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바닥짐(Your ballast)
유명한 맨발의 인도 전도자 '선다 싱(Sundar Singh)'이 히말라야 산길을 걷다가 동행자를 만나서 같이 가는 도중에 눈 위에 쓰러져 있는 노인을 발견하였다.
'선다 싱'이 제안을 하였다.
“여기에 있으면 이 사람은 죽으니, 함께 업고 갑시다.”
그 말에 동행자는 이렇게 대꾸하였다.
“안타깝지만 이 사람을 데려가면 우리도 살기 힘들어요.”
동행자는 그냥 가버렸다. '선다 싱'은 하는 수 없이 노인을 등에 업고 얼마쯤 가다 길에 죽은 사람을 발견하였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먼저 떠난 동행자였다.
'선다 싱'은 죽을 힘을 다해 눈보라 속을 걷다 보니 등에서는 땀이 났다. 두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서 매서운 추위도 견뎌낼 수가 있었다.
결국 '선다 싱'과 노인은 무사히 살아 남았고, 혼자 살겠다고 떠난 사람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 '人'은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댄 형상이다. 나와 등을 맞댄 사람을 내치면 나도 넘어진다는 것이 人의 이치이다. 그렇게 서로의 등을 기대고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사람살이이다.
히말라야의 동행자는 그것을 잊고 행동하다 자신의 생명마저 잃어버린 것이다.
훗날 어떤 이가 '선다 싱'에게 물었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가 언제입니까?”
'선다 싱'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지고 가야 할 짐이 없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짐이 가벼워지기를 바라지만 그때가 위험하다는 것이 '선다 싱'의 일침이다.
먼 바다를 떠나는 선박도 항해를 시작하기 전
배의 밑바닥에 물을 가득 채운다. 배의 전복을 막기 위해 채우는 바닥짐(ballast)이다. 우리 인생 역시 마찬가지이다.
TV에서 할머니 혼자서 손자를 키우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아들 내외가 이혼을 하고 손자를 맡기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이웃 사람들은 안쓰러운 모습에 혀를 찼다.
할머니는 주위 시선에 개의치 않고 아침부터 식당 일을 하며 '저 애가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사는가?'라는 마음으로 손자를 키웠다.
손자에게 할머니가 목발이었다면 할머니에게 손자는 삶을 지탱하는 바닥짐이었다.
나와 등을 맞댄 그 사람 덕분에 내가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가 삶의 항해를 지켜 주는 바닥짐이다.
-배연국 세계일보 논설위원의 글 中에서-
●내 인생의 바닥짐은 무엇일까?
거대한 배가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물이 출렁일 때마다 배도 출렁인다.
그런데도 배 안의 짐들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고정 핀을 잘 박고 밧줄로 단단하게 묶어놨기 때문이 아니다.
물결에 따라 배가 이쪽저쪽으로 살짝살짝 기울어지다가도 곧바로 중심을 잘 잡기 때문이다.
아주 거대한 풍랑을 만나서 배가 뒤집어지지 않는 한, 배는 짐들이 한쪽으로 쏠릴 틈을 주지 않는다.
그 원인은 배의 밑바닥에 있는 바닥짐 때문이다.
바닥짐은 주로 물이나 모래 같은 것으로 꽤 무게가 나간다.
항구에 들어온 배를 보면 배 옆면에 물에 닿는 높이에 긴 선이 그어져 있다.
그 위쪽의 페인트 색깔과 아래쪽의 페인트 색깔이 다르다.
그 선까지 물에 잠겨야 한다는 표시이다.
배의 짐이 많으면 그만큼 배가 무거워지니까 이때는 바닥짐을 좀 줄인다.
반면에 짐이 적으면 배가 가벼워지니까 이때는 바닥짐을 많이 채운다.
자동차도 있고 기차도 있고 비행기도 있는데 굳이 배를 이용하는 이유는 한 번에 많은 짐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배 한 대에는 가능한 많은 짐을 실으려고 한다.
그런데 배 한 대가 실어 나를 수 있는 짐의 무게는 제한되어 있다.
더 많은 짐을 싣고 싶은데 바닥짐이 이미 차지하는 무게가 있기 때문에 배가 실을 수 있는 전체 짐의 무게에서 바닥짐 무게만큼 빼야 한다.
바닥짐을 많이 싣고 간다고 해서 어디다 팔아먹을 수도 없다.
바닥짐은 상품가치가 있는 짐이 아니다.
경제적인 득실을 따지면 바닥짐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손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바닥짐을 빼라고 하지 않는다.
바닥짐이 있어야 배가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닥짐은 단순히 배가 물에 잠기는 높낮이만 조절해주는 게 아니다.
배가 이쪽으로 쏠리면 바닥짐은 저쪽으로 몰려가서 배가 기울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어떤 물건이든지 아랫부분은 가벼운데 윗부분이 무거우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
금방 무너진다.
물건의 하중을 받치는 아랫부분이 중요하다.
건물을 지을 때도 기초공사를 하면서 땅의 기반을 다질 때가 제일 시간이 많이 간다.
일단 기반을 다지고 나면 2층 3층 올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하지만 기반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으면 건물을 올릴 수가 없다.
사상누각이 되고 말 게 뻔하기 때문이다.
