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相 對 細 論 心 | 一 尊 榮 辱 外 |
하늘의 태양은 아침 저녁으로 변화 있지만 저 靑山(청산)은 예나 지금 변함이 없어라 이 世上(세상), 榮辱(영욕) 밖의 한 동이 술로 그대와 마주앉아 속내나 털어 볼까
※ "尊"은 여기서 "준"으로 읽는다. 까닭은 "높이다"의 뜻이 아닌, "술 잔, 따르다"의 뜻을 지니기 때문이 다. 간혹 "樽[술통 준]"으로 표기되 어 있는 곳도 있는데, 이는 틀린 표 기이다. [芝 山 房 譯]
| 靑 山 無 古 今 | 白 日 有 朝 暮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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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 山 房 생 각]
태양은 그 빛이 아침 저녁으로 다르다. 아침이면 눈부시게 찬란한 빛으로 떠오르다가 저녁이면 그저 한 점 붉 은 빛으로 사방을 물들이고는 결국 사라져 버린다. 마치 人間世上(인간 세상)에서의 榮辱(영욕)이 반복되는 것과도 같다. 그렇지만 저 靑山(청산)은 古今(고금)을 두고 늘 그 자리, 그 모습으로 지 키고 있지 않은가! "貴易交[자신이 귀하게 되면 사귀던 벗을 바꾸어 버림]" 하는 더럽고 추 잡한 世情(세정)을 뛰어넘어 늘 그 자리에 우뚝한 靑山(청산)과도 같은 변함 없는 벗과의 사귐을 읊은 詩人(시인)의 고귀한 기품이 靑山(청산) 처럼 짓푸르고 늠름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詩(시)를 쓴 [崔林(최림)]이라는 인물에 대해 그 어디에도 전혀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이 詩(시)를 지어 자신의 벗에게 보낸 사실만 남아 있는데, 그의 벗 은 바로 당대에 文名(문명)을 떨치던 閔思平[민사평 : 1295(충렬왕 21) ~ 1359(공민왕 8). 본관은 驪興(여흥)]이라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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