    동정호는 먼 산을 머금고 長江(楊子江)의 흐름을 삼키고 있는 듯 하고 
    호수의 넓디 넓은 물은 남북으로 가로질러 끝이 없으며
    朝暉夕陰 氣象萬千 <조휘석음 기상만천>
    아침 햇살이 비칠 때나 어스럼 저녁이 되면 氣象이 천태만상으로 변하니 
    此則岳陽樓之大觀也 <차즉악양루지대관야>
    이것이 바로 악양루에서 보는 가장 큰 구경꺼리였다 
    前人之述備矣 <전인지술이비의>
    옛 사람들이 지어서 걸어 놓은 글에 의하면 
    然則北通巫峽 南極瀟湘 <연즉북통무협 남극소상>
    그런즉 북쪽으로는 무협(巫峽)에까지 통해 있고 남쪽으로는 소수(瀟水)와 상수(湘水)에까지 이르렀고 
    遷客騷人 多會于此 <천객소인 다회우차>
    떠도는 객들이나 시인들이 이곳에 많이 모여 들었으니 
    覽物之情 得無異乎 <람물지정 득무이호>
    경치를 보는 감정은 각기 다르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至若春和景明  波瀾不驚 <지약춘화경명 파란불경>
    봄 기운이 온화하고 경치가 청명하며 파도가 잔잔할 때가 되면 
    上下天光  一碧萬頃 <상하천광 일벽만경>
    하늘과 물이 모두 하늘빛으로 온통 푸르게 널리 펼쳐지고 
    沙鷗翔集  錦鱗游泳<사구상집 금인유영>
    물가에 갈매기떼 날아들고 아름다운 비단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며 
    岸芷汀蘭  郁郁靑靑 <안지정란 욱욱청청>
    언덕 위엔 궁궁이 풀과 물 가에는 난초가 푸릇푸릇 향기를 피우고 
    而或長煙一空  皓月千里 <이혹장연일공 호월천리>
    가끔씩 긴 안개가 하늘 가득히 퍼지고 하얀 달빛이 천리 멀리까지 비추니 
    浮光躍金  靜影沈璧 <부광약금 정영침벽>
    달빛 받은 물결이 금빛으로 일렁거리고 고요한 달 그림자는 마치 구슬이 가라앉아 있는 것 같았다 
    漁歌互答  此樂何極 <어가호답 차락하극>
    그 속에 어부들의 노랫소리 오가니 그 즐기는 마음에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若夫霪雨霏霏 連月不開 <약부음우비비 연월불개>
    만약에 장마비가 계속 내려 몇 달이고 개이지 않으면 
    陰風怒號 濁浪排空 <음풍노호 탁랑배공>
    음산한 바람이 성난 듯 불어와 흙탕물의 파도가 하늘에 치솟아 
    日星隱曜 山岳潛形 <일성은요 산악잠형>
    해와 별이 빛을 감추고 여러 산들이 모습을 숨기며 
    商旅不行 檣傾楫摧 <상여불행 장경집최>
    장사꾼과 나그네의 발길도 끊어지고 배의 돛대가 기울어지고 노가 부러지며 
    薄暮冥冥 虎嘯猿啼 <박모명명 호소원제>
    저녘 무렵에 날이 어두어지면 호랑이가 울고 원숭이 울부짖는다 
    登斯樓也 則有去國懷鄕 <등사루야 즉유거국회향>
    이 누각에 오르게 된다면 멀리 서울(國都)을 떠나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일고 
    憂讒畏譏 萬目蕭然 感極而悲者矣 <우참외기 만목소연 감극이비자의>
    모함을 당하는 것이 걱정되고 두려움을 꺼리게 되니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쓸쓸하게 느껴질 터이니 감정이 격하여 슬퍼질 것이다
    登斯樓也  則有心曠神怡   <등사루야 즉유심광신이>
    이 누각에 오르면 마음이 밝아지고 정신이 편안해져서 
    寵辱皆忘  把酒臨風  其喜洋洋者矣  <총욕개망 파주임풍 기희양양자의>
    영광스런 일과 욕된 일을 모두 잊고 술잔을 들고서 바람을 쏘이게 
    될 것이니 그 기쁨은 크고 또~ 클 것이다
    嗟夫  予嘗求古仁人之心  <차부 여상구고인인지심>
    아아~! 나는 일찍부터 옛 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았는데 
    或異二者之爲  何哉 <혹이이자지위 하재>
    아마도 앞선  두 가지 예와는 다른 듯 하니 무엇 때문인가? 
    不以物喜  不以己悲 <불이물희 불이기비>
    그들은 외부의 사물을 보고 기뻐하지도 않으며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일로 슬퍼하진 않기 때문이다
    居廟堂之高 則憂其民 <거묘당지고 즉우기민>
    조정의 높은 직위에 있으면 백성들을 걱정하고 
    處江湖之遠 則憂其君 <처강호지원 즉우기군>
    물러나서 멀리 강호에 거처하게 되면 임금을 걱정하였으니 
    是進亦憂 退亦憂 <시진역우 퇴역우>
    이는 조정에 나아가도 걱정이요  물러나도 걱정이니 
    然則何時而樂耶 <연즉하시이낙야>
    어느 때나 즐거울 수 있었겠는가? 
    其必曰 <기필왈>
    이러하니 반듯이 해야할 말은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歟 <선천하지우이우 후천하지낙이낙여>
    천하 백성들의 근심에 앞서 내가 먼저 근심하고, 천하 백성들의 즐거움은 모든 사람이 즐거워한 뒤에 즐긴다.
    라는 것이니
    噫~ 微斯人 吾誰與歸 <희~ 미사인 오수여귀>
    아아~~! 이와 같은 어진 이들이 없다면 나는 누구와 더불어 돌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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