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筆♡揮之

宕[방종]

권석낙 2019. 9. 21. 21:11

 

 

[방 종]

 



 

 

 

 

歡 莫 當 儂 髻   衣 沾 冬 柏 油

歡 莫 近 儂 脣   紅 脂 軟 欲 流

 

내 머리에 손 대지 말아욧

                                       동백 기름 옷에 묻는단 말예욧

                                       내 입술에 입 들이대지 말아욧

                                       붉은 연지 녹아

                                       흘러내린단 말예욧

 

[ 芝 山 房 譯 ]

 



[신 윤 복 미인도 ]

 

[ 芝 山 房  해 설 ]

 

아따, 톡 쏘기는……!

손끝 하나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네.

 

이 詩(시)를 쓴 이는 정조 임금 당시 필화 사건을 일으킨 文無子(문무자) 李鈺(이옥 : 1760 ~ 1813)이다.

성균관 유생으로 있던 1702년, 당시 중국에서 널리 유행하던 소설체 문투를 쓰다가 결국 벼슬길이 막혀 버리고 말았다. 글이 방자하다는 것일 터이다.

하여 그는 평생 지지리도 가난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성격은 매우 활달했는지 천하에 구김이 없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였다.

이 시의 내용은 작자의 경험인지는 모르나 매우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작자의 경험이라면 그는 매우 구질구질하게 妓女(기녀)를 다룬 듯 싶다.

아니면 몹시 성질 있는 기녀를 만났거나!

어떤 맹~ 한 인물은 "至高至純(지고지순)의 사랑" 타령을 늘어 놓을지 모르나, 아주 고리타분하여 싫다. 이런 장타령 늘어 놓는 사람 치고 연애다운 연애를 하는 꼴을 보지 못했다.

 

이 시 속에 등장하는 기녀는 아주 당당하다.

남정네와 동등한 위치에서 사랑을 교류하겠다는 단단한 의지가 깃들어 있다.

째째하고 시시한 남정네는 말도 못 갖다 붙일 것이다.

芝山房은 그저 다소곳한  여성보다 이런 여성이 더 매력 있다.

이런 여성 어디 없소?