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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學♡書堂

臨洞庭上張丞相 / 孟浩然

by 권석낙 2024. 5. 20.

臨洞庭上張丞相 / 孟浩然

동정호를 바라보며 장승상에게 드리다

 

八月湖水平,涵虚混太清。

气蒸云梦泽,波撼岳阳城。

欲济无舟楫,端居耻圣明。

坐观垂钓者,徒有羡鱼情。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 팔월의 동정호 수면은 잔잔하고 넓어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하늘에 닿아 호수와 하늘을 구별할 수 없다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 솟아오르는 수증기 운몽의 습지대를 뒤덮고

波撼岳陽城(파감악양성) 철썩이는 물결은 낙양 거리를 뒤흔든다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 호수를 건너려 하나 배도 노도 없어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한가롭게 사는 것이 천자의 은덕에 대해 부끄럽기만 하다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 그저 낚시 드리운 사람을 보기만 하여도

徒有羨魚情(도유선어정) 한갓 고기 잡는 정취를 부러워할 뿐이네

 

*이는 표면적으로는 등림(登臨)을 읊어 동정호의 경치를 묘사하였지만, 실은 중의법을 사용해, 재상 장구령(張九齡)이 그를 끌어주어 벼슬길에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뒤 네 구는 건너고자 하나 배가 없고 연못에 나아가 물고기를 부러워한다고 하여 장구령의 추천을 얻기를 은유하였으니, 이는 녹(祿)을 구한 시이다.

 

*맹호연[孟浩然, 669~740, 이름은 호(浩), 자는 호연(浩然)]은 성당 때의 시인으로 부호의 집에서 태어나 소년시대부터 의리를 중히 여겨 남의 어려움을 도와주었고, 진사 시험에 낙방하여 일시 교외에 숨어살다 40세 때 비로소 서울 장안에 나가 시인으로 알려졌고, 진나라 도연명의 뒤를 잇는 사연시인으로서 그 시풍은 매맑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백이나 왕창령과도 친분이 있었고, 자연을 노래하는 데 있어서는 왕유와 쌍벽을 이루었다 한다.

 

*텍스트에 따라서는 이 시의 제목이 망동정호증장승상(望洞庭湖贈張丞相)(동정호를 바라보며 장승상에게 붙이다)으로 되어 있고, 장승상은 장구령(張九齡)으로써 작자가 벼슬을 바라 장승상에게 천거해주기를 간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의 전반은 동정호의 웅장한 전망을 묘사하였고, 후반이 서정으로 거기서 자신을 천거해 주기를 암시하고 있다.

 

전반의 묘사는 실로 웅대하여 특히 3구와 4구의 댓구는 동정호의 경치를 멋지게 묘사해 낸 것으로 유명하고, 이 시는 두보의 등악양루(登岳陽樓)와 아울러 일컬어지는 걸작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고, 웅대한 동정호의 대자연을 눈앞에 두고 배도 노도 없어 천자의 은덕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며 한거하는 작자는 고독하고 불우하다고 생각한다.

 

*

洞庭(동정) : 동정호, 호북성 일대에 있는 중국 최대의 호수

八月(팔월) : 음력 팔월 중추

涵虛(함허) : 하늘과 호수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상태, 虛는 허공

太淸(태청) : 하늘

氣蒸(기증) : 수증기가 피어오르다

雲夢澤(운몽택) : 장강 연안의 습지대 총칭

岳陽城(악양성) : 호남성 악양현의 지명

濟(제) : 여기서는 渡와 같음, 호수를 건너는 것, 여기서는 관리가 되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암시하고 있음

舟楫(주즙) : 배와 노, 여기서는 관리가 되는 재능이나 방법을 비유

端居(단거) : 한거(閑居)

聖明(성명) : 천자의 은덕

坐(좌) : 그러 멍청히

羨魚情(선어정) : 물고기를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 여기서는 관리가 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비유

***************************************

洞庭(동정) : 洞庭湖(양자강 중류에 있는 큰 호수).

張丞相 : 재상이었던 장구령을 가리킴

太淸(태청) : 하늘. 도교 용어로 玉淸, 上淸, 太淸을 三淸이라 함.

氣蒸(기증) : 수증기가 피어오름.

雲夢澤(운몽택) : 동정호 북쪽 호북성 남쪽에 있는 커다란 연못. 洞庭湖의 일부.

撼(감) : 흔들린다는 뜻.

岳陽城(악양성) : 동정호 끝에 있는 성으로, 그 서남쪽으로는 악양루가 있음.

濟(제) : 물을 건넌다는 뜻. 여기서는 정치에 참여하려는 것을 뜻함.

舟楫(주즙) : 배와 노. 즉 관직에 오르는 방법. 천하를 다스릴만한 재능.

端居(단거) : 편안한 일상을 가리킴. 평소.

聖明(성명) : 天子를 가리킴.

徒(도) : 한갓. 일부 본에는 空으로 되어 있음.

羨魚(선어) : 고기 잡는 사람을 부러워 함(벼슬을 하고 싶은 심정을 표현).

 

* 감상; 맹호연이 8월 동정호의 웅장한 모습을 바라보고 읊었다. 장 승상을 어부에 비유해, 자신도 등용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내용이다.

