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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講座

立巖十三詠 - 張顯光

by 권석낙 2026. 6. 24.

 

*立巖十三詠(입암십삼영-입암에서 열세 수를 읊다) /장현광 (張顯光 1554∼1637)

 

1.立巖村 (입암촌 - 바위가 서 있는 마을)

 

孤村巖底在(고촌암저재) - 바위 아래의 외로운 마을 (외딴 마을이 바위 아래 있으니)

小齋性足頤(서재성족이) - 작은 집은 천성을 기를 수 있네 (작은 집이지만 천성(天性)을 기르기에 넉넉하네)

老矣無可往(노의무가왕) - 늙어도 갈 만한 곳이 없으니 (늘그막에 갈 곳이 없으니)

從今學不移(종금학불이) - 지금부터 변함없음을 배우리라 (지금부터 자리를 옳기지 않는 저 바위를 배우리)

 

2.晩勖齋 (만욱재 - 늘그막에 힘쓰는 집)

 

末路人事茂(말로인사무) - 말로(末路)에 인간사 무성하니 (늘그막에도 세상일이 많으니)

誰從早時勖(수종조시욱) - 누가 일찍부터 노력할까? (누가 젊었을 때부터 노력했던가)

此固耄翁悶(차고모옹민) - 이것이 진실로 나의 고민이니 (이것은 참으로 늙은이의 고민(苦悶)이라)

勉修如不及(면수여불급) - 힘써 미치지 못할 듯 해야지 (힘쓰고 닦는 것을 미치지 못하는 듯이 해야겠네)

 

3.四事軒 (사사헌 - 네가지 일을 하는 집)

 

康節此時意(강절차시의) - 강절(康節)의 이때의 뜻 (강절(康節) 소옹(邵雍)의 이때의 뜻)

膾炙山人口(회자산인구) - 산중 사람의 입에 회자되네 (산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네)

雖不關世務(수불관세무) - 비록 세상사에 관여 않지만 (비록 세상일에는 관여(關與)하지 않더라도)

自有貧中富(자유빈중부) - 가난 속에도 절로 넉넉함이 있다네 (저절로 가난한 가운데 부유(富裕)함이 있네)

 

※ 四事- 장수유식(藏修遊息)을 말함.

공부할 때는 물론 쉴 때도 학문을 닦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둔다는 말.

藏은 학문에 대한 생각을 품고 있는 것. 修는 방치(放置)하지 않고 익히는 것.

遊는 피곤(疲困)하여 쉬며 함양(涵養)하는 것. 息은 한가하게 노닐며 함양하는 것.

소옹(邵雍.1011~1077) 자 요부(堯夫). 시호 강절(康節). 宋나라 범양(范陽) 사람.

평생 벼슬을 사양하고 낙양에 은거.

 

4.守約寮 (수약료 - 약속 지키는 창)

 

近思耄年業(근사모년업) - 근래에 생각하니 노년의 사업은 (내 몸 가까운 곳을 생각나니 늘그막의 일은)

守約爲大要(수약위대요) - 요약을 지킴이 가장 중요하다네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네)

事事能不煩(사사능불번) - 일마다 번거롭지 않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이 번거롭지 않으면)

身可出雲霄(신가출운소) - 내 하늘 너머로 솟아날 텐데 (몸이 구름 낀 하늘로 솟구치리라)

 

5.戒懼臺 (계구대 -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대)

 

聖訓戒危微(성훈계위미) - 성현의 가르침 위미(危微)함을 경계했으니 (성인(聖人)이 위태(危殆)롭고 쇠미(衰微)한 것을 경계하라고 가르쳤으니)

何人無此心(하인무차심) - 누구인들 이 마음이 없겠는가? (어떤 사람이 이 마음이 없겠는가)

此學不傳久(차학불전구) - 이 학문 전해지지 않은 지 오래이니 (이 학문(學問)이 전해지지 않은지 오래되었으니)

陳篇誰復尋(진편수부심) - 진편(陳篇)을 어느 누가 다시 찾으려나? (옛날 서적(書籍)을 누가 다시 찾겠는가)

 

6.鶴浴潭 (학욕담 - 학이 목욕하는 못)

 

山在樂聞後(산재락문후) - 낙문(樂聞) 뒤에 산이 있고 (산은 낙문사(樂聞寺) 뒤에 있는데)

有潭名鶴浴(유담명학욕) - 학욕(鶴浴)이란 못이 있다네 (학욕(鶴浴)이라 이름 지어진 못이 있네)

鶴亦物之靈(학역물지영) - 학 또한 신령한 물건인데 (학 또한 신령(神靈)스러운 짐승인데)

影斷何嘗浴(영단하상욕) - 그림자 끊기니 언제나 목욕할까? (그림자 끊어졌으니 언제 목욕(沐浴)을 하게 될까)

 

7.避世臺 (피세대 - 세상을 피하여 숨은 대(臺))

