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山里의 겨울 (52×97㎝)
玉屛 /
취선
마을 하늘은 물이런 듯 맑고 달빛도 푸르구나
지다 남은 잎에 서리가 쌓일
때
긴 ((註))렴 드리우고 혼자서 잠을 자려니
병풍의 원앙새가 부러웁네
洞天如水月蒼蒼 /
樹葉蕭蕭夜有霜
十二擴簾人獨宿 / 玉屛還羨繡鴛鴦
취선(翠仙) : 호는 설죽(雪竹) 김철손(金哲孫)의
소실.
(註) 십이상렴(十二擴簾)―긴 발을 뜻함
魯家村 (57×88㎝)
離別 / 일지홍
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
이제 가면
언제나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
임 보내려는 때 술도 떨어지고
꽃 지고 새가 슬피 우는구나
駐馬仙樓下 / 慇懃問後期
離筵樽酒盡 /
花落鳥啼時
일지홍(一枝紅) : 성천(成川)의 기생.
(註) 선루(仙樓)―신선이 산다는
다락.
大埠古刹 (47×69㎝)
묏버들 가려 꺾어 /
홍랑
묏버들 갈해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대
자시난 窓밧긔 심거두고 보쇼셔
밤비예
새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셔
홍랑(洪娘) : 생몰년 미상. 조선 중기 때의 명기
台霞里 雪景 (53×97㎝)
청산은 내 뜻이오 /
황진이
靑山은 내뜻이오 綠水난 님의 정情이
綠水 흘너간들 靑山이야
변(變)할손가
綠水도 靑山을 못니저 우러예여 가난고
황진이(黃眞伊) : 생몰 미상. 조선 중종 때의 명기.
개성 출신.
大興寺 (48×70㎝)
黃昏 / 죽향
실버들 천만 가지 문 앞에 휘늘어져서
구름인
듯 인가를 볼 길 없더니
문득 목동이 피리불며 지나간다
강 위에 보슬비요 날도 저물어 가누나
千絲萬縷柳垂門 /
綠暗如雲不見村
忽有牧童吹笛過 / 一江烟雨自黃昏
죽향(竹香) : 호는 낭각(琅珏). 평양
기생.
(註) 연우(烟雨) : 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내리는 비
頭甸村 막다른 골목길 (57×88㎝)
秋月夜 / 추향(秋香)
노를 저어 맑은 강 어귀에
이르니
인적에 해오라기 잠 깨어 날고
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빛은 붉고
흰 모래엔 달이 둥글다
移棹淸江到 /
驚人宿驚飜
山紅秋有色 / 沙白月無痕
추향(秋香) : 조선시대 밀양 기생
白沙村 (57×88㎝)
半月 /
황진이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 /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
愁擲碧空虛
寺谷 會鶴里 (47×69㎝)
秋雨 / 혜정
금강산 늦가을 내리는 비에
나뭇잎은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
십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이 신세
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
九月金剛蕭瑟雨 / 雨中無葉不鳴秋
十年獨下無聲淚 / 淚濕袈衣空自愁
혜정(慧定)
: 여승(女僧).
(註) 가의(袈衣) : 승려가 입는 옷. 가삼.
三成里 江邊 (53×97㎝)
어이 얼어 자리 / 한우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로 얼어 잘이
鴛鴦枕 翡翠衾을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맛자신이 녹아 잘까하노라
한우(寒雨) : 조선 선조 때 임제(林悌)와 가까이
지내던 평양 기생.
西雙版納湖畔 (47×68㎝)長霖
열흘이나 이 장마가 / 취연
열흘이나 이 장마 왜 안 개일까
고향을 오가는 꿈 끝이
없구나
고향은 눈 앞에 있으나 길은 먼 千里
근심 어려 난간에 기대 헤아려보노라
十日長霖若未晴 /
鄕愁蠟蠟夢魂驚
中山在眼如千里 / 堞然危欄默數程
취연(翠蓮) : 자는 일타홍(一朶紅).
기생
(註) 장림(長霖) : 긴 장마
중산(中山) : 지명. 사랑하는 임이 있는 곳, 또한 고향
水海子村 (47×68㎝)晩春
꽃이 지는 봄은 / 죽서
꽃이 지는 봄은 첫 가을과 같네
밤이 되니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
한 많은 몸은 기러기만도 못한 신세
해마다 임이 계신 곳에 가지 못하고 있네
落花天氣似新秋 /
夜靜銀河淡欲流
却恨此身不如雁 / 年年未得到原州
죽서(竹西). 철종 때 사람. 서기보(徐箕輔)의
소실
安東 李陸史마을 (45.5×68㎝)
履霜曲 / 작자 미상
비가 내리다가 개고 눈이 많이 내린
날에
서리어 있는 수풀의 좁디좁은 굽어돈 길에
다롱디우셔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
잠을 빼앗아간 내 임을 생각하니
그러한
무서운 길에 자러 오겠는가?
때때로 벼락이 쳐서 無間地獄에 떨어져
고대 죽어버릴 내 몸이
내 임을 두고서 다른 임을
따르겠는가?
이렇게 하고자 저렇게 하고자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는 期約입니까?
맙소서 임이시여 임과 한 곳에 가고자
하는 기약뿐입니다.
月影의 農家 (97×148㎝)
河橋 / 연희(蓮喜)
은하수 다리에서 견우직녀 이
날 저녁에 만나
옥동에서 다시 슬프게 헤어지네
이 세상에 이 날이 없었더라면
백년을 즐겁게 살아가리
河橋牛女重逢夕
/ 玉洞郞娘恨別時
若使人間無此日 / 百年相對不相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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