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무(僧舞) ♪
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臺에 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듯 두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煩惱는 별빛이라
휘여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合掌인 양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三更인데
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조지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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