 

隱有市中者(은유시중자) - 시중에 은사(隱士)가 있으니 (저잣거리에도 은자(隱者)가 있으니)

何須深處覓(하수심처멱) - 하필 깊은 곳에서 찾을까? (구태여 깊숙한 곳에서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

農人斷崖徑(농인단애경) - 농부들이 벼랑길 끊어 놓으니 (농민(農民)들이 벼랑길을 끊어버렸으니)

猶勝枝掃迹(유승지소적) - 나뭇가지로 흔적을 없애는 것보다 낫네(오히려 나뭇가지로 자취를 쓸어내는 것보다 낫겠네)

 

8.引鶴山 (인학산 - 학을 이끄는 산)

 

鶴浴潭上山(학욕담상산) - 학욕담(6. 鶴浴潭) 위에 있는 산 (학욕담(鶴浴潭)위에 산이 있는데)

山名稱引鶴(산명칭인학) - 이름은 인학(引鶴)이라네 (산 이름은 인학산(引鶴산)이라 부르네)

邇來鶴不至(이래학불지) - 그동안 학이 오지 않았다고 (요즈음 학이 오지도 않는데)

何人名耦鶴(하인명우학) - 우학(耦鶴)이라 이름 한 이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이 나란히 가는 학이라고 이름하였네)

 

9.象天峯 (상천봉 - 하늘을 닮은 봉우리)

 

團圓秀列峀(단원수열수) - 둥글게 우뚝 늘어선 봉우리 (높이 솟은 산봉우리들이 둥글게 늘어서니)

得名宜象天(득명의상천) - 상천봉(象天峯)이란 이름 마땅하도다 (상천봉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마땅하네)

居人欲象山(거인욕상산) - 사는 사람들 산을 닮고자 한다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산을 닮고자 한다면)

立心盍無偏(입심합무편) - 마음가짐을 어찌 편벽되이 하겠는가 (작정하여 마음을 단단히 먹는데 어찌 치우침이 없지 않겠는가)

 

10.産芝嶺 (산지령 - 지초(芝草)가 자라는 고개)

 

覓芝芝不見(멱지지불견) - 지초(芝草)를 찾아도 보이지 않으니 (지초를 찾아도 지초는 보이지 않으니)

遑遑如有失(황황여유실) - 놀라고 두려워 마치 잃은 듯하네 (갈팡질팡 어쩔 줄 모를 정도로 급하여 잃은 듯하네)

何必求諸外(하필구제외) - 어찌 반드시 밖에서 구하려는가 (구태여 밖에서 구할 필요가 있을까)

一敬奇效實(일경기효실) - 경(敬) 한 글자의 기이한 효험 참되네 (공경(恭敬) 경(敬)자(字) 하나면 기이(奇異)한 효험(效驗)을 볼 수 있으리라)

 

11.九仞峯 (구인봉 - 아홉 길의 봉우리)

 

有峯仞至九(유봉인지구) - 봉우리 아홉 길(길인仞)이나 되니 (봉우리가 아홉 길이나 되니)

豈待簣土積(기대궤토적) - 어찌 삼태기의 흙을 쌓은 것일까 (어찌 삼태기의 흙으로 쌓기를 기다렸겠는가)

來爲立巖對(래위입암대) - 와서 입암(立巖)과 마주하여 (와서 입암(立巖)과 마주하며)

瞻向窮朝夕(첨향궁조석) - 아침저녁으로 바라보며 향하노라 (아침저녁으로 한없이 바라보네)

 

12.道德坊 (도덕방 - 도덕이 행해지는 동네)

 

身往無非道(신왕무비도) - 몸 가는 곳마다 도(道) 아님이 없고 (몸이 가는 곳마다 도(道)가 행해지지 않는 곳이 없으니)

心存皆是德(심존개시덕) - 마음에 둔 것이 모두가 덕(德)이라네 (마음속에 품은 것이 모두 덕(德)이라네)

吾人所同得(오인소동득) - 우리 인간 같이 얻은 것이니 (우리가 함께 얻은 것이니)

知行我何獨(지행아하독) - 지행(知行)을 어찌 나 홀로 하리 (알고 행하는 것을 나 홀로 하겠는가)

 

13.耕雲野 (경운야 - 구름이 밭을 가는 들판)

 

峽居謀卒歲(협거모졸세) - 골짝에 살며 한 해를 마치려 (골짜기에 살며 한 해를 마치려고)

耒鋤以晨昏(뢰서이신혼) - 새벽부터 저녁까지 쟁기 호미 메었네 (가래와 호미 메고 새벽에 나가 저물녘에 돌아오네)

往來雲煙裏(왕래운연리) - 구름과 안개 속을 오가는 것은 (구름과 연기 속을 오가네)

父子與季昆(부자여계곤) - 부자와 형제간이라네 (아버지와 아들 막내와 맏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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