배도 마찬가지다.
물 밑에 잠기는 아랫부분이 중요하다.
아래쪽은 가벼운데 물 위의 올라 있는 위쪽에 잔뜩 짐을 싣는다면 배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전복될 수밖에 없다.
배에 물건을 많이 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건을 안전하게 건네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배 아랫부분에 바닥짐을 충분히 채워야 한다.
바닥짐이 든든해야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다.
바닥짐이 잘 받쳐줘야 배가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배 타고 항해하는 것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각자 자기 자신이라는 배가 있다.
먼 길을 가야 하니까 각자 필요하고 소중한 짐들을 실을 것이다.
학력이라는 짐도 있고 재력이라는 짐도 있고 능력의 짐, 건강의 짐, 인간관계의 짐들도 있다.
그것들을 하나씩 실어놓을 것이다.
그것들은 모두 우리의 인생 항해에 필요하고 중요한 짐들이다.
눈에 보이니까 실었는지 안 실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짐을 실어야 한다.
바닥짐이다.
쓸모없이 무거운 짐으로 보이기도 할 것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어치 없는 짐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짐이다.
나를 잡아주고 넘어지지 않게 해 주는 소중한 짐이다.
내 인생의 바닥짐은 무엇일까?
가족?
신앙?
가치관?
남들은 모르겠지만 그것이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꼭 필요하고 소중한 나의 바닥짐이다.
●당신의 바닥짐(Your ballast)
바닥짐(Ballast)이란 배가 전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배 바닥에 채워 넣은 돌이나 물건을 가리킨다. 옛날에는 배에 돌을 실어 바닥짐으로 썼는데, 선박이 커지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돌 대신 탱크에 물을 채워 쓰면서 평형수라 부르기도 한다. 어떻든 배가 균형을 잃거나 동요가 일 때 안정을 취하는 균형추 구실을 하는 것이 바로 바닥짐이다. 평상시에는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점검하는 데 소홀하기 쉽지만, 위기에 처한 배가 뒤집히지 않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인생도 무겁게 느껴지는 바닥짐이 있어야 고난을 극복하고 좌절하지 않는다.
유명한 맨발의 인도 전도자 선다 싱(Sunder Singh)은 히말라야 산길을 걷다가 동행자를 만나 같이 가는 도중 눈 위에 쓰러진 노인을 발견했다. 선다 싱이 "여기에 있으면 이 사람은 죽으니 함께 업고 갑시다"라고 제안했다. 그 말에 동행자는 "안타깝지만 이 사람을 데려가면 우리도 살기 힘들어요"라고 대꾸하고는 그냥 가 버렸다. 선다 싱은 하는 수 없이 노인을 등에 업고 얼마쯤 가다가 길에 얼어 죽은 사람을 발견했다. 다름 아닌 먼저 떠난 동행자였다. 선다 싱은 죽을 힘을 다해 눈보라 속을 걷다 보니 등에서 땀이 났다. 두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서 매서운 추위도 견뎌 낼 수 있었다. 결국 선다 싱과 노인은 무사히 살아남았고, 혼자 살겠다고 떠난 사람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훗날 어떤 이가 선다 싱에게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가 언제입니까?"라고 물었다. 선다 싱은 "내가 지고 가야 할 짐이 없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짐이 가벼워지기를 바라지만 그때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는다.
인생에서도 등에 짊어진 짐이 모질고 거센 세상의 어려움에 휩쓸리지 않고 삶의 고개를 하나하나 넘게 만든다. 부부는 협력적 동반자이면서도 때로는 질병 등 여러 이유로 상대에게 짐이 되기도 하지만 존재 그 자체가 상대의 삶에 힘이 된다. 자녀를 낳아 기르고 가르치는 데 온갖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 과정에서 행복이 샘솟는다. 아들 내외의 가정 파탄으로 혼자서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는 "저 애가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까?"라는 마음으로 손자를 키운다. 할머니에게는 손자가 삶을 지탱하는 바닥짐이기 때문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가 내 삶의 항해를 지켜주는 바닥짐이 된다. 힘들어서 빨리 벗어버리고 싶은 짐처럼 느껴져도 바로 그 짐이 우리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절망에서 일어나게 하며,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는 용기가 된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많은 고난을 만나게 된다. 그 고난들은 자신이 책임지고 풀어야 할 ‘인생의 짐들’이다. 육체와 능력의 한계로 인해 해야 할 일에 대한 짐, 가족들 속에서 져야 할 짐,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를 맺으며 져야 할 짐 등 무거운 짐들이 너무 많다. 어찌 보면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여행과도 같다. 단기간 여행에도 큰 캐리어에 짐을 부치고 작은 가방을 들고 비행기를 타는데, 먼 인생길에 져야 할 짐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짐 없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사람은 크든 작든 자기에게 주어진, 자신이 지어야 할 짐을 지고 살아간다.
짐은 분명 귀찮은 존재다. 그런데도 아무런 짐도 없이 살 수는 없다. 버거운 짐이라고 여겨 무조건 다 버리면 오히려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퇴직으로 모든 짐을 벗어던지면 행복할 듯싶지만, 적절한 일을 찾지 못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 지금은 힘들고 무거운 짐이라도 기꺼이 지고 가면 결국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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