隱者의 벗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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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松]"는 한국 사람 누구나 아끼고 좋아하는 나무이다. 솨아~ 하고 불어 오는 "솔바람 소리[松籟]"는 맑고 맑은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맑은 바람 소리를 듣다 보면 그 누구라도 塵世(진세 : 티끌 세상]를 벗어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들어가 숨어 살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陶淵明(도연명)은 이 소나무를 쓸어 안으며 知音[지음 : 벗]으로 여겼던가 보다.
옛날부터 소나무를 가까이 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세상을 달관하고, 초월적이며 隱者(은자)와 같은 삶을 누렸다. 丘長春(구장춘)이라는 全眞敎(전진교) 도사는 그의 『磻溪集(반계집)』에서 이 소나무를 隱者(은자)와 삶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 표현해 놓았다.
오래 묵은 소나무는 그저 단순한 일반 나무가 아니라, 깊은 외로움 속에서 서로 위로하고 의지처가 되는, 숨어 사는 이들의 동반자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찾는 이 없는 산중에 헛된 세월을 잊고 잠들 수 있었던 것은 이 소나무가 바로 곁에 있어서일 것이다.
芝山(지산)을 한번 자세히 둘러 봐야겠다. 어디 참 잘생긴 소나무 한 그루 있으면 芝山房(지산방)을 그리로 옮기던가, 아니면 작은 나의 山房(산방) 뜰로 모시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