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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전서서법1

by 권석낙 2019. 9. 3.




서예 5체 중 전서는 서체가 난해하고 법첩이나 참고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워 입문을 꺼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처음 시작하자마자 가로, 세로 선긋기를 익히기 시작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보니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은 듯하여 그나마 배워보겠다고 맘 먹었던 사람들도 중도에 포기해 버리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서체의 장점을 알고보면 오히려 다른 서체에 비하여 익히기 수월하고, 일단 어느 정도의 서법과 결구법에 익숙하고 나면 무궁무진한 고전의 자료들을 서예작품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서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서의 가장 으뜸가는 매력은 품격높은 서체에서 풍기는 장중하고 중후한 멋일 것입니다.

예로부터 석비를 세울 경우 비석의 본문은 여러 서체로 써 왔지만 편액에 해당되는 비석의 머리글은 전서로 쓰는 것이 통례로 되어 왔습니다.

마치 음악에서 판소리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음악이 성행해도 궁궐의 의식행사에는 반드시 예악이 연주되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둘째는 깊이 있고 수준 높은 작품 창작의 소재가 무궁무진하다는 매력을 들 수가 있을 것입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중국대륙에서 고고학의 발굴성과가 진행됨에 따라 진시황릉을 비롯한 은허의 유적 등 많은 유물에서 갑골문을 비롯한 새로운 금문들이 잇다라 출토되면서 대전으로 불리는 고대 전서체인 금문의 세계는 무궁무진한 창작의 소재를 제공해 주는 서예술의 보고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미 서양의 앙리 마티스나 끌레 같은 유명한 화가들이 고대 중국의 서화에서 작품의 단서를 찾아 훌륭한 작품들로 세계적 명성과 작가적 성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리적 역사적으로 가까이 있는 우리는 노력 여하에 따라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째는 끝없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의 세계입니다.

서예 5체 중 행서를 서예의 꽃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이 행서를 익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형문자에서 출발한 전서의 세계에 빠져들어 보면 그림과 글씨가 하나였던 원시의 숲 속에서 자유롭게 노닐면서 글씨가 그림이 되고, 그림이 곧바로 글씨가 되는 무한한 예술적 창의력을 발휘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근세 중국이 자랑하는 오창석 선생의 작품세계에서 이러한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서의 매력을 감안해 본다면 어느 서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만 초기의 어려움은 충분히 감내할 가치있는 산고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전서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의 역할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1. 어떠한 전서체를 익힐 것인가.

2. 전서의 기본

3. 전서의 필순

4. 전서의 서법

    점과 획

    자획의 구성

    좌우전환

    구성상의 특징

5. 전서의 결구

    기본점획

    좌우상칭

    사각형의 결구

    소밀의 대응

6. 설문해자

    설문해자 부수읽기와 해설

7. 작품세계

    등석여의 백씨초당기

    오창석의 서령인사기

      

   

어떤 전서체를 익힐 것인가?

전서란 은대 갑골문과 더불어 쓰여지기 시작했던 고대의 문자로 주로 청동기나 돌에 새겨져 보존될 수 있었던 초기 한자의 서체를 말합니다.

이 문자가 사용되어 왔던 시기는 중국의 역사에 있어서 은대와 주대 춘추 전국시대와 진시황의 통일왕조 까지, 거의 천여년에 걸치는 장구한 시기로 진시황의 문자통일로 진의 문자인 소전이 공용화 되면서 그 이전에 사용되었던 금문들을 편의상 대전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전서라고 하면 이 소전체와 대전체를 통칭하여 일컽는 말입니다. 


1. 소전체

    역산각석, 태산각석, 낭아대각석으로 대표되는 소전체는 전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가장 일반적으로 익히는 전서체일 것입니다. 

진시황 역산각석 ; http://blog.daum.net/imrdowon/8468309


<역산각석의 탁본>

 




2. 석고문

    오창석의 임서본에 의해 초학자들이 비교적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다른 전서체가 장방형의 길쭉한 결구를 가지고 있는데 비하여 사각형 결구로 짜여져 있어 위로는 대전체인 모공정, 아래로는 소전체인 역산각석의 중간체에 해당하는 서체를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석고문- 대전과 소전의 중간체 ; http://blog.daum.net/imrdowon/8468270

<오창석의 석고문 임서>




3. 청대의 전서

    당나라 이양빙 이후 행초의 성행에 가려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전서체는 송, 원, 명을 거쳐 청대에 이르서야 고증학과 금석학의 부흥에 힘입어 등석여라는 서예가에 의해 현대의 전서로 부활하게 됩니다.

등석여는 일생을 통하여 진전을 연마하여 전서체를 복원시켰고, 제자 포세신은 예주쌍즙이라는 서이론을 집필하여 등석여를 도왔으며, 이후 오양지, 조지겸, 서삼강 같은 서예가들에 의해 청대의 전서가 발전을 보게 됩니다.

<등석여의 백씨초당기>





이 밖에도 대전체의 전형으로 모공정이 유명하며, 산씨반도 많이 쓰이는 전서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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