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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감상

그대

by 권석낙 2019. 1. 27.


그대 / 이태원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 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 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혼자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몫에 그대를 다 품을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알아내고도 
      코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소절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 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 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 오는길 
      그대와 나는 내리 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두어야 합니다 **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마음 영원토록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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