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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筆♡揮之

서법

by 권석낙 2019. 1. 26.

이삼만(1770~1847)은 모필(毛筆)과 함께

남들이 쉽게 시도하지 않은 갈필(葛筆, 칡뿌리), 죽필(竹筆),

앵우필(鶯羽筆, 꾀꼬리깃털)과 같은

특이한 도구나 옷감을 가지고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것은 주목되는 도구와 재료의 확장인데

이는 창암 글씨가

소탕(疏宕 · 탁 트이고 거칠음),

수경(瘦勁 · 마르고 굳셈)한 맛을 내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영(永)'자에 담긴 글씨 쓰는 8가지법[永字八法]과 창암 이삼만의 기본획>

이삼만, 1831년(62세), 종이에 먹, 25.4×19.7㎝, <서법책(書法冊)>, 개인 소장

      

창암은 후진들에게 언제나 겸허한 지세를 갖도록 했다.

물 흐르듯 써내려 가는 그의 글씨는 유수체(流水體)라는 독특한 필체를 낳았다.

영자팔법(永字八法)을 신팔창립(神八創立)의 것이라고 그의 서법을 설명했다.

여덟 가지의 운필법(運筆法)=영자팔법(永字八法)은

①측(側)=점(點) ②늑(勒)=가로획() ③노(努)=세로획(竪) ④적()=갈고리(⑤책(策)=오른삐침(仰橫)

⑥약(掠)=길게 왼쪽으로 삐친 획 ⑦탁(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짧게 삐친 획(短撇) ⑧책(珊)=파임(  

 

 

이삼만의 <書法>은 서예의 기본인 ‘一’자의 마제잠두(馬蹄蠶頭)를 설명한 서첩이다.

 

1. 一如千里陣雲 : 一자는 천리에 진(陣)을 치고 있는 구름형상으로 쓴다.

2. 馬蹄 : 一자의 시작부분 획의 모양은 말발굽 같아야 한다.

3. 上陽先降 : 위쪽의 뾰족한 부분에 붓을 대어 먼저 내려 긋는다.

4. 下陰仰升 : 아래쪽 들어간 부분에서는 내려 그었던 필봉(筆鋒)을 위를 향해 들어올린다.

5. 中心爲骨成駘 : 획의 중심이 뼈대가 되어 태반(駘盤)을 이룬다.

6. 正鋒遲攝而過 : 바르게 필봉을 세워 천천히 매끄럽지 않게 나간다.

7. 至半滿回作動氣 : 획의 중간에 이르러서는 필봉을 뒤집어 돌려 움직이는 기운이 일어나게 한다.

8. 過半用力擠右 : 획의 절반을 지나서는 힘을 주어 오른쪽으로 민다.

9. 至限滿暫屈曲利蠶頭 : 획이 끝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잠시 필봉을 굽히고 꺾어 누에머리모양을 만드는데 이롭게 한다.

10. 陽復降 : 획의 끝부분 위쪽에서 다시 필봉을 내려 긋는다.

11. 陰復承合面止 : 획의 끝부분 아래쪽에서 다시 필봉을 이어 운필을 그친다.

12. 蠶頭 : 一자의 끝부분 획의 모양은 누에머리 같아야 한다.

 

   

■<창암서적방우전(蒼巖書跡倣禹篆)>, 1845(76세), 종이에 묵서, 27.7×12.8㎝

 

 倣禹篆及瘱鶴筆意: 幽深無際, 古雅有餘

<禹篆 및 瘱鶴銘 필의의 모방> 그윽이 깊어 막힘이 없고 고아함이 여유롭네

 

 

倣漢魏古法: 書肇於自然, 陰陽生焉, 形勢氣載筆, 惟軟礙奇怪生焉, 得峻疾遲澁二妙, 書法盡矣.

<漢魏古法의 모방> 글씨는 자연에서 비롯되었으니, 음과 양이 생겨나고

형세의 기가 붓에 실려 부드러움, 거침, 기이함, 괴상함이 나타난다네.

험준하면서 거침없고, 느리면서 빡빡한 두 가지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면 서법은 끝난다네.

 

倣晉人筆意: 晉人用筆, 皆外圓而內方, 簡遠淡雅, 逸韻自適也.

<晉人 필의의 모방> 진인의 용필은 모두 밖은 둥글고 안은 네모져서,

대속 같은 담박한 우아함이 빼어난 운치로 저절로 드러난다네.

  

倣唐人筆意: 歐陽詢, 淸勁秀健, 於唐爲最, 故顔柳皆承此套.

<唐人 필의의 모방> 구양순은 맑고 굳세며 빼어나고 건실함이 당의 서가들 가운데 으뜸으로

안진경과 유공권이 모두 이를 계승했네.

 

 

倣金生書: 我東金生與右軍, 竝驅中原, 如龍吟虎吼, 力敵萬夫, 盖筆法,

 先揭手腕, 使不接於紙面, 然後執筆, 切不可堅, 只以精力有透背之氣..

<김생서의 모방> 우리나라 김생은 왕희지와 같이, 마치 용과 호랑이가 포효하듯,

중국에서도 쌍벽을 이룰 정도로 뛰어나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만나려 했다네. 

필법이란 대체로 손과 팔을 들되 붓을 든 연후에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절대 붓을 꽉 움켜잡아서는 안되며, 정력으로써 먹물의 기세가 종이 뒷면까지 배어들도록 한다네.

 

夫書法必先虛腕而疎管 堅握乃以透背爲意(부서법필선허완이소관 견악내이투배위의)

글씨를 쓰는 법은 먼저 팔에서 뻣뻣한 힘을 빼고 붓대에 기운을 통하게 하는 것이다.

손의 힘을 굳건히 길러 붓으로 종이의 뒷면에까지 꿰뚫는 것을 서도의 뜻으로 삼는다.

 

 

方能造藝, 旣得楷法, 則當知行誼, 故不可潦率, 只將飜覆,

여러 가지 조예에 능하여 이미 해서법을 얻었다면 또한 당연히 행서법도 알게 될 것이네.

그러므로 필법의 폐습을 고치지 않으면 장차 다시 번복하게 되리니.

 

而草法亦出於行, 故每以嚴重爲體, 不至胡也.

若奔走揮擲, 則篤諸夫宜. 

초서 역시 행서법으로부터 나오니 매양 엄중하게 하여 마음대로 되면 어지럽지 않게 될 것이네.

혹여 붓을 빠르게 휘두른다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따름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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