 

* 제목 <臨洞庭>이 일부 본에서는 <望洞庭湖贈張丞相>으로 되어 있으며, 張丞相은 張九齡을 가리킴.

 

*********************

漢詩 한 수, 완곡한 청탁

 

팔월 호수 물이 언덕까지 넘실대고,

허공을 머금은 채 하늘과 섞여 있네요.

수증기는 호면 위로 피어오르고,

물결은 악양성을 뒤흔들 듯.

건너려 해도 배와 노가 없으니,

한가로운 내 삶이 임금님께 부끄럽다오.

앉아서 낚시꾼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일어나는 물고기 욕심.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 波奸岳陽城(파간악양성)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 空有羨魚情(공유선어정)

 

― ‘동정호를 바라보며 장승상께 올리다(望洞庭湖贈張丞相)’·맹호연(孟浩然·689∼740)

 

◦ 역주1> 望洞庭湖贈張丞相(망동정호증장승상) :

장승상(張丞相)은 장구령(張九齡)을 가리킨다.

≪新唐書(신당서)≫ 〈宰相表(재상표)〉에 “개원(開元) 21년(733) 복상(服喪) 중인

장구령을 기용하여

중서시랑(中書侍郞) 동중서문하평장사(同中書門下平章事)로 삼았다.”고 하였다.

이 시의 제목은 ≪四部叢刊(사부총관)≫本에는

‘臨洞庭(임동정)’으로 되어 있고,

≪全唐詩(전당시)≫에는 ‘望洞庭湖贈張丞相(망동정호증장승상)’으로 되어 있다.

 

◦ 역주2>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 맑고 파란 하늘과 호수가 서로 맞닿아

혼연일체가 되었다는 뜻이다. 태청(太淸)은 하늘이다.

 

◦ 역주3> 雲夢澤(운몽택) : 옛날 초(楚)나라의 못 이름이다.

운몽(雲夢)은 본래 두 개의 못으로 동정호의 북안(北岸)에 있는데,

지금의 호남(湖南)과 호북(湖北) 두 성(省)에 걸쳐 있다.

강북(江北)에 있는 것이 운택(雲澤)이고 강남(江南)에 있는 것이

몽택(夢澤)인데 합쳐서 운몽택이라 부른다. 면적은 약 8, 9백 리인데,

지금은 대부분 토사(土砂)가 침적(沈積)하여 육지가 되었다.

여기서 운몽택(雲夢澤)은 동정호를 가리킨다.

 

◦ 역주4> 岳陽城(악양성) : 지금의 호남성(湖南省) 악양시(岳陽市)인데

동정호의 동안(東岸)에 있다.

 

◦ 역주5>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 단거(端居)는 평상시에 거처함을 말한다.

성명(聖明)은 명철(明哲)한 임금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성명한 임금 밑에서 벼슬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무능한 탓이니 부끄럽다는 뜻이다.

 

◦ 역주6>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 空有羨魚情(공유선어정) :

자신이 출사(出仕)를 희망하고 있음을 비유한 말로,

장구령이 자신을 이끌어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淮南子(회남자)≫ 〈說林訓(설림훈)〉에 “강물을 보며 고기를 부러워하느니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것이 낫다.

[臨河而羨魚 不如歸家織網]”고 한 것을 이 시에서 변용시킨 것이다.

‘垂釣者(수조자)’는 장구령처럼 이미 벼슬을 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시인 자신도 장구령처럼 벼슬을 하여 功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이 구절에 담았다. 空이 ‘徒(도)’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호수 언덕과 수평을 이룰 정도로 물이 불어난 8월의 동정호. 물과 하늘이 맞닿은 채 광활한 천지를 이룬다. 수면 위로 증기가 자욱하고 물결은 호반에 인접한 성곽을 뒤흔들듯 넘실댄다. 이 넓고 활기찬 세상으로 대차게 달려나가고 싶지만 아쉽게도 배도 노도 없는 시인. 재능과 포부를 펼치지 못한 채 한가로이 숨어 지낸다는 게 영 마뜩잖다. 낚시질에 전념하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부질없이 물고기를 탐내고만 있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시는 무심한 듯 동정호의 장대한 풍광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시인은 활기차게 돌아가는 세상, 이 태평성대의 대열에 동참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숨기지 못한다.

 

나이나 지위에서는 시인이 승상 장구령(張九齡)에게 못 미치지만 둘은 이미 시로써 친밀하게 교유해온 사이. 시인이 대놓고 청탁하기는 거북살스러웠을 테지만 시를 지어 권력자에게 스스로를 천거하는 건 당 사대부 사회에서는 관행처럼 통용되었다. 이를 간알시(干謁詩)라 했다. ‘자신만은 청탁을 부끄러이 여긴다’라 했던 두보도 여러 차례 고위층에게 간알시를 올렸다. ‘늙은 천리마는 천 리 내달릴 생각만 하고, 굶주린 매는 한 번 불러주기만을 기다리지요. 그대가 조금만 마음 써 주신다면, 초야의 이 사람에겐 충분히 위로가 되지요.’(‘좌승 위제(韋濟)에게 드린다’) 조바심이 컸던 만큼 자존심마저 팽개치게 만든 게 간알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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