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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送人 - 鄭知常

by 권석낙 2025. 1. 9.

送人 - 鄭知常

 

庭前一葉落(정전일엽락) 뜰앞에 잎새 하나 떨어지는데

床下百蟲悲(상하백충비) 침상 아래 온갖 벌레 슬피 우네.

忽忽不可止(홀홀불가지) 홀홀히 떠나는 발길 멈추지 않고

悠悠何所之(유유하소지) 아득히 어느 곳에 가는가.

 

片心山盡處(편심산진처) 한조각 마음은 산이 끝나는 곳

孤夢月明時(고몽월명시) 달밝은 밤 외로운 꿈 꾸겠지.

南浦春波綠(남포춘파록) 남포에 봄 물결 푸르르니

君休負後期(군휴부후기) 그대여 훗날 기약 어기지 마오.

 

庭前一葉落 床下百蟲悲

忽忽不可止 悠悠何所之

片心山盡處 孤夢月明時

南浦春波綠 君休負後期

뜰 앞에는 나뭇잎 떨어지고, 책상 밑에는 벌레 소리 슬프다.

홀홀히 걷잡을 수 없나니, 끝없이 멀리 어디로 가는가.

한 조각 마음은 산이 다한 곳이요, 외로운 꿈은 달이 밝은 때이다.

남포에 봄 물결 푸르거니, 그대는 다시 만날 기약을 어기지 말라.

 

이 시는 오언율시로 지(支)운이다. 이 시에도 요구(拗救)를 사용했는데, 수련과 경련에는 대구상구(對句相救)를, 함련 출구에는 본구자구(本句自救)를 사용했다. 수련은 이별하는 계절이 가을임을 빌어 나뭇잎이 떨어지고 벌레 소리 슬프다고 하여 자신의 슬픔을 대신하게 했다. 슬프다고 감정을 직접 표출하지 않고, 객관적 상관물에 갖다 붙였으니 감정의 절제다. 함련은 떠나는 친구를 보내는 슬픔을 직서한 대구다. 세상만사가 만나면 헤어져야 한다는 섭리에 깊이 슬퍼하고 있다. 그는 불교적 진리에도 정통했다니 불교적 섭리를 체감하고서 하는 말일 것이다. 경련은 대구를 이루게 했다. 자신의 마음과 님을 그리워할 꿈을 은유로 처리했는데, 지금의 마음은 산이 다한 곳까지 함께 가고 싶은 심정이고, 그대를 보낸 뒤에 외로이 꾸는 꿈은 밝은 달빛이 빛나는 것처럼 기다림에 젖을 것이라는 말이겠다. 미련에서는 앞의 시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남포에서 이별하니 그 정감이 강물처럼 넘친다고 하고, 헤어지는 사람에게 잊지 말고 다시 만나자고 기약하였다. 이 시에서 그는 모든 떠나는 것들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면서 다시 만날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 三韓詩龜鑑 卷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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